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예스24 독서 모임 ‘작가의 북클러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는 한승혜, 김지은, 하고운 작가와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7일 화요일, 한승혜 작가의 첫 번째 북클러버가 ZOOM을 통해 진행되었다. 첫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김사과 작가의 소설 『0 영 ZERO 零』이다.
모임은 참여자들의 자기 소개로 시작되었다. 북클러버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평소에 소설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승혜 작가의 책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를 좋아하는 참여자, 코로나19로 줄어든 독서 모임에 대한 욕구가 있던 참여자, 한국문학을 좋아하는 참여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ZOOM의 특성상,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하던 참여자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공간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책에 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며, 한승혜 작가가 『0 영 ZERO 零』 작품을 소개했다. 책을 선정한 이유로, “간략하여 빠르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여러가지 질문거리를 남긴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주인공인 알리스의 독특한 세계관을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타인을 교묘하게 깎아내리고, 자신이 먹히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포식하는 알리스의 행동은 공포와 함께 호기심 혹은 매력을 자아낸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소설은 구조적이고 정교한 방식으로 계속 같은 주제를 드러낸다. 약육강식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 ‘인간은 타인의 불행으로 자신의 불행을 커튼처럼 가린다’는 생각 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관해 지속적으로 묻는다. 한승혜 작가 역시 참여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강하게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곁에 분명 존재하는 속물적인 사람들과 약육강식의 세계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참여자가 이에 더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사전 답변에서 대부분의 모임원들이 앨리스로 대표되는 세계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모두에게 던졌다.
참여자들은 차례로 답을 이어갔다. 세상은 강자의 논리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는 의견, 그럼에도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고 인간에게는 분명 측은지심이나 선함이 있다는 의견,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행동은 달라진다는 의견, 약자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견 등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졌다.
한승혜 작가는 이야기를 정리하며, 이 책을 선정하고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 이유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인간을 사랑하고 타인의 선한 행동을 늘 기대하지만, 환상을 품을수록 그만큼 무너지기도 쉬운 법이에요.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이 얼마나 입체적이고 유동적인 존재인지를 알고 있는 것도 필요하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두 번째 모임 책은 아베 고보의 『모래의 여자』다. 역시 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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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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