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계급투쟁] 어쩌면 버려진 세계
부와 권력을 독점한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을 기치로 등장한 펑크 음악에 매료된 탓일까?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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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변칙적인 구성을 보인다. 저자가 처음 무료 탁아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시기(2008.9~2010.10)를 뒤로 배치하고, 보육사 자격증 취득 후 중산층 전용 민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다 다시 이 탁아소로 돌아와 일한 시기(2015.3~2016.10)를 앞에 놓았다. 그 사이 영국에서는 2010년 5월 총선의 결과로 집권 정당이 노동당에서 보수당으로 바뀌고, 사회 전반의 복지제도가 축소되는 ‘긴축’의 바람이 불었다. 언론에서는 노동하지 않고 생활보호수당으로 먹고살면서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구제불능의 언더 클래스under class’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이에 분노한 여론을 등에 업은 보수당은 생활보호수당이나 실업보험, 양육 보조금 등을 대폭 삭감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러한 긴축의 영향이 하층 계급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를 한층 극명하게 보이기 위해 ‘긴축 시대’를 앞에, 거기에 없는 무엇인가가 아직 남아 있던 ‘저변 시대’의 이야기를 뒤에 놓았다.

 

긴축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민자를 위한 영어 교실을 제외하고는 지원센터와 탁아소에 지급되던 모든 지원금이 중단되었다. 탁아소는 이민자의 아이들이 채우기 시작했고, 탁아소에 올 차비조차 없는 영국 하층 계급 아이들은 소수자가 되었다. 앞 시대의 ‘인종차별’이 이제 근면 성실하며 상승 욕구가 강한 이민자들이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허비하는 백인 하층을 혐오하고 배제하는 ‘계급차별’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4세 이전에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는 발육의 격차를 시정하기 위해 노동당 정부가 실시하던 영유아 교육 과정, 보육사를 베이비시터에서 교육자로 키워내기 위한 지원 정책들이 약화되면서 건강한 교육 현장이었던 탁아소는 남아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운영해야 하는 버려진 공간이 되었다.

 

과연 생활보호수당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은 긴축 이후 술과 약물을 끊고 직장을 구해 열심히 일하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몇 년 사이 영국은 밥을 굶는 사람이 속출하는 나라가 되었고, 백인 하층과 이민자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며 갈등도 하고 이해도 하며 살아가던 밑바닥 사회는 혐오의 전장이 되고 말았다. ‘제힘으로주의’가 길바닥에 내버린 사람들은 제 힘으로 일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굶어 죽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탁아소는 굶주린 이들을 위한 푸드 뱅크에 자리를 내주고 문을 닫았다. 탁아소가 정치에 완패했다.


 

 

아이들의 계급투쟁브래디 미카코 저/노수경 역 | 사계절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려 애쓰는 사람들과 밑바닥을 밑바닥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손을 내미는 사람들, 국가의 손이 닿지 않는 세계를 꾸려나가는 아래쪽 공동체의 저력을 증명하며 그 힘은 끝내 서로를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는 것에서 비롯함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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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계급투쟁 #빈곤 #정서 불안 #사람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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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