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펠릭스 마틴 저/한상연 역 | 문학동네
우리가 익히 안다고 믿었던 돈의 역사를 통해 금융과 경제정책, 세계경제가 모색해야 할 길을 제시한다. 화폐는 기발한 인류의 발명품이다.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안정’과 ‘자유’를 모두 주겠다고 약속하며 사회 안의 경제적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배하고 무정부주의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경제학은 나날이 추상화되어 실제 경체에서 멀어졌다. 그동안 거시경제학이 간과했던 화폐, 은행,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화폐부터 다시금 이해할 것을 주장하는 책. 고대 역사와 사상, 중세와 근대의 화폐 정책 및 군주의 역할, 은행의 탄생, 로크의 사상이 화폐를 보는 관점에 끼친 영향은 물론 케인스, 월터 배젓, 래리 서머스 등 여러 경제학자의 시각을 두루 기술하며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돈을 바라보게끔 안내한다.
그림책 테라피스트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과 그림책을 함께 읽었다. 저자는 한때 IT 통신회사에 10년간 다니며 복직과 퇴직의 기로에 섰던 워킹맘이었다. 깊은 불안에 휩싸여 있던 그에게 그림책이 용기를 주었듯,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으로 감정 치유와 위로를 넘어 다양한 영감을 주고자 했다. 저자가 진행하는 그림책 함께 읽기 모임에는 직장인, 워킹맘, 중년 남성, 여성 노인, 교사, 프리랜서, 심리상담사처럼 세대, 직업, 결혼 여부,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읽기 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위기와 갈등을 재해석하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나누며 안도한다. 그림책과 사람에 기대어 마음을 돌보고, 소중한 이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방도를 알려주는 가이드북이자 독서 에세이.
『광장』
김사과, 김초엽, 김혜진, 박솔뫼, 윤이형 저 외 2명 | workroom(워크룸프레스)
소설가 일곱 명과 제목이 같은 다른 소설 일곱 편에는 다양한 광장이 등장한다. 최인훈의 소설, 시청 앞 광장, 광화문 광장,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아마도) 유럽 어느 도시의 광장, (광장으로 사용될) 집단 주거 단지 내 공용 공간, 확장된 감각을 소통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시스템, 스마트폰의 단체 대화방 등. 대체로 1인칭의 화자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매체, 도시 재개발, 개인성, 테크놀로지, 상호 침투, 정동적 글쓰기, 계급 등을 가로지르지만, 결국 광장이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하게 되는 공간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중 동시대 파트에 해당하는 3부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한 책.
〈무한도전〉이 탄생했다가 폐지되기까지의 시간을 함께 산 이들에게, 중요한 모든 건 60초 후에 공개되는 것에 익숙한 이들에게, 나 혼자 사는, 산골에서 바다에서 삼시 세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에게 예능이라는 TV 방송 장르는 친숙하다. 연애, 결혼, 육아, 학교, 주거, 요리, 운동, 공부, 꿈 등 삶에서 중요한 모든 것이 예능의 아이템이 된다. 물 없는 어항에 갇힌 것 같았던 지방 청소년의 삶, 예뻐져야 한다는 강박에 지쳐 칩거를 택한 시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가 전국 학교에 내걸렸던 대학생 시절, 그리고 아버지는 왜 자꾸 자연인이 되겠다고 하는지…. 100% ‘리얼’일 수는 없는 TV 속 세계와 저자가 살아왔고 살아가는 현실의 세계는 어느 정도 포개져 있다. 웃으라고 만든 방송을 보면서 왜 울고 싶고 외면하고 싶어졌는지를 기록한 한국 예능과 예능인에 관한 코멘터리.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
김경욱 저 | 왓어북
대기업을 퇴사한 청년이 마트를 창업하고 분투하며 자리 잡는 과정을 담았다. 젊은 열정만으로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과 동네 친화적인 운영 방식을 접목하고, 타깃 고객을 향한 감성적인 접근으로 기존의 마트보다 더 잘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퇴사를 권하지도, 창업을 부추기지도 않는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나답게 살면서 내 방식대로 돈을 버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줄 뿐이다. 저자가 겪은 수많은 좌절과 고민,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보면 이 과정이 누군가의 성공신화처럼 달콤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는 TV 쇼닥터에게 속고 있다』
이태호 저 | 오픈하우스
종합편성채널과 홈쇼핑은 ‘100세 시대’라는 키워드로 불안 심리를 이용한다. TV프로그램에서는 앞다투어 의사를 패널로 초대해 식품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의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퍼뜨린다. 홈쇼핑은 특정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다. ‘전문의’ 이름표를 달고 나와 달변을 쏟아내는 의사들의 말에 귀가 솔깃해지지만,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식품 영역에까지 전문가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들을 ‘쇼닥터’라 칭하며 ‘의사 신분으로 방송 매체에 출연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등 간접?과장?허위 광고를 일삼는 일부 의사’라고 정의한다. 30년 이상 대학에서 생화학과 응용미생물학을 강의했고, 십수 년간 신문과 잡지 등에 쇼닥터가 왜곡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꾸준히 글을 써온 저자가 그동안 게재한 글을 다듬어 묶었다.
『최고의 차』
다비드 칼리 글/세바스티앙 무랭 그림/바람숲아이 역 | 봄개울
형형색색 광고판에서는 갖가지 물건들이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유혹한다. 그림책 속 자끄 아저씨는 화려한 광고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 꿋꿋이 작고 낡은 자동차를 오래 동안 타고 다녔다. 주차하기 쉽고 가고 싶은 데는 어디든 갈 수 있어서 큰 불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세련된 차 ‘비너스’ 광고를 본 뒤부터 갖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자끄 아저씨 월급으로는 아흔세 살이 되어야 비너스를 살 수 있었다. 월급을 받는 일 외에도 추가로 일을 하면서 자끄 아저씨는 드디어 자동차를 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도로를 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프로디테’라는 최신형 자동차 광고판이 눈앞에 보인다. 현대인의 쓸쓸함과 궁핍한 정신 세계를 엿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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