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된 서울 #2 갤러리만의 경쟁력
한국의 갤러리는 예술공급자로서 앞으로 그려야 할 청사진의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해볼까요?
글ㆍ사진 아티피오(ARTiPIO)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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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년간 한국만큼 거대한 경제적 발전을 이룬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듯이 미술시장도 최근 10년간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해외 갤러리와 아트페어가 한국시장 진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서울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아트위크 주간에 맞춰 거대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예술후원자를 자처한 패션계부터 아트페어 티켓 패키지를 출시한 호텔 업계, 전시공간을 운영하거나 미술품 무이자 할부 서비스로 아트슈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카드 업계 등 모두 미술과의 협업으로 이 축제에 발 빠르게 올라타 함께 동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파도 앞에서 미술계의 핵심주자인 갤러리와 작가들도 발맞춰 창조적이면서도 동시에 전략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갤러리는 예술공급자로서 앞으로 그려야 할 청사진의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해볼까요?


갤러리만의 경쟁력 ‘작가’


Esther schipper booth at the 2023 edition of Frieze Seoul

 

갤러리의 은 결국 작가에게 나옵니다. 좋은 작가를 모시거나, 성장시키는 것이 갤러리 주 업무인 만큼, 전속작가는 갤러리만의 경쟁력이기 때문이죠. 

 

자본력이 있는 갤러리라면 유명 작가를 모셔올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해도 방법은 있습니다. 신진작가 때부터 함께하여 작가와 동료로서 성장하며 시장의 틈새를 노리거나, 최초 및 독점권을 갖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대체불가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죠.

 

중요한 것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작가를 지지하고, 그들에게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입니다. 미술시장이 글로벌화되는 이 시점에서 해외 미술계에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국내 작가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작가를 발굴하는 키를 쥔 갤러리는 국내에 국한시키지 않고 끊임없이 해외시장 네트워킹으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작가 뤼크 튀이만. 사진 : Alex Salinas


뉴욕 대형 갤러리 데이비드 즈위너(David Zwirner)는 20년이 넘도록 벨기에의 작가 뤼크 튀이만(Luc Tuymans, b.1958)의 작품을 소개해왔습니다. 수석 딜러이자 데이비드 즈워너의 부대표인 크리스토퍼 다멜리오(Christopher D’Amelio)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왜 이 작품이 좋은지 알리는 것이 갤러리스트의 역할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처럼 갤러리스트는 본질적으로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는 자세는 필수일 것입니다.


잠재 컬렉터 잡아라!

예전에는 갤러리들이 무언가 특정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면 지금은 다르죠. 차가운 공기를 만들어 놓고 살 사람만 들어오라는 뉘앙스를 풍기던 때는 지나고, 문턱을 낮춰 미술에 관심있는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특히 올해 아트위크에서 무수한 패션브랜드들이 앞다투어 프리즈, 키아프 아트페어 개최를 축하한다는 명목 하에 대형 팝업스토어와 파티를 열었고, 갤러리 마저 자정까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사람들을 맞이했습니다.

 

이렇듯 요즘의 브랜드들은 마치 전시회를 보여주듯 브랜드 가치를 스토리텔링으로 전개하며 경험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오히려 예술품을 선보이는 미술관의 방식과 흡사합니다. 고객들은 얼마나 즐겁고 가치 있는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데요.


제공 : Frieze Seoul 2023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미술시장이 활기였던 시기를 지나,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인 현재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함께 가는 시대에 잠재 컬렉터에게 작가와 갤러리의 진정성을 전달해야 합니다. 

 

갤러리의 아트샵에는 더이상 책과 도록만 있지 않죠. 갤러리의 로고가 찍힌 에코백, 티셔츠부터 작가의 그림이 인쇄된 각종 굿즈까지 즐비해 방문하는 고객층의 시선을 이끕니다. 사실 이 또한 고객과의 장벽을 허물고 잠재 컬렉터를 발굴하는 전략 중 하나인 것이죠.

 

상업 물품들은 예술의 외피를 입고 대중들에게 손을 건네며, 대중들은 예술품과 나 사이의 접점을 찾고 즐기기를 원합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갤러리들은 더이상 예전처럼 차가운 공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데요. 이렇듯 고객층의 다양화,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키려면 그에 발맞춰 문턱을 낮추고 트랜디하게 움직이는 갤러리들의 전략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처럼 앞으로 한국 미술시장이 확장되는 만큼 앞으로 무수히 쏟아질 잠재 컬렉터들을 잡기 위한 국내 갤러리마다의 전략적 움직임을 기대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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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