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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불을 밝혀, 반짝 -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따뜻한 마음을 갖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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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오고는 느끼기 어려웠던 거창하게 말하면 연대의식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있었으며 인연의 소중함,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배려심 등 책 속에는 우리들이 한 때 겪었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요즘 서늘한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 입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밤삼킨별은 ‘행복한 동행, 재능나눔’으로 인터뷰도 방송되고 캐논에서 사진 강연도 하고 홍대 카페도 하면서 온갖 아기자기한 소품뿐 아니라 부엉이 중독자로 부엉이와 관련된 소품들을 모으기로 유명한 감수성 충만한 작가이다. 사실 난 유치원을 졸업하면서 인형 선물은 사절 이였고(왠지 인형에서는 세탁을 해도 먼지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성인이 된 후로는 장식용 소품들은 청소하기 어렵게 만드는 물건들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쓰는 표현들 중 “꺄~”, “귀여워~”, “갖고 싶어” 이런 류의 문장들은 드물고 드물다. 물론 책 역시 사랑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을 처음 펼치면서도 떨떠름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제목 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해서나 사람에 대해서나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둔한 일인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쯤, 막내 외삼촌이 장가가기 전 우리 집에 함께 살았다. 훤칠한 키에 내 눈에는 잘생겨 보였던지 난 외삼촌을 곧 잘 따랐고 하교 후 외삼촌 방에 가서 이것저것 뒤지는 것이 취미였다. 그 때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LP로 처음 듣고 감탄했고, 왠지 심장이 타는 듯한 정의감에 불타 다섯 살 어린 동생의 받아쓰기 문제로 아침이슬의 가사를 출제했다. 또 외삼촌 방 재떨이에 버려진 담배 꽁초를 주워 난생 처음 담배를 피워보았으며 호기심에 담배로 모기장에 구멍을 냈다가 걸릴 까 무서워 온갖 알리바이를 만들었었다. (결국 걸렸지만) 어린 시절 삼촌 방에 얽힌 나의 추억이다. 밤삼킨별의 책을 읽으며 잊혀진 줄로만 알았던 공간에 대한 온갖 추억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열두 살 봄, 처음 생긴 나만의 방을 갖게 된 소녀. 열두 살 소녀에게 나만의 방이란, 혼자 몰래 펑펑 울어도 되는, 옷을 갈아 입으며 괜한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되는, 남자아이에게 받은 연애편지도 혼자 오래오래 되뇌어 읽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이 책은 델몬트 쥬스병(육중한 유리병, 기억나시나요?)에 꽃을 꽂아 두었던 열두 살 여자아이의 방에 대한 추억을 시작으로 비행기에서 일제히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며 혼자 먹는 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이야기, 출장 길에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순간 느끼게 된 해방감, 또 첫 회사 입사지원서에 썼던 마지막 줄이 마켓 밤삼킨별로 탄생한 사연과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 까지 그녀의 삶이 통째로 담겨있다.

시집가던 스물여섯 살 밤에 만난 수리부엉이를 잊을 수 없어 한 순간에 부엉이란 존재가 각별해졌고, 밤삼킨별은 매년 결혼기념일이면 부엉이 관련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작가도 부엉이가 좋아져버린 이후 알게 된 사실이라지만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며, 부엉이 부부는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사랑을 한다고 한다. 갑자기 부엉이 인형이 갖고 싶다. 인형, 소품에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 외면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정도의 공감을 느꼈다는 것만으로 내 감성은 좀 더 러블리해 진 것 같다. 사회에 나오고는 느끼기 어려웠던 거창하게 말하면 연대의식 같은(?) 것도 떠올릴 수 있었으며 인연의 소중함,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배려심 등 책 속에는 우리들이 한 때 겪었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요즘 서늘한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 입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갖기 위해 불을 켜는 건 스스로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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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김효정 저 | 허밍버드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은 전 세계를 다니며 「포토 다이어리」 시리즈를 낸 여행 사진 작가이자 따뜻한 손글씨로 감성을 나누는 캘리그라퍼 김효정이 너무 바쁘고 너무 무리하고 너무 열심인 모든 여성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소통의 통로이다. 남자아이에게서 받은 편지를 들키지 않고 오래오래 읽을 수 있고, 혼자 펑펑 울고 싶어 문고리를 잠글 수 있는 열두 살 여자아이가 갖고 싶은 방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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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밤삼킨별 김효정> 저12,420원(10% + 5%)

나를 위로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공간에 쌓인 기록들 어릴 때부터 자기 방을 가져본 적 없는 여자가 있다. 항상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던 여자는 ‘언젠가 내 공간이 생긴다면’이라는 상자를 만들어 채워간다. 회사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시부모와 함께 살지만 여전히 책상 하나 따로 없다. 온전히 혼자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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