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솔 “아이의 글쓰기는 엄마의 결심에서부터 시작”
아이와 글쓰기 전에 준비해야 할, 정말 중요하면서도 자칫하면 잃어버리기 쉬운 준비물이 있습니다. 아이가 쓴 글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아이와 나누는 대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부모님의 결심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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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에는 하루 세 줄 글쓰기로 입소문이 난 교사가 있다. 이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일기 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는 소문도 들렸다. 초등학교 1학년이랑 날마다 하루 세 줄 글쓰기를 한다고? 그 반 학생들은 부모가 일기 쓰기를 도와주지 않아도 스스로 일기를 쓴다던데?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하는데 어떻게 날마다 글을 쓸 수 있지? 어휘를 늘리는 방법도 따로 있다고?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 은 18년 차 베테랑 초등 교사가 자신의 자녀, 반 학생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한 하루 세 줄 초등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자신의 책을 읽고 나서 자녀와 글쓰기를 바로 시작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수줍게 웃는 윤희솔 작가와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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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소개를 부탁합니다.


반갑습니다. 아직은 저를 ‘작가’라고 소개하기가 어색한, 초등학교 교사이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첫 발령을 2002년에 받았으니, 이제 교직 생활 19년에 접어드네요. 저는 주로 학교랑 집만 왔다 갔다 하고, SNS를 전혀 안 하는데도 제 얼굴이 낯익다는 분들을 종종 만나요. 아마 제 얼굴이 흔한가 봐요.(웃음)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 교실 문을 열면 만날 수 있는 평범한 교사이자 길 가다 흔히 만날 수 있는 아들 둘 엄마라고 소개하는 게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 을 쓰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초등교육과를 나왔지만,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요. 자녀 둘과 우리 반 학생이 글을 잘 쓸 수 있게 돕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니 책이랑 논문을 많이 찾아보고, 좋다는 강의와 연수도 들었어요. 그런데 아직 글씨도 제대로 못 쓰고,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힘든 아이와 글쓰기를 시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나 강의를 못 찾아서 너무 막막했죠. 고민 끝에 한글을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와도 어렵지 않게 글을 쓸 방법을 찾아냈고, 저의 아들 둘, 초등학교 1학년 우리 반 아이들과 직접 써보았어요. 날마다 아이들이 즐겁게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려고 일부러 교실로 찾아오시는 학부모님들과 글쓰기 지도 방법을 물어오는 선생님도 점점 늘어났어요. 그때야 알았습니다. 글쓰기 물꼬를 어떻게 터야 하는지를 몰라서 답답해하는 사람이 저 혼자만이 아니라는 걸요. 그 심정이 얼마나 답답한지를 알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시간이 나는 대로 제가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하는 세 줄 쓰기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아이와 글쓰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나요?


아이와 글쓰기 전에 준비해야 할, 정말 중요하면서도 자칫하면 잃어버리기 쉬운 준비물이 있습니다. 아이가 쓴 글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아이와 나누는 대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부모님의 결심입니다. 결과물에 초점을 두면 나도 모르게 글씨나 맞춤법에 신경을 쓰게 되어 정작 가장 중요한 아이의 눈빛은 못 보게 되더라고요. 글을 쓰는 것보다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데 더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곧 새 학기가 다가오는데요.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알려주시는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그러니까 1~3월이 아이의 습관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초등학교 때 책 읽기와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 다 아실 겁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습관을 들이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긴 하지만, 늦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어른도 굳게 마음을 다잡으면 새로운 습관을 만들 수 있잖아요. 새해를 맞이하면서 자녀와 함께 들이고 싶은 습관을 함께 적어보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모님도 같이 도와주시면 성공할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집니다.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 매일매일 글을 쓰고, 독서를 하는 습관을 강조하시는데요. 현실적으로 지키기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요새는 부모는 물론 아이도 바쁘죠.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바빠도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이유가 뭘까요? 재미있잖아요. 그래서 습관이 됐고요. 시작도 하기 전에 ‘날마다 책을 읽는 것도 힘든데 글쓰기? 말도 안 돼.’ 하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간을 정해서 알람을 맞춰 놓고, 알람이 울리면 무조건 아이와 함께 책상 앞에 앉으세요. 책 읽는 공부를 시키려고 하지 마시고,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보여주고, 아이가 스스로 못 읽으면 읽어주세요. 아이가 책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저절로 책 읽는 습관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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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학생들과 매일 글을 쓰셨다니 그만큼 다양한 일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1학년을 담임하면 보통 박성우 시인님의 『아홉 살 마음 사전』 으로 하루 3줄 쓰기를 시작합니다. 글씨 쓰기도 어려운 1학년이 자기 생각을 써야 하니 처음에는 힘들어해요. 하루 3줄 쓰기를 시작하고 며칠 지났을 때였어요. 어떤 아이가 “에혀~ 우리는 여덟 살인데 왜 아홉 살 마음 사전을 읽고 하루 3줄을 써야 하는 거야.” 하면서 한숨을 푹 쉬더라고요. 속으로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은 1학년 선생님이니까 여덟 살 마음이 너무 궁금하거든.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아홉 살 마음 사전만 있지 여덟 살 마음 사전이 없는 거야. 그래서 여덟 살인 너희에게 직접 사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하고 꾸벅 인사를 했지요.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초등학교 교사로서, 자녀의 초등학교 시절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하는 엄마로서 세 가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녀 교육 정보를 찾기 위해 뛰어다니기 전에 우선 자녀를 잘 아셨으면 좋겠어요. 맛있는 땅콩이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는 것처럼, 옆집 아이에게 효과 있는 방법이 내 아이에게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요. 내 아이는 어떤 아이인지, 언제가 가장 기뻐하고 성취감을 느끼는지 주의 깊이 살펴보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렇다고 자녀에게 휘둘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기를 살려주겠다고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을 단호하게 못 하는 부모들이 해마다 점점 늘어나는 걸 학교 현장에서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가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아이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사실도 모릅니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지적을 받으면 반성이 아니라 분노하게 됩니다. 가정에서부터 부모의 권위부터 세우고, 아이가 잘못할 때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해주세요. 부모의 권위는 체벌이나 큰 목소리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곧은 원칙에서 나옵니다.

 

문해력을 키워주세요. 20년 가까이 고등학교 영어를 지도한 지인은 영어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 중 대부분이 우리말로 번역해 놓은 지문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난감해 했습니다. 국어 문해력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 해마다 늘어난다고도 했습니다. 문해력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지만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차근차근 다져야 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통해 적어도 해당 학년의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초등학교 시기에 꼭 키워주세요.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윤희솔 저 | 청림Life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알게 되고 학습 내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언제든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 옮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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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