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왕』은 자칭 타칭 심플러 유강균의 심플 처방 에세이다. 복잡한 삶이라는 진단을 받은 한 사람이 심플이라는 처방을 통해 심플왕으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왜’라는 물음을 갖고 심플을 탐구해나간다. 왜 심플해지기로 결심했는지, 그로 인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만의 물건 정리 비법처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팁과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완벽하지 않은 저자의 모습이다. 평범한 사람이 겪은 완벽하지 않은 경험담과 그로 인한 깨달음은 포화 상태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비우기 어려운 사람, 심플한 삶을 지양하되 진정한 심플이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는 사람이라면 『심플왕』과 함께 떠나는 심플 탐험이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미니멀 라이프를 다룬 책과 다른 방식으로 심플을 다루고 싶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심플왕』은 어떤 책인지, 좀 더 상세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 소확행 등 여유롭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가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소소함, 담백함, 간결함이라는 가치가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편으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버린다고 삶은 달라질까? 버리고 정리하고 적게 소유하는 것만으로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책은 ‘물건 버리기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 복잡한 삶을 살았던 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정리 방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제가 왜 심플해지기로 결심했는지, 그로 인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와 같은 개인적인 경험담을 공유하며 심플을 삶의 자세로 선택한 사람들을 위한 나름의 생활 꿀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결국 『심플왕』은 이전의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심플을 탐험해가는 에세이 책입니다.
책 제목인 ‘심플왕’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심플왕의 '왕'은 사전적 의미로 일정한 분야나 범위 안에서 으뜸이 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게임을 비유로 들어보겠습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우리의 레벨은 1입니다. 아주 기초적이고 낮은 단계이지요.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며 실력이 점점 늘어간다면 레벨1에서 2, 3… 결국엔 게임 세계관 속 최고 레벨까지도 성장 가능합니다. 이처럼 심플한 삶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심플왕’까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탄생한 제목입니다. 사실 저 또한 아직 심플왕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저를 포함한 독자분들 모두가 심플왕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제목에 담았습니다.
책 속에서 ‘헤어진 연인의 방을 치웠던 일이 심플을 자각한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심플한 삶을 살고자 행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스로 직장을 관두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업무에 치이고, 시간 관리는 흐트러지고,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 결국 도망치고 말았거든요. 하지만, 일을 관둔다고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몸은 편해졌지만 삶은 여전히 괴로웠습니다. 휴식이 해결책은 아니었던 거죠. 그렇다면 삶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심플해져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복잡한 삶 때문에 여러모로 자유롭지 못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록은 자못 방 청소를 닮았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기록을 통해 무언가를 남기는 것이 심플한 삶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남긴다’라는 말은 뭔가 챙겨야 할 것이 생겼다는 말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실은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내게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들은 버린다는 것을 의미하죠. 머릿속의 상념, 고민, 해묵은 감정, 잡히지 않는 계획 등 여러 가지 생각들은 기록을 통해서 분명한 실체로 남게 됩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과 기록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엔 큰 차이가 있거든요. 이렇게 내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다 보면, 생각과 감정의 낭비를 줄여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심플한 삶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을 크게 물건과 욕망(내면)으로 나누셨습니다. 이것만은 꼭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낡은 생각’입니다. 오랜 시간 굳어진 오해와 선입견, 철없는 생각 등은 반드시 버려야만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당장 작년의 제 모습을 떠올려봐도, 당시에 제가 좋아했던 물건, 사람, 취미와 가치관 등은 현재와 다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생각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버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곤 새로운 것들로 채워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가진 생각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늘 인식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기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비교적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무엇을 버리거나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심플의 근원을 파고들고자 노력했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저자분이 생각하는 심플의 정의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있어 심플이란, ‘삶의 이유와 의미를 찾아 사람이 존재하는 목적대로 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걸으면, 얼마 걷지 않아 몸이 결리고 아픈 것처럼 겉치레 없이 정해둔 목적대로 우직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심플한 삶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플왕』을 꼭 읽었으면 하는 분들과 예비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왜’라는 질문을 마음에 두고 책을 읽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심플한 삶이 왜 좋은지, 나는 심플하게 살고 싶은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책의 마지막 장에서 존재의 이유에 대해 다뤘어요. 무엇이든 이유를 찾기 위해선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듯이, 심플한 삶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심플의 이유를 찾다 보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유강균 기록과 창작 활동을 즐기는 심플러. 실연의 슬픔을 독서로 이겨내면서 조금씩 끄적이던 메모를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인상적인 문구, 작은 아이디어, 사소한 깨달음 등 머릿속을 번뜩 스쳐 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그렇게 적힌 글은 삶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복잡하고 답답한 삶을 살던 중, 처음 심플을 만난 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심플해지기까지의 과정과 결과물을 나누고, 삶을 되돌아보며 진정한 심플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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