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 드로우 앤드류 “좋아하는 일 모르면, 부러운 사람을 찾아보세요”
열등감이나 부러움이 저를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내 본능이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달라졌어요.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글ㆍ사진 최진영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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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 동영상 10개로 구독자 10만을 모은 크리에이터 ‘드로우 앤드류’는 자신을 이렇게 설명한다. ‘유튜버’, ‘인플루언서’, ‘밀레니얼 프리워커’와 같은 트렌디한 단어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50평 한강뷰 작업실에서 유튜브 채널 ‘드로우앤드류’와 ‘마세슾’ 콘텐츠를 만들고, 1년에 3억 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되기까지 그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드로우 앤드류의 성장 과정이 담긴 책 『럭키 드로우』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 무기력한 20대 청년에 지나지 않았던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드로우 앤드류는 말한다.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은 점점 희미해졌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그 일이 성공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았던 것이다.  

_(298쪽)



재테크 책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이 사람을 처음 본 게 2년 전인데 이렇게 성장했구나’라는 댓글을 봤어요. 

저도 봤는데요. (웃음) 작년까지만 해도 제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9만 명이었거든요. 지금은 30만 정도 되고요. 1년 사이에 구독자가 많이 늘었어요. 아마 이 댓글을 쓰신 분은 제가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저를 처음 보신 것 같아요. 예전부터 저를 봐온 사람이나 제 지인들은 지금 상황을 신기해해요.

책을 쓰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쓰기 어렵거나 힘든 건 없었나요? 

돈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웠어요. 솔직하게 밝히기 싫어서가 아니라 제 콘텐츠가 ‘이렇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재테크 책으로 보일까 봐요. 돈을 많이 버는 법이 아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고, 어떻게 하면 이런 메시지를 더 매력적으로 전달할까 고민하면서 썼어요.

솔직하다고 생각했어요. 수익도 공개하셨더라고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주었으면 하는데 그렇다면 제가 이룬 결과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또래의 평범한 직장인보다 많이 버는 건 사실이지만, 대단한 부를 이룬 건 아니고요. 그저 제가 처음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유튜브에서 두 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죠. ‘드로우앤드류’보다 ‘My Safe Space (이하 마세슾)’의 수익이 더 높다고 해서 의외였어요. 

브이로그는 수익 전환율이 낮다는 인식이 있어요. 누가 유튜브 시작한다고 하면 브이로그는 하지 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요. 그런데 브이로그라고 할 수 있는 ‘마세슾’의 수익 전환율이 ‘드로우앤드류’보다 더 높아요. 작년 매출의 반 이상이 ‘마세슾’으로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마세슾’은 저의 안전 공간을 꾸미는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예요. 대부분 인테리어, 공간에 관한 이야기라 협업을 제안하는 브랜드도 대부분 인테리어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고요. 그러니까 모두가 말하는 성공 공식을 따르는 것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게 결국 돈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마세슾’을 아이폰으로 촬영하신다고요.  

네. 아이폰으로 해요. ‘드로우앤드류’는 촬영팀과 함께 만들기 때문에 아이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데 ‘마세슾’은 저 혼자 만들거든요. 에너지를 최소화해서 운영하기 힘들지 않도록 최대한 간단한 방법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아이폰으로 그런 아웃풋이 나올 수 있다니 놀랍네요. (웃음)

충분히 가능해요. 제가 아이폰으로 촬영한다고 밝히는 것도 저를 보고 쉽게 따라 하셨으면 싶어서 예시를 드리는 거예요. 유튜브 시작한다고 장비부터 사는 분들이 많은데요. 아이폰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일단 시작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부러운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미국 문구회사에서 일할 때 갑자기 퇴사 권고를 받았다는 일화를 보고 놀랐어요.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면 어떤가요? 

회사가 이사하는 날 퇴사했는데요. 저도 이사 준비하려고 짐을 싸고 있는데 갑자기 불러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자존심 상하고 수치스러웠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첫 번째 ‘럭키 드로우’였어요. 그 이야기가 없었으면 제 책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웃음)

나중에 클라이언트가 되어 그 회사에 가셨다고요. 통쾌했어요. 직원들 반응은 어땠나요? 

일부러 그 회사랑 일했어요. 너희가 날 그렇게 홀대했지만, 나 지금 이렇게 인정받으면서 일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요. 사장님은 저랑 안 마주치려 했는지 먼저 퇴근하셨더라고요. 저를 괴롭혔던 상사는 아무렇지 않게 ‘얼굴 좋아 보이네’라며 인사를 건넸고요. 본인들이 왕따시키고 쫓아낸 사람이 클라이언트가 되어 왔으니 민망했겠죠. 가장 좋은 복수는 내가 잘되는 거라는 걸 그때 몸소 깨달았어요. 한편으로는 그 회사에 고맙기도 해요. 그때 그 일이 없었으면 제가 나라는  브랜드를 키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드라마 같아요. (웃음) 

댓글로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구독자분들이 계세요. 그런 댓글을 보면 옛날의 제가 떠올라요. 그래서 이렇게 답글을 달죠. 지금 당신이 힘든 건 당신이 주인공이어서 그렇다고요. 원래 주인공에게는 시련이 있잖아요. 시련 없이 잘되기만 하면 재미없고요. 과거로 돌아간다면 저한테도 똑같이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드로우 앤드류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하자’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죠.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시죠?

