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3퍼센트 이하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2~3퍼센트, 유럽과 일본은 1퍼센트 미만이다. 이에 비해 남반구의 인도는 5~6퍼센트, 인도네시아는 약 6퍼센트, 중국이 약 7퍼센트, 나이지리아가 약 8퍼센트에 이른다. 이 숫자들은 경영 멘토 램 차란이 말하는 ‘글로벌 틸트’로, 세계 경제 권력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교체되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0년 11월 24일 늦은 시각에 나는 두바이에 도착했다. 인도의 제1위 통신 회사 바르티 에어텔을 위한 기업 미팅에서 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열두 시간 전 뉴욕에서 출발했는데, 그 이전 사흘 동안은 미국 동부 연안 기업들과의 약속으로 바빴다. 하지만 출발하기 바로 전주에 들었던 몇 가지 문제와 질문들이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CEO들은 물론 고위 관리자와 중간 관리자들도 모두 유럽의 경제 붕괴로 인한 여파가 그들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 침체는 얼마나 심각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세계 경제의 둔화와 전 지구적 경쟁, 급속한 변화라는 맞바람에 강타당한 기분이었다.
호텔에 도착한 나는 옷을 갈아입은 후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장으로 통하는 로비에는 160명의 바르티 고위 관리자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들 중 46명은 아프리카 사람들이었는데, 바르티가 아프리카 15개국 통신사업체 집단인 자인Zain을 인수한 후 새로 편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바르티가 바로 전해에 사업을 확대한 곳인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의 경영진과 더불어 이제 바르티 에어텔 경영진의 일부가 됐다. 많은 사람이 일반적인 서구식 비즈니스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일부는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고, 모두가 영어로 말했다. 대부분 30대로 보였지만, 이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 집단과 불과 몇 시간 전에 내가 만났던 지도자들-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바다 건너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사이의 분명한 차이를 설명해주는 것은 여기 있는 이 집단의 젊음만은 아니었다. 분위기는 들뜨고 활기차며 낙관적이었다. 가입자 수 기준으로 이미 세계 5위의 통신사업자가 된 바르티는 계속 전진하고 있었고, 그 지도자들도 이 점을 알고 있었다. 무에서 시작한 바르티는 15년 만에 수십억 달러짜리 기업으로 성장해 통신 산업의 세계적 주도자가 됐다. 이 회사가 가까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그러나 이 놀랄 만한 성장과 그 창업자 수닐 미탈Sunil Mittal의 기업가적 열정이 북반구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순간 명백한 진실이 나에게 확실해졌다. 즉 세계의 축이 이미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 경제적 중심이 전통적으로 선진국이라 불리던 북반구 서방국가들로부터 아프리카의 일부까지 포함한 중동의 국가들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같은 빠르게 발전하는 국가들로 이동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에는 기술과 경영 노하우, 자본이 서방에서 동방으로, 미국과 서유럽에서 일본과 한국, 아시아의 호랑이들로 이전되었다는 것이 표준적인 관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흐름은 일반적으로 북에서 남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리적인 면에서 그 분할선은 북위 31도 선이다. 이 분할이 정밀한 것은 아니지만-예를 들면 한국과 일본은 그 경제와 사업 관행 면에서 본질적으로 북반구 국가에 속한다-축의 이동을 보는 간단한 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가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고 있고,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남반구 기업들은 크든 작든 맹렬한 기업가적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두 자릿수의 수익 성장을 누리고 있고, 자기들 국가에 일자리와 번영을 가져오고 있다. 이들은 규모를 키우고 모든 전선에서 북반구 기업들에 도전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거대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면, 예전의 거대 기업들-이들 중 일부는 수십 년 동안 자신들 분야의 산업을 지배해왔다-은 낮거나 중간 정도의 한 자릿수 성장을 간신히 이어나가고 있다. 남반구는 변화를 추동하고 있고, 북반구는 이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세계 경제 축의 대이동램 차란 저/김현구 역 | 21세기북스
‘글로벌 틸트’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경제 권력의 교체이다. 세계 곳곳에서 직업, 부, 시장 잠재력이 이동하고 있다. 이제 미국인이나 유럽인은 경제적으로 우월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 싱가포르, 인도, 브라질 등 현재 급부상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미 성장에 필요한 자본력과 전문지식을 갖추었다. 그들은 다시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기회를 움켜잡은 채 기업가적 열정을 발휘해 경제 규모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램 차란은 경제 권력이 교체된 시대를 맞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새로운 지침을 선사한다.
세계 경제 권력의 중심이 이동하다
이제부터는 북위 31도 아래를 주목하라
2013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3퍼센트 이하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2~3퍼센트, 유럽과 일본은 1퍼센트 미만이다. 이에 비해 남반구의 인도는 5~6퍼센트, 인도네시아는 약 6퍼센트, 중국이 약..
「빛의 호위」가 긴 이야기로 돌아왔다. 도처에서 폭력이 일어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사소한 호의와 연대를 조해진 식으로 따스하게 그려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현실을 대면하게 하고,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 작가가 찾아낸 고귀한 사랑의 파장을 느껴본다.
〈밀라논나〉 장명숙의 신작 에세이. 기획자 이경신과 함께 사유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담았다. 잘 늙는 법부터 사랑하는 법까지. 현실의 주제를 토대로 나눈 둘의 이야기는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전하며, 각자가 꿈꾸는 모양의 인생을 그려가는 이들을 응원 한다.
박정재 교수의 한반도 빅히스토리. 기후학, 고유전학, 고고학, 언어학을 통섭해 한국인 형성사를 추적했으며, 주기적인 기후 변화가 '한민족'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사피엔스의 이동부터 2100년 한반도 예측까지,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담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