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 동안 명예와 지위를 지키고 있는 그랑 크뤼 와인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신흥 명문 와이너리들까지 30개 이상의 와인과 와이너리를 한 권으로 만나는 책이다. 저자는 다채롭고 섬세한 와인의 세계에 매료되어 직접 프랑스로 건너가 유명 양조가들을 배출한 보르도의 생테밀리옹 와인 양조 학교에서 공부하고 15년 넘게 업계에서 일했다. 지금은 와인문화공간 ‘카비스트’를 직접 운영하며 와인을 문화, 예술과 엮어 기획하고 기록하는 와인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각기 다른 품종의 포도가 농부의 손을 거쳐 와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 그리고 유통과 판매 시스템을 거쳐 우리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를 꽉 찬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와인 속에 담겨있는 역사와 예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파편적 지식보다는 향유하고 함께 나누는 와인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요즘 와인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는데요. 와인도 궁금하고 여행도 못 떠나는 요즘 딱인 책인 것 같아요. 어떤 책인지 짧게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프랑스 와인 농가의 어린 자녀들과 같이 공부를 같이 했고, 또 프랑스 회사에서도 8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와인을 즐기는 데에 필요한 상식 그리고 재미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와이너리들에 대해 좀 더 가까운 시각으로 쓴 책입니다.
저자 소개를 보니 이력이 독특하신데요. 회사를 다니시다 그만두시고 프랑스 양조 학교를 다니셨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을 공유해주세요.
첫 해에 프랑스어를 못해서 어려웠으나, 프랑스말을 익히고 난 이후에는 프랑스 농촌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해주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특히, 선생님 그리고 전통을 존중하는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학교 선생님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매일 물어보던 기억이 납니다.
와인, 와이너리 여행 속 소개된 와이너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신가요?
샤토 라피트 로칠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은퇴한 와인 메이커인 샤를 슈발리에씨는, 술에 취하면 저에게 노래를 시키고는 했습니다. 최고급 와인이 서브되는, 아름다운 성에서 멋진 저녁을 즐기다가 갑자기 아리랑 같은 우리 민요나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걸 상상해 보세요. 꼭, 한국의 전통 음악인들을 초대하여, 라피트 로칠드 정원에서 공연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지 못하고 은퇴하셔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한국이 구해낸 포므롤 와인’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는데요. 한 때 프랑스에서 김치에 어울리는 와인을 만드려고 세미나까지 열었다는 내용도요. 프랑스 와인 시장에서 ‘한국’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솔직히 한국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중국과 다른 나라라는 것을 잘 알고있고요. 제가 공부한, 보르도의 경우, 다른 나라 방문객들과 다르게, 한국 방문객들은 와이너리를 들를 때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데, 이것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참 친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내추럴 와인이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은데, 친환경 재배 방식과 생산이 와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실 만한 내추럴 와인 양조장이 있을까요?
제가 보르도에서 하숙했던 집이 바로 내츄럴 와인 메이커의 집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내츄럴 와인은 팔리지 않아서, 부업으로 민박 같은 걸 했어야 했어요. 이 집은 샤토 메이레 (Ch Meylet) 라는 집으로, 보르도 내츄럴 와인의 아버지 같은 전설이 되었죠. 지금은 민박을 운영 안 해도 먹고 살 정도가 되었어요.
“와인을 즐기는 것은 와인을 둘러싼 이야기를 한 겹씩 벗겨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하셨는데, 와인을 이제 막 즐기게 될 초보자들에게 선생님께서 특별히 주실 만한 팁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너무 이것저것 마시지 말고, 좋아하는 것이 하나 생기면 그걸 자주 마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게 되죠.
기념일에 연인과 함께 먹으면 좋을 와인과 얽힌 이야기 하나 소개해주세요.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같은 팁도 주셔도 좋아요.
저는 기념할 일이 있을 때는,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이 좋은 거 같아요. 보통 와인은 호불호가 있는데, 스파클링은 모두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별처럼 올라오는 기포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스파클링은 차게 해서 마시는 게 중요하고요. 프랑스 사람들은 푸와그라와 같이 하는 편인데, 제 생각엔 우리나라 음식하고도 무리 없이 어울리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와인’에 관한 글을 계속 쓰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다음 책은 어떤 주제로 진행해보고 싶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지금 와인을 만드는 농부들은 여러 가지 위기를 겪고 있어요. 첫째로는 항상 자연 재해의 위기와 싸워야 하고, 또 하나는 경제적인 위험에 도전해야 하죠. 와인을 만드는 농부들도 우리 주변에 있는 농부들과 똑같습니다. 다들 자기 장래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요. 다음에는 이 농부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에 대해 쓰고 싶어요.
*이민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IMF 시기에 창업을 통해 사회에 뛰어들었다. 어렵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5년 뒤 회사를 그만두고 프랑스로 건너가 와인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3년간 프랑스 와인 산지를 여행하며 와인 생산자들을 직접 인터뷰했고 유명한 지역 양조가들을 배출한 생테밀리옹 와인 양조 학교에 입학하여 고등기술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에 돌아와 5년 동안 와인 수입 회사(나라셀라)에서 바이어 및 마케터로 일하며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의 양조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프랑스 회사(도멘 바롱드 로칠드)의 한국 담당자를 거쳐, 와인을 와인답게 즐길 수 있는 와인문화공간 ‘카비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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