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이라는 변수로 인해 세상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접촉과 대면이 위험한 일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회ㆍ문화 전반에 걸쳐 ‘언택트’(Untact)라는 트렌드가 생겨났으며, 비대면ㆍ무인화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기 시작했다. 언택트는 이미 ‘온택트’(Ontact,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연결을 더한 것으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외부 활동과 비대면 거래 등을 지칭)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본격적인 온택트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촉 없는 연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어떤 차세대 기술이 필요하며, 이 기술을 통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IT 분야 최고의 트렌드서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를 통해 확인해 보자.
벌써 여덟 번째 『모바일 미래보고서』 시리즈입니다. 매년 IT 분야 트렌드서를 출간해 오며 어떤 점을 느끼시나요?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 올해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매년 집필을 할 때면 다음 해에는 어떤 트렌드 변화가 나타날 것인가를 생각하며 지내기 때문에 가끔은 시간을 앞서 사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올해는 예상치 못한 큰 이슈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동안의 『모바일 미래보고서』 시리즈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들의 등장으로 변화되는 현상을 트렌드로 담아냈는데 올해는 반대로 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술과 서비스의 변화를 트렌드로 담았습니다. 그만큼 코로나19의 영향이 IT를 비롯한 전 분야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집필 과정에서도 여건상 오프라인 미팅을 진행하지 못하고 온라인 화상회의 솔루션과 클라우드 서비스, SNS를 통해 작업을 진행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인 ‘온택트’ 기반으로 책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겠군요.
2021년 IT 분야 키워드를 ‘온택트’로 선정하셨습니다. 이 키워드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전 분야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학교가 휴교했고, 회사가 재택근무 체제로 돌입했으며, 종교행사가 취소되는 등 사람 간의 교류를 최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이 발생한 직후에는 교류를 최소화한 단절된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이 또한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소통과 교류가 필요한 사회적 동물입니다. 완벽한 단절보다 안전한 연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이것이 온택트 서비스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온라인 연결을 의미하는 온택트는 향후 더욱 주목받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차례를 살펴보면 AI, 디바이스, 커머스,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 금융 총 6개 분야로 나누어 온택트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 산업 분야 중 이들 6개를 꼽은 이유가 있을까요?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AI), 온택트 서비스와 연결하는 기기(스마트 디바이스), 가장 빠르게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커머스),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디지털 마케팅),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들(빅데이터), 변화를 기반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분야(금융). 모두 코로나19로 뉴 노멀로 자리잡게 될 온택트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6개의 분야를 중심으로 온택트 트렌드를 설명해 보려 했습니다.
책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가속화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온택트 시대로 가는 일련의 변화들이 시기만 앞당겨졌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의미일 텐데요,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까요?
온택트는 그동안의 IT, 모바일로 인해 나타났던 트렌드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온라인 기반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의미하는 O2O(Online to Offline), 사용자의 수요에 맞춰 즉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 등 최근 몇 년간의 트렌드는 모두 오프라인 생태계와 협업이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온택트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비중이 온라인으로 더 치중되고, 심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오프라인 생태계만을 남겨 두고 온라인으로 이동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온라인 쇼핑액이 늘고, 특히 오프라인에서 주로 구매하던 식료품과 생활용품의 거래액이 증가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오프라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오프라인 기업들은 생존과 경쟁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에 거점을 두더라도 온라인,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에 대한 준비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가장 주목받은 이슈가 ‘코로나19 수혜 기업’, ‘언택트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비대면ㆍ무인화 비즈니스가 더욱 보편화될 2021년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2021년 주목받게 될 기업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국내외 기업 한 곳씩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글로벌기업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입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온라인 회의 솔루션 서비스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이는 202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일상화되면서 화상회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줌, 구글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등 많은 화상회의 솔루션의 수요가 증가했고 슬랙, 라인웍스 등 협업 툴이 가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코로나19 위기가 해당 분야의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SSG닷컴이 주목할 만합니다. 모두가 온라인에 주목할 때 오프라인 물류 거점인 풀필먼트를 확충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미국 혹은 전 세계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도 풀필먼트를 적극적으로 확충하여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풀필먼트가 무형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풀필먼트에 집중하는 SSG닷컴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행히도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씀하셨듯이 ‘위기 속에도 기회는 존재할 것’이며 2021년에도 끊임없이 비즈니스 기회들은 생겨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어느 때보다 고객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반응을 빠르게 읽어야 합니다. 지금은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팬데믹으로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입니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도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고객들의 행동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관심 없었을 온라인 여행 상품을 유료로 구매하고, 홈트레이닝 기기로 집에서 운동을 하며, 심지어 온라인으로 회식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현 상황에 답답한 고객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객의 행동과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코로나 이전으로 쉽게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위기에서 비롯된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AI, 디바이스, 커머스,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 금융 각 분야의 키워드를 하나씩만 말씀해주신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AI 분야는 ‘AIX’(AI Transformation)입니다. AIX는 DX(Digital Transformation)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텐데요, DX가 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시행하는 것이라면, AIX는 기업 전반에 AI를 적용하여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바이스 분야는 ‘홈테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주거 목적 외에도 홈트레이닝, 홈쿠킹, 홈가드닝 등 집 밖에서 영유했던 많은 것들을 집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가 출현하게 됩니다.
커머스는 ‘숍 스트리밍’(Shop Streaming)입니다. 숍 스트리밍은 오프라인 매장이 모바일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장점들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옷감의 질감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채팅창에 요청하여 숍스트리머를 통해 안내를 받는 것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은 ‘고객 경험’입니다. 고객들이 브랜드를 접하는 맥락에서 가장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마케팅이 기획되는 것입니다.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최적의 경험이 설계되어야 합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자원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거래 가능한 자원으로 변모하여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저장하고 유통하고 활용하는 데이터의 밸류체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딥러닝 분야의 발전은 데이터의 자원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은 ‘화이트 라벨링’(White Labeling)입니다. 화이트 라벨링은 다른 회사가 생산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판매자가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금융업에서도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산업의 시행으로 금융 상품을 설계 및 공급하는 ‘제조사’와 모객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판매사’의 역할이 구분되는 화이트 라벨링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커넥팅랩 통신, 포털, 전자, 금융, 스타트업 등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 포럼. 40여 명의 멤버들이 정기적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출판, 강연, 칼럼, 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IT 분야 최고의 트렌드서로 자리매김한 『모바일 미래보고서』(구『모바일 트렌드』) 시리즈를 매년 집필하며 혁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탁월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왔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의 키워드는 ‘온택트’다. 코로나19로 인해 도래한 언택트 사회에서 기업들이 연결과 공유를 이어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술은 무엇이며, 그 기술을 통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지를 AI, 스마트 디바이스, 커머스,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 금융 총 6개 분야에 걸쳐 분석·전망한다. 현경민 대표는 KT에서 핀테크와 mVoIP 앱 서비스 등의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현재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에서 빅데이터 석사 과정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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