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이가 책 읽어줍니다]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친구에게
만화 속 사람들 이야기가 그 어떤 극적인 상황에 치닫는 이야기보다도 더 크게 와 닿는 건 바로 우리들 삶과 꼭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글ㆍ사진 소복이 (만화가)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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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날마다 마주하는 밥상에는 음식의 고유한 맛과 향뿐 아니라, 밥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사람들은 맛과 삶의 흔적이 잘 버무려진 음식을 먹는 동안,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위로받는 것이다. 『별맛일기』 는 한 가족이 차려 먹는 밥상과 삶의 기록이다. 별이는 할머니와 엄마랑 같이 사는 열 살 남자아이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냄새도 색깔도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음식을 만드는 할머니처럼, 별이도 음식 만드는 것이 유난히 좋다. 어느 날 별이네 집 옆으로 미나네 가족이 이사 오고, 별이네 가족과 음식을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홀로 별이를 낳고 살고 있는 별이 엄마, 피부색이 여느 아이들과 다른 지나와 미나, 별이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연우 들 우리 사회 변두리에 꽁꽁 숨어 있을 법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미역국, 비빔밥, 부추전, 떡볶이 같은 음식을 먹으며 별다르지 않게 살고 있다. 이 만화 속 사람들 이야기가 그 어떤 극적인 상황에 치닫는 이야기보다도 더 크게 와 닿는 건 바로 우리들 삶과 꼭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소박하고 요란할 게 없는 음식들과 잘 버무려져 우리에게 차분히 위로를 안겨 준다.

 

 

 

 


 

 

별맛일기 1 심흥아 글그림 | 보리
음식에는 고유의 맛과 향, 그리고 만드는 사람이 겪는 삶을 바라보는 마음자세가 담긴다. 이 만화에는 소박하지만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둘레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별이 식구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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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이 (만화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지금은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독특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그림에 인문적 감수성을 더해 내는 흥미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 환경 운동 단체인 ‘녹색연합’ 등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이백오 상담소』 『두 번째 비법』 등이 있고, 『우리집 물 도둑을 잡아라』 『인권도 난민도 평화도 환경도 NGO가 달려가 해결해 줄게』 등에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