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날 정도로 가파른 절벽이 그 아래의 짙은 초록색 호수에 비친다. 산지의 우거진 초원에서는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이 초원은 봄과 초여름이면 양귀비와 에델바이스, 철쭉으로 뒤덮이고, 빽빽하고 어두컴컴한 숲으로 둘러싸인다. 볼자노(Bolzano)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 리조트인 코르티나담페초(Cortina d’Ampezzo, 줄여서 코르티나)로 이어지는 돌로미테 도로는, 이탈리아 북부로 내려와 있는 환상적인 남부 알프스의 심장부로 우리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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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풍광만 멋진 게 아니라 맛있는 음식들도 많다. |
코르티나의 페허가 된 건물 뒤로 바위산들이 겹겹이 펼쳐져 있다. | |
돌로미테 석회암이라 불리는 바위의 독특한 성질이 이 지역에 마법과도 같은 지형을 선사했는데, 수천 년에 걸쳐서 일어난 침식으로 인해 톱니 모양의 산등성이, 뾰족한 봉우리, 깊은 협곡 등이 만들어졌다. 돌로미테 석회암은 회색이었다가 석양을 받으면 분홍색으로 바뀐다. 현재의 루트(SS241과 SS48 도로)는 1891년에 건설이 시작되었는데, 14년이 걸려서 코르티나에 도달했다. 이는 계곡과 마을, 호수, 산을 잇는 공학기술의 놀라운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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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로토의 풍경. 이곳은 이탈리아지만 건물의 모습과 풍경은 영락없는 스위스 알프스 산지다. | |
오래된 마을 볼자노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깊은 협곡이 나오고, 협곡을 지나 아름다운 파사 골짜기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되면서 이 도로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포르도이 고개(Pordoi Pass, 해발 2,239미터)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도로는 북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심한 커브길과 S자 도로를 지나 코르티나로 향한다.
넓은 계곡에 자리 잡은 코르티나는 1956년에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곳으로, 지금도 상류층이 즐겨 찾는 고급 휴양지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루트를 짜 보자. 카나제이(Canazei)나 오르티세이(Ortisei), 셀라 고개(Sella Pass) 등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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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자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레농까지 전망을 즐기며 갈 수 있다. 레농은 숲으로 덮인 산악 지대인데 예쁜 마을들이 많이 모여 있다. - 셀라 고개에서는 잠시 차를 세우고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는 경치를 감상하자. 이곳에서는 돌로미테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해발 3,344미터의 마르몰라다(Marmolada) 봉을 볼 수 있다. - 말가키아펠라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마르몰라다 봉 정상 근처 3,246미터까지 올라갈 수 있다. - 볼자노의 알토 아디제 고고학 박물관(Museo Archeologico dell’Alto Adige)에 들러서 선사시대 인물인 ‘얼음인간 외치(Otzi the Iceman)’의 미라를 보자. 이 얼음인간은 1991년에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접경 지역의 빙하에서 발견된 5천 년 된 진짜 사람의 미라다. | |
- When to go: 5월 하순부터 10월 중순까지가 좋다. 그 외의 시기에는 이 도로의 많은 구간이 통제된다. 7월과 8월에는 교통량은 많지만 날씨가 가장 좋다. 초여름의 야생화와 가을의 단풍 또한 무척 아름답다.
- How Long: 길이 109킬로미터의 이 도로를 편도로 달리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왕복 여행을 하려면 2~3일은 잡아야 한다.
- Planning: 베로나에서 볼자노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이면 간다. 비행기를 타고 베네치아 트레비조 공항에서 내려서 갈 수도 있고, 밀라노나 뮌헨에서도 가깝다. 카나제이나 아라바, 코르티나에서 하룻밤 자고 가면 좋다.
- Inside Information: 산악 도로가 모두 그렇듯이, 돌로미테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길이 아주 좁아지기도 하고 U자형인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도시를 벗어나면 제한 속도는 시속 89킬로미터다. 적당한 장소에서 차를 잠깐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자.
- Websites:
www.dolomiti.org,
www.italiantourism.com,
www.eni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