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누고 싶은 풍경은 무엇인가요?
이번 책에는 부모님을 따라 16살에 처음 떠난 유럽 캠핑 여행부터, 취업 후 함께 살던 집과 함께하던 여행에서 독립하기까지의 모든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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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er Park

예쁜 걸 보고, 맛있는 걸 먹고, 좋은 곳에 가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순간만 오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중한 사람들을 먼저 기억하고 찾게 되는 일. 이러한 마음을 두고 청민 작가는 사랑이라 말한다. 청민 작가의 신간,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이토록 단순하고 선명하며 따듯한 사랑의 순간들을 담았다. 한 폭의 풍경이 된 저자의 기억들을 통해 우리는 잊고 있던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책을 내셨어요. 출간 소감과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어떤 책인지 알려주세요.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는 제게 참 특별한 책입니다. 6년 만에 나온 책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찍어주신 사진들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가족과 함께한 여행 이야기가 가득한 책에 아버지와 딸이 나란히 이름을 기록할 수 있어서 제게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이번 책에는 부모님을 따라 16살에 처음 떠난 유럽 캠핑 여행부터, 취업 후 함께 살던 집과 함께하던 여행에서 독립하기까지의 모든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 중에서도 가족과 떠난 여행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요.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에서는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풍경과 일상의 조각들을 이야기해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에는 가족애가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게다가 본문에 실린 사진들은 아버지께서 찍으신 거라니! 작가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에게 가족은 ‘베이스캠프’ 같은 공간이에요.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베이스캠프를 정하고, 그 중심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잖아요. 가족은 언제 돌아가도 같은 곳에서 저를 기다리며 지탱해주는 중심이자, 사랑의 연료를 가득 채워주는 곳이랍니다. 삶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할 때면 이 베이스캠프로 다시 쏙 들어가 마음을 충전합니다. 그리곤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다시 가방을 챙겨선 길을 나서죠. 가족은 제 삶(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이자,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책 속에 많은 여행지가 등장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이십 대 초반에 갔던 모스크바에 다시 가보고 싶어요. 그때의 저는, 저를 ‘러시아도 못하면서 러시아에 온 애’라고 생각하며 미워하기 바빴거든요. 돌아보면 즐거웠던 일도 분명 많았는데, 언제나 부정적인 기억이 강하듯 외로웠던 감정만 남아서는 오래 저를 괴롭혔어요. 다시 그곳을 갈 수 있다면 즐거움을 가득 채우고 돌아오고 싶어요. 좋은 기억으로 쓸쓸했던 기억을 다 덮어버리고, 씩씩하게 내일로 나아가고 싶어요.

한 곳이 더 있는데요. 돈을 아주 많이 모아서 스코틀랜드의 스카이섬에 가서 1년쯤 살다가 오고 싶어요. 높은 빌딩 하나 없이 크고 작은 동산들로 이루어진 곳인데,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초록색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초록초록한 곳이었어요. 또 스카이섬엔 양이 사람보다 더 많은데, 그렇게 1년만 양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다가 오고 싶어요.


ⓒ Peter Park

본문에서 ‘한번 해냈다 하는 작은 성취는 삶에서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당장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뭔가를 시도하게 만드니까.’라는 문장을 읽으며 작가님의 도전 정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작가님의 작은 성취는 무엇인가요?

저는 요즘 퇴근 후에 브롬톤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호수공원을 달리는 일에서 성취를 느끼고 있어요. 벌써 2년째 거의 매일 하는 일이에요. 사소해 보이지만 퇴근 후 자전거를 타는 일은 아주 강한 의지가 필요하답니다. ‘귀찮음’이란 큰 산을 이기고 길을 나서면, 온종일 제 속에 머물던 공기가 환기되는 느낌이 들어요.

자전거는 제가 가고 싶을 때 가고, 멈출 수 있을 때 멈출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페달을 밟는 만큼 나아가는 성실함도 좋았고, 얼마든지 제 의지에 따라 핸들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큰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살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 자전거를 타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성취감이 생겨서 좋아요. 또 매일 오고 가는 동네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새롭게 느껴져 여행을 떠나온 것 같기도 하고요.

3장에 수록된 「우리 인생은 나그네 같아서, 떠나야 할 때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해」에서 어른이 된 내가 어린 나에게 해주고 싶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럼, 미래의 나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

자신을 조금 더 믿어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너에겐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라고 말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 힘들을 믿으라고요.

또 자기 자신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좋겠다는 말도 전해주고 싶어요. 생각해 보면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면 지루했던 일상도 한동안 즐겁게 느껴지잖아요. 그건 여행이 마법을 부렸다기보단, 한 템포 쉼으로써 나의 삶을 조금 멀리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일지 모르니, 이 말은 지금의 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삶이란 때론 게임 같아서 갈수록 힘이 강한 적들이 나타나니까요. 작은 것에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자전거를 타면서 ‘작은 성취’를 모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작가, 출판 마케터, 최근에는 유튜버로 활동하며 다양한 부캐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바쁘게 사시면서도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가족과 떠났던 여행의 기억이 저의 모든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사도 여행도 많이 다녀서, 다른 사람보다 기차도, 버스도, 지하철도 많이 타면서 자랐는데요. 그때 마음에 심어진 ‘떠남의 씨앗’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된 게 아닐까 자주 생각해요. 

좋은 걸 보면 꼭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잖아요. “여기에 같이 보고 싶은 바다가 있어” “저기엔 신기하게 생긴 나무가 있어” 하며 손잡고 같이 가서 보는 걸 좋아해요. 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좋아하는 게, 저는 그렇게 행복하더라고요.

또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들의 지지 덕분이에요. 곁에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심어줘요. “너는 네 생각보다 잘 해낼 수 있어” “더 멀리 갈 수 있어!”처럼 멋진 말을 건네주는 가족, 친구, 회사 동료, 회사 밖 동료들까지. 그들의 말을 듣고 있다 보면 느리지만 해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차곡차곡 쌓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읽고 있는, 읽게 될 독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좋은 걸 보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생각합니다. 멋진 걸 보면 함께 보고 싶고, 맛있는 걸 먹으면 손 붙잡고 함께 와서 먹고 싶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꼭 나누고 싶은 풍경을 이 책에 가득 담아보았는데요. 그 마음들이 여러분께도 작은 즐거움이 되어 잘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Peter Park


*청민

여행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 퇴근 후 브롬톤 자전거를 타고, 계절에 두 번은 홀로 캠핑을 떠난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제1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해 두 권의 에세이를 쓰며, 책과 가까운 삶을 시작했다. 현재는 출판사에서 콘텐츠 제작자 &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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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