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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출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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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이들을 치료하는 사랑과 지혜의 편지

샘에게 보내는 열여섯 번째 편지 - 그릇을 크게 만들어라

이따금 네 얼굴이 근심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스쳐지나가는 표정이긴 하지만, 그런 얼굴을 볼 때면 뭔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네 마음이 혼란스러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네 고통을 없애주는 일이라면 뭐든 해주고 싶지만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것. 넘어졌을 때 혼자 힘으로 다시 일어서지 못하면, 앞으로 만나게 될 티끌만 한 난관도 거대한 산처럼 느끼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 좌절을 딛고 우뚝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어려움과 맞서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하나하나 대처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첫걸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문제가 빨리 사라지길 원한다. 문제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육체적이든, 감정적이든 통증은 신경이 쓰인다. 통증은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으니 고쳐달라는 요구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통증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은, 마치 충치를 혀로 계속 더듬는 것과 같다. 자기감정에 빠져 눈물바람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과 같다. 때로는 신경 쓰는 것 자체가 통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시야가 좁아져서, 자기가 겪고 있는 문제가 실제보다 더 크고 심각한 것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충치나 골절상 같은 것은 고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세상엔 평생 껴안고 견디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 숱하게 있다.

 

그런데 몸이나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들을 안고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광각렌즈를 통해 더 넓게 바라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선불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제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견디다 못한 제자는 스승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굵은 소금과 물 한 대접을 가져오너라.” 스승은 대접에다 소금을 몇 숟가락 넣고 젓더니 그걸 마시라고 했다. 제자는 단숨에 소금물을 들이마셨다. 스승이 물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지독하게 짭니다.” 그러자 스승은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샘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샘물에 소금 한 줌을 뿌리거라.” 제자는 샘물가로 내려가 소금을 뿌렸다. 스승이 말했다. “그 샘물을 마셔라.” 제자가 샘물을 마시자, 스승이 물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때 스승이 넌지시 말했다. “문제는 소금이 아니다. 문제는 그릇이다. 그릇을 크게 만들어라.”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중년여성을 치료할 때였다. 그녀를 약을 처방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보냈는데, 그녀에게 그만 부작용이 나타나 약물투여를 중단해야 했다. 그녀는 우울증을 치료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매번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계속해서 다른 종류의 약을 복용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상담이 몇 차례 이어지자,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업무가 우울증을 더 심하게 했다. 그래서 당분간 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증세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휴직을 찬성할 수도, 그렇다고 반대할 수도 없어 난감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묘안을 찾아냈다.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한다면 휴직에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단, 편지봉투에 주소를 쓰거나 여기저기 전화를 거는 일 같은 간접적인 활동이 아니고, 사람들과 직접 만나 몸으로 부대끼면서 봉사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일주일에 열 시간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나머지 열 시간은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직접 준비해서 가져다주는 일을 했다.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녀가 사귄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보살펴주는 사람들. 그래서 더욱 소중한 만남으로 보였다. 몇 주가 더 지났을 때, 그녀는 자기가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아끼게 되었다며 말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제 자신이, 그리고 제 인생이 아름답게 보였어요.” 그 후 두세 달쯤 지났을까, 그녀는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를 정신과 주치의에게 다시 보내 약을 처방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약 기운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몸이 달라진 것이다. 그녀와 일종의 ‘거래’를 한 이후 몇 년 동안, 나는 자기 문제에 지나치게 몰두해서 외딴섬처럼 고립되다시피 한 환자들을 여러 명 치료했다.

 

나는 그들에게 정신건강을 위해 내 상담실에만 오지 말고 다른 곳에도 가보라고 권유했다. 가령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 틈을 내어 사람이든 동물이든 보살피라고. 탁아소나 양로원, 동물보호소 같은 곳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물론 선택은 환자들에게 맡겼다. 그들 대부분이 ‘거래’를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겼는데, 나중에 모두 나를 찾아와 이 같은 체험이 자기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릇을 크게 만들면, 자기는 물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들이 훨씬 빨리 치유된다.

 

그들은 보다 큰 세상의 일부가 된 것이다. 자신의 문제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채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샘, 네가 갖고 있는 문제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너와 내가 아무리 ‘원해도’ 네가 느끼는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통으로부터 도망갈 수도 없다. 하지만 네가 네 자신에게서 벗어나 세상으로 걸어나가는 순간 깨닫게 될 것이다. 네가 상상했던 것보다 네 그릇이 훨씬 더 크고 멋있다는 것을.

 

 

추천사 - 『샘에게 보내는 편지』를 먼저 읽고
 
시골의사 박경철 님(외과전문의, 경제평론가)
 

고백하건대 처음 출판사에서 이 책의 추천사를 부탁받았을 때의 느낌이 썩 탐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심 원고를 대충 한번 훑어보고 한두 줄의 상투적인 서평을 보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방식으로 얘기하는 많은 책들에 대한 식상함이 편견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첫 페이지를 펼쳐든 인상은 예상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여자아이의 입을 통해 철학을 이야기하는 책, 현자의 말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책, 우화의 형식으로 교훈을 들려주는 책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거기에 아류의 책이 또 한 권 얹혀진 느낌이었다. 대개 한 권의 책에 대한 인상은 첫 페이지, 혹은 첫 단락, 심지어는 첫 구절에서 결판난다. 그래서 “샘, 네가 태어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네 엄마의 인생은 훨씬 더 많이 바뀌었지”라는 첫 구절에서 떠올린 이 책의 이미지는 딱 ‘상투적’이라는 느낌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졸린 눈을 비비면서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자세를 바로잡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에는 어느새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추천사를 쓰는 데 애를 먹었다.

