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 기타리스트들의 밴 헤일런 헌사
에드워드 밴 헤일런에게 바치는 아홉 기타리스트의 헌사 "그는 기타의 새 역사였다!"
글ㆍ사진 이즘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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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호령한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의 축인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밴 헤일런이 지난 10월 6일 65살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77년 'Eruption'부터 1983년 마이클 잭슨의 'Beat it', 그리고 밴드의 스매시 'Jump'에 이르기까지 마치 건반 연주와도 같았던 그의 경이로운 기타 워크는 동시대의 무수한 기타리스트와 지망생들에게 일대 충격을 던지면서 새 역사를 열었다. 당대 일렉트릭 기타 플레이 전반이 에드워드 자기(磁氣) 작용이 미치는 공간에 속했다고 해도 과장일 수 없다. 에드워드 밴 헤일런으로부터 어떠한 영감과 영향을 받았는지 우리 9인 기타리스트들이 전하는 추모의 헌사를 만난다.



신대철 / 시나위

중학생 때 재킷이 멋져서 산 백판을 통해 'Eruption'을 들었을 때 실로 멘붕에 빠졌다. '사람이 친 건가', '과연 이게 기타 연주 맞나'.. 그건 가히 혁명이었다. 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제프 벡만 알다가 갑자기 솟구쳐 올라 '이렇게도 연주가 되는 거구나'를 일깨운 것이다. 전적으로 새로운 발상의 연주였다. 그는 또한 기타리스트를 넘어 키보드 연주도 출중하고 작곡 솜씨도 빼어났던 위대한 아티스트였다.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유투브 영상을 보다가 하루 종일 눈물을 뚝뚝 흘렸다. 너무 슬프다.



유병열 / 전 YB, 현 YBY

기타의 역사를 새롭게 쓴 사람이다. 지미 헨드릭스에 이어 또 한 번 연주에 있어서 기존 질서의 파괴를 이끌었다. 에드워드 밴 헤일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양손 태핑일 텐데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교하게, 완벽하게, 마치 건반을 치듯 연주한 것은 그가 시발점이었다. 그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그 테크닉은 하나의 유혹이었고 따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타를 잡은 사람이라면 다 그랬듯 기타 연주의 극점까지 가야 했기에 'Eruption'은 성장 프로세스에 있어서 필수 레퍼토리였다.



김도균 / 백두산

1980년대 기타 연주를 완벽하게 주도한 인물이다. 프로 포함 아마추어까지 모든 기타리스트의 주법이 그의 영향 아래 있었다. 1980년대는 실로 '기타 올림픽' '기타의 시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빼어난 기타리스트들이 잇달아 출현하면서 1970년대 구축된 기타연주가 정점에 도달한 시절, 그 상승흐름을 압축한 인물이 바로 에드워드 밴 헤일런이었다. 라이트핸드 주법도 그렇다고 보는데, 클래식을 모티브로 한 '네오 클래시컬' 장르의 문을 연 사실도 빼놓을 수 없고... 그에게는 '역사'란 말을 붙여야 한다.



양지완 / 퍼플레인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20대, 30대 전성기 때 모습으로, 기타 아이돌로 남아 있다. 그 우상이 사라져 믿기지가 않는다. 그 빨간 색 의상 하나만으로도... 그를 한창 카피하고 연습하면서 느낀 것은 비록 양손 태핑, 라이트핸드 주법으로 이슈가 되긴 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에드워드 밴 헤일런은 리프를 창작한 거라든가 음악에 맞게 기타 연주를 만들어가는 것을 정말 잘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기타 테크니션이 아니라 아티스트였다.




조필성 / 예레미

초년생일 때 기타영웅이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웅이란 그런 칭호는 최초를 받은 인물이라고 본다. 나도 단순히 주법뿐 아니라 기타 톤, 그 둥글둥글한 톤을 닮으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다. 심지어 쇼맨십까지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의 주법은 너무도 생소했고 희한했으며 소름 끼치는 것이었다. 나중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저렇게 치는구나' 확인했을 때의 전율. '와∽ 원 맨 솔로 기타 하나로도 저렇게 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구나..' 정말 놀라움 투성이었다.



하세빈 / 네미시스

기타를 시작함에 있어 영감을 준 여러 기타리스트가 있었지만 그중 히어로 중 히어로가 에드워드 밴 헤일런이었다. 큰 별이 졌다. 그런 인물이 유명을 달리해 더 슬프다.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점점 기타의 히어로가 사라지고 있는 시절이라 더 그렇다. 그가 새롭게 개발해 이제는 역사가 된 태핑 주법은 기타리스트라면 대부분 사용하고 나도 때로 동원할 만큼 존경심을 간직하고 있다. 내게 밴 헤일런의 영향은 상당했다.



타미 김 / 전 김종서밴드, 현 타미 김 블루스 밴드

SNS를 통해 처음 부고 소식을 접했을 때 이렇게 말하면 과장일지 모르지만 친인척이 사망한 것만큼 가슴이 쓰렸다. 나는 그로부터 연주뿐 아니라 음악을 하는 태도와 삶의 모습 전반에 걸쳐 영향을 받았다. 기타의 모든 것을 규합해서 그렇게 창의적으로 연주한 사람이 그전에는 없었다. 우리는 모두 '포스트 밴 헤일런'으로 규정해야 하고 폴 길버트, 리치 캇슨을 포함한 해외의 많은 기타리스트들처럼 나도 밴 헤일런 키드다. 내게는 지미 헨드릭스보다 임팩트가 3배 이상은 컸다.



박창곤 / 이승철황제밴드

기타리스트라면 그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 경우는 어렸을 적부터 특별히 경배해 마지 않았다. 그 연주를 너무 닮고 싶었다. 흔히 에드워드 밴 헤일런 하면 태핑, 해머링의 주법 측면에서 많이 얘기되지만 나는 그 톤을 더 좋아했다. 그걸 제대로 재현하고 싶어서 여러 브랜드의 기타를 사곤 했다. 난 한마디로 그가 기타를 가장 '자유분방하게' 연주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박영수 / 지하드

솔직히 그를 추종했다고 할 수 없지만 나도 그로부터 영향과 자극을 안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기타에 홀렸던 키드 시절, 기타의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주고 연주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사람임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칠수록 빠져드는 오묘한 기타의 매력을 더 느끼게 해준 인물이다. 그 환상의 연주를 더 듣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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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