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왕초보의 영어 말문을 트게 해 준 200만 회원의 시원스쿨. 시원스쿨의 대표 강사 이시원 선생님의 첫 번째 어린이영어 학습서 『초등 기초영어법』이 출간되었다. 성인 영어 시장에서 입증된 시원스쿨만의 영어 학습법인 ‘단어연결법’을 통해 기본을 강조하는 영어 학습법을 널리 전파해 왔고, ‘습득’과 ‘소통’을 위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저자 이시원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어린이 영어 교육 철학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이시원 선생님이 처음으로 성인 대상이 아닌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서를 만드셨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성인 기초 영어 강의를 하면서 영어 학습 방법에 대한 고민을 늘 해 왔고, 또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계속 연구해 왔습니다. 이제는 성인 학습자들도 연령이나 환경에 따라서 레벨이 많이 나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학습 대상에 따라 좀 더 세분화된 강의를 준비하던 중 자연스럽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 학습에도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죠. 어린이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은 성인이 학습을 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지만, 사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기본 골자는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완전히 나의 것으로 ‘습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했던 성인 기초 영어의 학습 방법을 “조금 더 어린이 친화적인 것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에서 시작한 것이 바로 『초등 기초영어법』이었습니다.
자녀의 영어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한국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되도록 빨리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해요. 되도록 빨리 가르치는 것이 영어를 숙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거기에다 이른바 “결정적 시기”에 대한 믿음도 크죠. 물론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영어 공부를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불안해하실 수 있어요.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 중에는 영어 동화책을 술술 읽는 아이들이나 영어 노래를 신나게 따라 부르는 아이들을 보실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영어 동화책을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소리 내서 읽거나, 영어 동요나 챈트도 발음만 따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님들은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왠지 우리 아이는 늦은 것 같은 생각이 드실 거예요. 하지만 영어는 유치원에서 얼마나 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혹은 성인이 되어서 진짜 소틍을 위한 영어를 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해요. 따라서 영어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꼭 정답이라고 할 수 없어요.
다만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인 자녀의 영어 공부는 아이가 흥미를 가질 경우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요. 저도 역시 초등학교 시기를 본격적으로 영어의 기본기를 쌓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아이들의 언어 습득력이 가장 좋은 시기가 초등학교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뇌는 많은 것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단어를 외우는 것은 초등학교 1-2학년부터, 문장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에 가장 좋은 때는 초등학교 3-4학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영어 유치원은 갈 필요는 없는 걸까요?
한국에서 영어를 잘 배우게 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비싼 영어 유치원을 선택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요.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것이 맞는가를 먼저 살펴봐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의 케이스가 아닌, 우리 아이의 성향과 잘 맞는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거예요. 영어유치원은 유아 ’어학원’이라고 보시면 돼요. 사실 영어 유치원도 일반 유치원 같이 ‘인성, 체험, 체력, 놀이’를 중심으로 한 놀이식이 있고, ‘언어능력 습득’을 목표로 하는 학습식이 있지만 보통 5세 입학을 하여 영어에 대한 적응기를 갖고, 6세 때 영어 말하기에 익숙해지고, 7세때 본격적으로 미국 영어교과서를 학습하게 돼요. 따라서 영어 유치원을 2~3년 다니며 제대로만 집중한다면 일반 유치원 아이들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영어에 오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아이들의 성향과 부모의 계획, 상황에 따라 영어 유치원에 적합한 아이들이 다르다는 거예요. 영어 유치원이 영어를 쉽게 장착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어에 크게 흥미가 없고, 부모가 꼼꼼히 숙제도 못 봐주는 상황이라면 남들만큼 효과를 못 볼 수 있어요. 항상 선택의 기준은 ‘우리 아이에게 맞는가?’라는 것 기억하세요.
초등학생 자녀, 영어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어떻게 할까요?