정말 많이 받는데요. 그만큼 어려운 문제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데 한순간에 답을 알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면 자신과 오래 대화해야 하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일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과소평가하거나 현실성 없다고 생각해서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질투와 열등감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다고요. 

부러운 사람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어느 순간 그 사람들을 질투하고 열등감 느끼는 나를 발견했고요. 열등감이나 부러움이 저를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본능이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달라졌어요.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유심히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구체화했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만약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면,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고 그 사람을 좇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지금은 작가님이 질투와 열등감의 대상이 됐죠. 부정적인 댓글도 많이 받는다고요.

누군가에는 제가 열등감이나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있겠죠. 제 콘텐츠가 자랑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제가 단순하게 명품을 소비한다거나 이른바 플렉스 하면서 돈을 자랑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런 식으로 타인에게 열등감을 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다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은 이야기를 하는 건데 이것조차 누군가에게 질투와 열등감을 준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질투와 열등감으로 성장했으니까요.



퍼스널 브랜딩에 실패하는 건 자신을 모르기 때문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예요. 퍼스널 브랜딩 코치로서 퍼스널 브랜딩에 실패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면 뭘까요?

첫 번째는 자기를 잘 모른다는 거예요. 자기를 모르니까 자기가 전할 수 없는 것, 자기한테 없는 걸 자꾸 이야기해요. 메시지를 찾았으면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는데요. 자격을 갖추지 않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격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내가 성장하는 사람이라면 성장하는 과정을 공유해야지 전문가 행세를 하면 안 돼요. 제가 전문가보다 코치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는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거든요. 강연할 때도 되도록 전문가라는 말을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려요. 성장하는 과정과 그에 따른 결과물을 빠르게 공유하는 사람이지 전문가는 아니니까요.

자격을 갖추지 않았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요?

일단 오래 할 수가 없어요. 잘할 수도 없고요.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속으면 안 된다는 건데요. 가끔 아주 괜찮은 것 같은 아이디어가 번뜩일 때가 있거든요. 너무 좋아 보여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거라고 자신을 속이게 돼요. 그런데 진짜 열정은 그렇게 한순간에 생기는 게 아니라 서서히 밑에서부터 끌어올라 오거든요.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강조하는 게 ‘꾸준함’이더라고요. 

친한 크리에이터들하고 만나면 이런 얘기를 해요. 우리 처음 만났을 때는 다 구독자가 2만, 5만 명 정도였는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까 다 성장해서 이렇게 만났다고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한 사람들은 해내요. 진심으로 좋아서 하고요. 



‘럭키 드로우’라는 제목은 어떻게 나왔나요?  

책 제목을 봤을 때 제가 생각났으면 해서 ‘드로우’라는 단어를 꼭 포함하고 싶었어요. 많은 분이 성공은 노력과 운이 모두 따라줘야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도 이 생각에 동의하거든요. 저의 성공 역시 수많은 시도와 운이 맞았던 순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그걸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럭키 드로우’ 이고요. 노력과 운이라는 성공의 요소를 표현하고 싶어서 ‘럭키’와 ‘드로우’를 일부러 띄어 썼어요.

‘럭키’한 순간을 만날 때까지, 끊임없이 ‘드로우’ 해야겠네요.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점이 결과를 알 수 없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여러 가지 일을 시도 즉 ‘드로우’했다는 건데요. 카지노에서 슬롯머신 레버를 당긴다고 생각하고 두려움보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많은 걸 시도해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미국 회사에서 일하다 퇴사하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 유튜브에 도전하는 것 모두 마찬가지였거든요. 두려운 일이기도 했지만, 설레는 일이었어요. 정말 좋아하는 일이니까 주변 눈치 보지 않고 도전했고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계속 ‘드로우’하다 보면 잭팟이 터질 수도 있잖아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드로우 앤드류도 한 때는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거든요. “드로우 앤드류니까 저렇게 할 수 있는 거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진짜 뛰어난 사람들은 큰 회사에서 이미 잘하고 있어요. 스카웃 받으면서요. (웃음) 그런데 저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나만의 무대를 만든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고요. 부디 이 책이 동기를 부여하는 책이 됐으면 좋겠어요. ‘나도 빨리 움직여야겠다’던가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봐야겠다’라고 몸을 근질거리게 하는 책이요.




*드로우앤드류

유튜브 채널 ‘드로우앤드류’와 ‘마세슾’을 운영하고 있으며, ‘9 to6’의 삶에서 벗어나 한강이 보이는 50평 작업실에서 “앤드류를 그리다”라는 예명으로 활동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우연히 지원한 미국 인턴십에 합격해 시급 10달러를 받고 LA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였지만 최선을 다해 일해 회사 SNS 계정 팔로워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고,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문구 제품이 미국 지상파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당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는 극심한 무기력에 빠져 꿈도 희망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실패자’로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그는, 5만 원짜리 이케아 책상을 구입해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크리에이터로 일하며 ‘드로우앤드류’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럭키 드로우
럭키 드로우
드로우앤드류 저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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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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