 

첫 문장을 뭐라고 시작할까? ‘굉장히 감동적인’ 책? ‘보석 같은’ 책? 그러고 보니 정작 상투적인 것은 바로 나였다. 한동안 적당한 수식어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멋진 책’이라고 해버릴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참 좋은 책’이라고 하기로 했다. 그렇다.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우리가 서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싸울 가치가 있는 적을 만들었다면 그 삶은 훌륭한 것이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저자는 삼십오 년간 심리상담가로, 그중 삼십여 년은 경추골절로 인한 전신마비 환자로, 또 자폐아 손자를 둔 할아버지로 살아왔다. 그의 삶은 소설처럼 파란만장하다.

 

그러나 이 책은 설익은 무용담이나, 최루성 투병기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그는 자폐를 겪는 손자 샘에게 주는 편지를 통해 자신을, 주변을 용서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편견을 대상으로 한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책은 평화롭고 따뜻하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무겁고 충만하다. 그래서 이 책을 그저 ‘감동적’이라는 한마디로 규정하기에는 송구하다. 나는 오늘 이 책이 내게 들려 있음에 감사하고, 책 속에서 그와 샘을 만난 것이 눈물겹게 행복할 뿐이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떤 책?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심리학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사랑과 상실, 삶이 주는 선물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

 

『샘에게 보내는 편지』의 저자 대니얼 고틀립 박사는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의 삶은 ‘숙지황’이라는 한약재를 떠올리게 할 만큼 파란만장하다. 지황의 뿌리를 술에 담갔다가 쪄서 말리고 다시 술에 담갔다가 쪄서 말리기를 아홉 차례나 반복해서 만든다는 한약재인 숙지황. 지독한 고통과 승화의 과정을 반복한 끝에 약재로 탄생하여 어혈 든 사람이나 화병 든 사람에게 특효가 있다는 약재이다.

 

상처받은 모든 이들을 치료해주는 숙지황 같은 심리학자

 

정신의학 전문의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저자는 결혼 10주년을 맞아 아내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가지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가 된다. 몸이 겪는 끔찍한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살아갈 수가 있을까”라는 절망과 낙담이 그를 더 견딜 수 없게 한다. 극심한 우울증에서 벗어나 다시 일을 시작한 그에게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 뒤이어 사랑하는 가족들의 죽음을 차례로 겪으면서 그는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런 그의 삶에 희망의 빛이 되어준 것은 그가 휠체어에 앉은 심리치료사로 살면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이었다. 그는 삼십오 년간 인생과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보고 치유하며 살아왔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낙담한, 상처 입은 마음들이 그를 만나 위로 받고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새 힘을 얻었다.

 

4년에 걸쳐 발효시킨 사랑과 지혜를 담은 32통의 편지

 

그에게 또 다시 벌어진 불행은 유일한 손재 샘이 자폐증 판정을 받은 일이다. 이제 그는 전신마비의 불편한 몸으로,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 꼬박 사 년에 걸쳐 서른두 통의 편지를 쓴다. 샘이 앞으로 겪게 될 고통과 역경, 그리고 그 후 찾아올 평화에 대해서 할아버지로서 해줄 말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 책 『샘에게 보내는 편지』는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샘들, 상처 입고 아파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살면서 몇 번은 넘어지고 상처 입고 아파할 아이들에게, 그들 생의 앞길에 놓아주고 싶은 책이다.

 

저자 소개 - 대니얼 고틀립

심리학자, 임상심리의, 가족문제치료전문가. 고교시절부터 겪은 학습장애로 낙제를 거듭하여 대학을 두 번 옮긴 끝에 템플 대학교에서 학습장애를 극복하고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시기를 그는 “마치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 같았다”고 회상한다. 스물세 살에 대학에서 만난 아내와 두 딸을 낳은 이후 젊은 정신의학 전문가로서 중독 증세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중 서른세 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추손상을 입어 전신이 마비되고 만다. 그 후로 극심한 우울증과 이혼, 아내와 누나, 부모님의 죽음을 차례로 경험하면서 삶의 지혜와 통찰력, 타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갖게 된다. 사고가 일어나고 이십 년이 흘러 둘째딸이 낳은 그의 유일한 손자 샘이 14개월 되었을 때 자폐 진단을 받자 그는 손자에게 세상과 인생에 대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CNN을 비롯한 언론과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모두가 깊이 공감할 인생의 지혜로 가득 차 있다”고 격찬한 이 책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30년 가까이 휠체어 생활을 해온 고틀립 박사는 본업인 심리치료 외에도 필라델피아 공영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 <가족의 목소리Voices in the Family> 장기 진행자로,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Philadelphia Inquirer>지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낸 다른 책으로는 『다툼의 목소리, 치유의 목소리Voices of Conflict; Voices of Healing』『가족의 목소리Voices in the Family』가 있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 출간 기념 이벤트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써보세요
여러분 주변에 실의와 절망에 빠진 친구가 있나요? 고단한 삶의 무게에 지쳐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나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추첨하여 『샘에게 보내는 편지』와 연우무대 30주년 기념공연 <해무> 티켓을 드립니다! ※ 이벤트 소개 ● 기간: 9월 20일 ~ 10월 8일 ● 발표: 10월 12일(채널예스 공지사항 게시판) ● 경품: 『샘에게 보내는 편지』 열 권             연우무대 30주년 기념공연 <해무> 열 분(1인 2매) * 연우무대 30주년 기념 공연 <해무>는 10월 중에 공연이 시작되며 공연정보는 당첨자를 발표하는 10월 12일에 안내해 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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