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그리고 호주까지 4개국의 프로야구 리그에서 활약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 구대성. 그가 자신의 야구 인생 대소사를 되짚어보는 자전적 에세이 『구대성은 지지 않는다』를 펴냈다. 한화 이글스 팬들이 그토록 목놓아 외쳤던 닉네임 ‘대성불패’를 딴 제목이다.
한화 이글스의 첫 우승, 한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이끌었으며, 늘 낯선 곳을 찾아 새로운 야구에 도전했던 구대성, 그가 들려주는 야구장 안팎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야구인의 삶을 그린 인생 에세이지만, 끊임없이 도전했던 한 프론티어가 자신의 삶을 옮겨 전해주는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에세이 『구대성은 지지 않는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은퇴하고 호주로 건너가신 후, 야구팬들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 작가로 변신하셨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구대성은 지지 않는다』는 저 구대성의 야구 인생을 담은 책입니다.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나만의 투구 폼을 만들면서 투수로 성장해가는 과정, 그리고 프로 선수가 되어 한국, 일본, 미국, 호주에서 활동하며 경험한 것들, 은퇴 이후의 삶까지 모든 야구 여정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성공담만 전하는 책은 아니고, 예고 없이 찾아온 여러 번의 부상과 재활, 재기, 타국에서 겪었던 차별과 설움 등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들어 있습니다.
평생을 야구장에서 살아오셨을 텐데, 야구공이나 글러브를 내려놓고, 펜과 키보드로 글을 쓰는 작업이 쉽지 않았으리라 짐작합니다. 글을 쓴다는 게, ‘구대성’이라는 이름을 걸고 책을 펴낸다는 게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책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어려서부터 운동에 몰두하는 삶을 살아서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50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오랜 시간 펜을 잡고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것이지만, 책을 쓴다는 게 정말 어렵고 힘들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저는 호주 시드니에 있어서 아직 책이 나온 걸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YES24 같은 인터넷 서점에서 ‘저자 구대성’이라고 소개된 글을 보니 가슴 벅차고 설레는 기분입니다.
아무래도 자전 에세이인 만큼, 야구인 구대성의 인생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 같은데, 책을 통해 소개된 에피소드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어떤 부분인가요?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에피소드를 추천해주신다면요?
프로야구선수로,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야기들은 과거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부분이 꽤 되겠지만, 부상을 당하고 재활 훈련을 하면서 겪었던 괴로움과 고민의 시간은 누구에게도 자세히 얘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하는 제 선수 생활의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힘든 시간들을 저 구대성이 어떻게 이겨냈는지 읽어 보시고 많은 분들이 작은 희망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용기와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스포츠팬, 야구팬, 그중에서도 한화 이글스 팬들이 이 책을 너무나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대성 선수는 여전히 한화 이글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로 꼽히니까요. 그렇다면 야구인 구대성에게 한화 이글스라는 팀과 한화를 응원해주신 팬들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프로에 들어와 일본, 미국에 진출했던 것을 빼면 은퇴할 때까지 빙그레 이글스, 한화 이글스 유니폼만 입었습니다.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곳도 마무리 지은 곳도 이글스입니다. 한마디로 저에게는 고향 같은 곳입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찾아가도 늘 반갑고 낯설지 않은 고향 같은 팀이 한화 이글스입니다. 한화가 고향이라면, 한화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은 고향의 가족 같은 분들입니다. 제가 성장해나가면서 정상에 서는 모습 그리고 정상에서 내려와 황혼을 맞은 모습 모두를 지켜봐 주셨고, 기억해주시고, 여전히 기다려주시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팬들이 미디어로 접한 구대성 선수의 마지막 소식은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 변신했고, 1년만에 감독 자리를 내려놓았다는 뉴스일 텐데요. 오늘날 구대성 선수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근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네, 그렇겠네요. 질롱 코리아 감독직을 내려놓은 후로는 호주 유소년 대표팀 코치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호주 유소년 야구 일정이 대부분 취소, 연기되면서 그 일도 오래 지속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후로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 독서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한국사 책들, 박영규 작가의 『조선왕조실록』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트롯이 대세라고 알고 있는데, 저 역시 가족들과 함께 트롯 가수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즐겨봅니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이지만, 이제 곧 다시 야구의 시즌이 돌아올 것이고 2021 프로야구 개막할 텐데요. KBO 리그 내에서 그리고 한화 이글스 후배들 중에서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가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투수, 좌완 투수이다 보니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 선수의 꾸준한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외국인 선수들과 겨루어 절대 뒤지지 않는 국내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하고요. 또한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 선수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종범 코치 못지않은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화 이글스 직속 후배들 중에서는 노시환 선수가 타선을 이끄는 거포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올해 새로 입단한 킹엄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구대성은 지지 않는다』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과 팬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최선을 다해 기억을 되짚어 저의 야구 인생을 옮겨 썼습니다. 야구선수 구대성을 사랑해주셨고, 아직까지 기억해주시는 팬 여러분과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춥고 힘겨운 이 시기에 따뜻한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1년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 돌아오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찾아 직접 인사 나눌 수 있는 자리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구대성 1969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신흥초, 충남중, 대전고, 한양대를 거쳤다. 1993년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한국프로야구(KBO) 선수로 데뷔했다. 2년 차인 1994 시즌부터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단연 1996년이다. 18승 3패 24세이브를 기록하며 투수 4관왕에 올랐고, 페넌트레이스 MVP도 수상했다. 1999년에는 한화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하며 MVP까지 차지했다. 이듬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며 한국야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후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해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활약했고, 2005년 뉴욕 메츠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거가 되었다. 불의의 부상으로 MLB 생활은 1년에 그쳤지만, 국가대표 은퇴무대가 된 2006 WBC를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 대회 후, 친정팀 한화에 복귀해 다시 한번 ‘대성불패’의 면모를 보여줬다. 2010년, 한화 유니폼을 벗고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은퇴했다. 현역 연장을 위해 새로 출범한 호주프로야구(ABL)에 진출했고,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5년간 활약했다. 2018년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 변신했다. 시즌 최종전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때 그의 나이 50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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