영어 공부뿐 아니라 어떤 과목이든 공부하기를 좋아하는 친구들보다는 싫어하는 친구들이 훨씬 많을 거예요. 아이들은 왜 공부하는 게 그렇게 싫을까요? 왜 잘 하지 못할까요? 그건 아이들에게 꼭 맞는, 혹은 꼭 필요했던 단계에서 배우지 않고 어려운 단계의 공부를 바로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은 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너무 많은 양을 한 번에 입력시키려고 하다 보니까 우리 친구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게 되는 거죠. 특히 영어 과목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긴 시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영어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죠.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 영어를 잘해서 다른 나라에도 가고,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다 가지고 있어요. 그런 친구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바로 어려운 것을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쉬운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가장 쉬운 영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먼저 단어를 공부하는 거예요. 책을 읽는데 단어 뜻을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 읽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금세 흥미를 잃고 영어를 포기하고 싶어질 거예요. 쉬운 단어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단어의 양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 단어들을 연결해서 문장을 만드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기본적인 문장을 만드는 아주 간단한 원리만 알고 있으면 대부분의 문장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어요. 2-3단어로 이루어진 문장 구조의 원리를 알게 되고 익숙해지면 그보다 더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확장해 나가게 되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예요.
반대로 영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아이, 앞으로 어떻게 가이드 해줘야 할까요?
아이가 관심을 가질 때에는 사실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더라도 반드시 효과를 보게 되어 있어요.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잖아요? 그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을 거예요. 그렇게 아이가 먼저 영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여러 가지 학습 방법 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최대한 많은 방법을 소개해 주시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선적으로는 단어를 외우거나 책을 읽는 것도 있고, 영어 만화를 보는 것도 있고, 팝송을 듣는 것도 있고,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것도 있고, 굉장히 다양하게 영어에 접근하는 방식이 있어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공부하고 싶어지게 하려면 일정한 노력을 들였을 때 꾸준히 결과물을 낼 수 있어야 아이들이 지치지 않을 수 있는데, 아이들이 가장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잘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게 중요해요. 아이의 관심과 적절한 학습법을 찾는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중 어떤 과목 먼저 해야 하나요?
우선 소리부터 익혀 귀를 트이게 한 다음 말을 하고 읽기가 자유로워진 후에 쓰기가 가능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언어습득의 과정이에요(듣기->말하기->읽기->쓰기). 하지만 유아나 초등학생 단계에서는 이와 같은 단계를 모두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이의 기호와 수준에 따라 적절한 학습 방법을 찾고 학습 동기를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인데,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의 네 개의 영역의 순서를 굳이 정하지 않고, 듣기 학습을 하면서 쓰기나 말하기를 한다거나 읽기 학습을 하면서 말하기와 쓰기를 함께 하는 통합적인 학습을 유도하는 것이 학습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함께하면 좋은 영어 공부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우선 매일 가족과 함께하는 영어 일과를 만드는 것이 좋아요. 학부모님께서 영어에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아요. 특정 시간대를 골라 이 시간이 되면 영어로 된 여러 가지 놀이와 함께 영어를 사용하면서 아이들이 이 시간을 제대로 인식하고 매일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거예요. 이때 중요한 점이 아이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주제를 고르는 것이에요. 자녀의 관심사를 살펴보면 어떤 게임, 노래, 놀이가 아이들의 학습에 동기를 유발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저학년 때에는 기본적인 단어의 뜻만 익히는 데에 집중하는 것도 좋고, 간단한 표현을 나타내는 행동을 해 보는 것도 좋아요. 고학년으로 갈수록 표현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한데, 초등학교 시기는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늘’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학부모님들도 함께 노력해 주셔야 해요. 이처럼 부담스럽지 않게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시키고 영어에 재미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시원 현재 기초영어 사이트 중 전체 회원 200만 명이 찾는 시원스쿨 닷컴의 메인 강사이자 대표입니다. 캐나다 이민으로 갑작스레 영어와 정면으로 부딪치게 되었으나, 시행착오 끝에 영어를 빠르고 쉽게 배울 방법을 깨닫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자신의 영어 말하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원스쿨 학습법을 만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어 회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쓴 책으로는 『시원스쿨 기초영어법』, 『시원스쿨 말하기 영문법』, 『나의 영어 사춘기』 등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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