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새벽 “MZ세대가 공무원을 꿈꾸는 이유는요”
저는 이제 막 경찰 생활을 시작한 젊은 경찰공무원으로, 직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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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취준생 10명 중 4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족’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오늘날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년이 보장되고, 해고 통보를 받을 걱정이 없는 안정적인 직업이 바로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춘을 바쳐가며 치열하게 공부해왔음에도 사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만족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러면서도 공무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쉽게 그만두지도 못한다. MZ세대 신임 경찰공무원인 저자는 왜 젊은 세대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지, 공무원 시험에 뛰어든 청년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경시생을 위해 저자가 보고 느낀 경찰공무원 이야기를 가감 없이 이 책에 담았다.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작가님의 간단한 소개와, 『90년대생 경찰일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기사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인 ‘MZ세대’ 중 한 사람입니다. 『90년대생 경찰일기』는 젊은 세대 경찰공무원의 시선에서 바라본 경찰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제 막 경찰 생활을 시작한 젊은 경찰공무원으로, 직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90년대생들은 직장도 중요시하지만 ‘나 자신’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이니까요. 저 또한 그렇고요.

‘90년대생’과 ‘경찰’이라는 키워드가 참 흥미롭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균형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요즘 젊은 세대는 너 나 할 것 없이 정말 열심히 살거든요. 취업, 합격을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죠. 그런데 막상 직장에 들어오면 또 다른 현실이 펼쳐집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른 것이 많다 보니 급격하게 피로감이 몰려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꿔왔던 직장이니까 어떻게든 적응해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젊은 경찰관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비 경찰관인 공시생과 신임 경찰관에게 행복을 위해 균형감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90년대생이 공무원 시험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정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90년대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왔어요. 저 또한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라는 말이 진리인 줄 알고 자라왔고요. 도전을 장려하는 말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하라는 조언을 많이 듣곤 했죠. 1997년 IMF 외환위기를 피부로 느끼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 보니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MZ 세대는 누구나 무의식중에 ‘안정적이여야만 해!’ 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죠. 취업이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으니 불안하기도 하고요. 불안감을 없앨 수 있고 동시에 안정감도 얻을 수 있는 공무원이 최선의 선택지라고 여겨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책의 목차를 보니 신임 경찰관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책에 미처 담지 못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도 신임 경찰관이기에,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동시에 저 역시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사실 ‘경찰관’도 직업적 특수성이 조금 다를 뿐이지 다른 일반 회사와 똑같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잖아요. 이 사람, 저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정말 배울 점이 없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좋은 본보기라면 좋은 점을 배워갈 수 있고, 최악의 본보기라고 하더라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되니까요.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신호등을 꼭 지키는 어린아이에게서도 배울 점은 있죠. 결국 진정한 ‘배움’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중앙경찰학교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마인드가 필요할까요?

중앙경찰학교는 ‘내려 놓는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편이 좋아요. 또래 동기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기쁨도 있지만 사실 24시간 타인과 지내야 하는 ‘답답함’도 존재하거든요. 하루이틀이야 즐거울지 모르지만 이러한 생활이 몇 개월 동안 지속되면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특히 동기들과 잘 지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교수님들과의 교류도 추천합니다. 호칭만 교수님이지 결국에는 현장 선배님이거든요. 궁금한 부서, 관심 가는 부서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현장은 바쁘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기 힘들어요. 어쩌면 가르침과 배움의 공간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요.

경찰공무원으로서 원활히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혼자서 일하는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모든 직장인은 ‘회사’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타인과 함께 지냅니다. 그렇기에 항상 회사 내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는데요. 직장인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죠. 그런데 경찰은 회사 내에서의 직장상사, 동료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민원인, 신고자를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에너지를 얻는 경우보다 빼앗기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두 배로 에너지를 소모하다 보니 그 에너지를 절반이라도 충전해주는 ‘자기만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소비한 감정을 보듬어주는 시간이요.

마지막으로 경찰관을 꿈꾸는 MZ세대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당직 근무였던 어느 날이었어요. 오후 8시쯤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가 무작정 경찰서를 찾아왔더라고요. 공부 진도가 잘 나가다가 이해도 안 되고 너무 답답해서 조언을 얻을 겸 찾아왔다고요.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녁 시간에 무작정 찾아왔을까 싶더라고요. 그 수험생의 목소리, 눈빛, 자세 모두 불안했어요. 죄 지은 것마냥 어깨가 움츠러들어 있었죠. 딱 한 가지만 이야기해드리고 싶어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너무 위축될 필요 없다고요. 물론 그 기준은 상이하겠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움츠러들 필요 없습니다. 합격 후가 진짜 인생이 아닌 준비하는 과정 또한 소중한 인생입니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챙기면서 시험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잘 풀릴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요!



*늘새벽

1993년 서울 출생.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딱히 꿈도 없었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그렇기에 안정적이고, 보람도 있을 것 같고,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경찰공무원을 선택했다. 3년간 고군분투한 끝에 합격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왜 그토록 바라던 공무원에 합격했음에도 행복하지 않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새내기 경찰의 고민이 같은 세대의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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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경찰일기
90년대생 경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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