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도와 십장생도 속으로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을 불러들인 한국화 작가 곽수연의 첫 번째 컬러링북 『반려견 풍속화첩』이 출간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고, 전통에 관한 실험을 이어가며 '한국화'가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났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동물을 통해 사람을 살펴보는 한국화 작업을 하는 곽수연입니다. 제가 반려동물을 주제로 작업하고, 특히 반려견을 많이 그리다보니 주변에서는 '멍멍작가'라고 부르기도 해요. 꾸준히 전시도 하고 있어요.
『반려견 풍속화첩』을 출간하셨는데요, 부제가 '한국화 컬러링북'이에요.
제가 한국화를 전공하기도 했지만, 민화는 서민들이 좋은 기운을 집 안에 두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그림이라 자유롭고 소박한 실용화로 한국화의 한 종류예요. 저는 주로 왕실 행사와 궁을 장식하기 위한 그림을 그릴 때 썼던 화려한 진채 기법으로 채색하고, 구도는 민화에서 차용해요. 동물을 주제로 한다는 측면에서는 영묘화에 속하고, 동물에게 현대인을 투영하여 그 시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풍속화이기도 하죠. 한국화의 다양한 측면이 반영된 거죠. 그래서 '한국화 컬러링북'이라고 부제를 정했습니다.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을까요? 특히, 개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원래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인물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사람을 열심히 관찰하다보니 그 곁에 있는 반려견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사람을 그리고 싶었던 건 이 시대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서인데, 반려견에게 투영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개를 그릴 때도 눈을 중요시합니다. 눈은 많은 걸 담고 있거든요.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개와 눈을 맞췄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받기를 바라고 있어요.
개 외에도 고양이나 양, 소 등 다양한 동물을 그리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혹시 함께 사는 반려동물이 있나요?
저에게는 '봄이'라는 반려견이 있었어요.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요. 봄이를 쓰다듬고 마주 보며 정말 많은 감정을 경험했어요. '개만큼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 있을까', '개에게 인간의 마음을 대입시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것도 봄이죠. 제 작품에도 등장하는데, 저의 첫 동물 모델이기도 했어요. 뼈 구조와 털 표현 같은 것을 세세히 공부했죠.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은 유기묘 출신인 '루'예요. 저랑 친했는데 현재는 어머니와 단짝입니다.
『반려견 풍속화첩』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이 책에 담긴 그림들 모두 제가 좋아하는 그림들이에요. 그래도 꼽자면, 저는 <다도>와 <색동산수유람기>를 좋아해요. <다도>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느낌으로 그렸는데, 많은 분들이 그 감정을 함께 느껴주셔서 좋았어요. <색동산수유람기>는 제가 색동을 좋아하는데, 그림에 넣기에 색이 강해서 계속 고민하다가 마침내 그린 그림이라 작업하는 동안 정말 신나게 그렸어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화, 동물이라는 제 작업의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통해 계속 소통을 하려고 해요. 일단 올해도 전시가 계속 잡혀 있어서, 여기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디지털 작업을 병행하며 여러 가지 작업을 실험하고 있어요. 계획하기보다 주어진 것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실험하는 중이에요.
『반려견 풍속화첩』을 만날 독자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컬러링북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한국화가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는지, 그 매력을 엿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매력을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컬러링 페이지는 아교를 발라 말린 장지처럼 노르스름하게 표현해보았고, 색칠할 본도 디지털 작업이 아닌 직접 붓으로 그려가며 완성했거든요. 책 뒷부분에는 한국화에 관한 설명과 이 책의 본을 한지에 옮겨서 작업하시는 방법도 소개했고요. 이 책을 통해 한국화와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곽수연 한성대학교 회화과 동양화 전공 후 동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을 수료했다. 개인전 12회, 단체전 110여회에 참여했으며 여러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작품의 주요 소재는 반려동물로, 동물들을 의인화시켜 우리네 삶을 우의적, 상징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다. 한성대학교, 목원대학교,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 강사를 역임했으며 작품 소장처로는 미술은행, 흥국생명, 신세계, 코리아나화장품, 대명리조트, 이랜드문화재단, 고려대박물관, 가송문화재단, 동덕아트갤러리, LGU , 월전문화재단, 청와대, 겸재정선미술관, 광동제약, 뮤지움산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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