사라져 가는 언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의 심각성은 두 가지 측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첫 번째는 데이비드 크리스털이 지은 『언어의 죽음』 이란 책이다. 두 번째는 애플 공식홈페이지에 소개된 “앱(Apps) 하나 하나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의 동영상이다. 많은 부분이 소개되었지만, 노스웨스트준주, 이누빅의 인터뷰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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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빅이 전하는 메시지.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 |
이처럼 기술의 진보는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고 환경 역시 바꿔 놓았다. 더 이상 공중전화를 찾을 필요가 없고 물건을 직접 구매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언어환경도 마찬가지다. 피진어(pidgin)와 크리올(Creole)이 해당된다. 피진어(pidgin)는 다른 언어환경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소통에서 생겨난 언어이고 크리올(Creole)은 피진어(pidgin)가 모국어가 된 언어를 말한다.
언어의 생명은 언어를 사용하는 화자의 생명과 같다. 더 이상 해당언어를 사용하는 화자가 없다면 언어는 죽음을 맞는다. 상대적으로 현대문명의 영향이 덜 끼친 국가들이 해당된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은 사용하는 화자가 많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추세라면, 먼 미래에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는 인류가 상상된다. 만약 영어로 통일되면 “더 이상 영어공부 안 해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학원비도 줄어 유흥비로 쓸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 인류를 생각하니, 다양한 언어를 바탕으로 한 문화의 공존은 사라진다. 다시 큰 고심에 빠졌다.
왜 방치할 수밖에 없었는가?
사라져가는 언어에 관한 통계적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본격적인 연구가 1990년대 이후에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사용되는 언어가 대략 6,800개 내외로 추정치를 내놓고 있을 뿐이다. 이 역시도 부족한 연구로 인해 확실한 자료라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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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언어지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를 쉽게 알 수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
연구에 필요한 예산도 부족하다. 돈이 되는 학문과 안 되는 학문의 이분법적인 생각이 낳은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지역은 문명적으로 많이 낙후되어 비용이 많이 든다. 하루 이틀 사이에 연구를 마칠 수 없으니 말이다. 결국 돈이 가장 큰 문제다.
문화를 퇴보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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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언어든 사라진다는 것은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직까지 연구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기록되지 않은, 위기에 처하거나 죽어 가는 언어들을 문법, 사전 및 구전 문학의 기록을 포함하는 문서 형태로 기술하기 위한 언어학 기구들의 연구 활동을 장려하고 또 가능하다면 후원함으로써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응하는 것은 유네스코에게 대단히 시급한 과제이다.
1992년, 캐나다의 퀘벡주에서 개최된 국제 언어학 회의의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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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죽음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의 퇴보를 가져온다. 예를 들면, 고전문학 작품은 그 시대 사람들과 소통을 가능케 하고 문화를 간접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다양한 문화를 대변해주는 언어가 없다면 이는 불가능 할 것이다. 만약 언어를 보존하지 않고 사라지게 둔다면, 비극의 시초로 여겨지는 「오이디푸스왕」, 르네상스시대를 대표하는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과 같은 작품을 접할 수 있었겠는가?
다양성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와 다름 없다. 언어는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정신과 문화를 대변해 준다. 따라서 언어 속에 녹아있는 문화와 정신을 다른 언어가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만약 고은 시인의 작품,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다른 언어로 번역한다면 어떻겠는가? 한국어만이 갖고 있는 어휘표현과 방언을 생각하면 100% 번역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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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의 이글루. 에스키모는 눈과 관련된 어휘가 풍부하다. [출처: 위키피디아] |
한국어의 다양한 색채어표현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한국어의 경우 빨간색은 시뻘건, 새빨간 등으로 어휘가 확장된다. ‘새빨간 거짓말’, ‘하얀 거짓말’처럼 관용적인 표현도 있다. 다른 언어가 한국어의 다양한 색채어를 번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어로 보면 시뻘건이나 새빨간이나 모두 Red일 뿐이다.
풍부한 어휘는 문학작품을 빛나게 해준다. 영화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소리 없이 언어가 사라진다면 인류는 문화의 다양성을 잃고 획일화 될 것이다.
해결방안은 없나?
언어도 동물세계처럼 적자생존의 원리가 적용된다. 사용하는 사람의 수에 운명이 결정된다. 하지만 단순하게 수의 싸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언어는 모두 평등하고 타 언어에 대한 우월성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방법은 사라져가는 언어에 대한 활발한 연구다. 죽음을 앞 둔 언어를 살릴 수 없으니, 연구를 통해 반드시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 많은 연구비용은 다양한 단체들이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언어학자들의 관심이 가장 우선시 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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