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많은 선택지를 마주하고 결정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만의 경험에 입각해, 감을 믿고 판단을 내리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은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기업, 정부 등 수많은 곳에서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무엇이 사실인지, 그 속에 어떤 진실이 담겨 있는지 제대로 보기 위해 점점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계를 이해하는 폭도 크게 변화한다.
학계, 기업, 정부를 넘나들며 20년 넘게 데이터를 다뤄온 신현호 저자는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에서 마치 8시 뉴스를 튼 듯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25가지 이슈를 주제 삼아 데이터를 통해서 세상 읽는 법을 흥미 있게 보여준다.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현상에 숨겨진 다양한 데이터를 다루면서 이 세계의 작동원리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인데요.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간단히 책 소개 말씀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8시 뉴스를 보는 것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25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주식시장의 움직임,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불평등 문제, 가짜뉴스의 실제 효과, 육아와 직장의 남녀갈등 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들은 데이터를 어떻게 관찰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기초 통계자료부터 세계적인 학자들의 최신 실증 연구까지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막연한 느낌이 아닌 체계적인 데이터로 세상의 작동방식을 보여줍니다.
학계, 기업, 정부를 넘나들며 20년 넘게 데이터로 의식주를 해결했다는 저자의 소개글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정말로 ‘데이터 장인’이신데요. 데이터를 다루실 때 자신만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제가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격언이 있습니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의 말입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경영할 수 없다(you can't manage what you can't measure).” 기업과 정부는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과거의 행동을 평가해야 하는데,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현대 사회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분석 능력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거창한 고담준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이를 확인하려는 실증적 태도가 제게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양날의 검을 다루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데이터를 다룰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아무래도 숫자로 표현될 때 보다 객관적이라고 생각하고, 차트나 그래프로 정보가 전달될 때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장의 차트(그림)가 천 개의 단어보다 더 잘 전달된다’는 속담이 동서양에 공히 있을 정도입니다. 이것이 데이터와 차트 분석이 중요시되는 이유 중 하나인데, 반대로 생각하면 데이터와 차트야말로 누군가 악의를 갖고 조작하거나, 실수로 잘못 해석할 때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2018년 여름 청와대의 ‘숫자로 읽는 우리 경제’라는 차트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도록 작성되어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담당 비서관이 사과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해서 소통할 때, 작은 실수 하나도 일파만파 퍼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늘 유념해야 합니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점점 어려운 시대입니다. 데이터 전문가로서 어떻게 뉴스를 보시나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셜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가짜 뉴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짜 뉴스는 많은 경우 터무니없는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 많습니다. 먼저 독자들이 ‘쉽게 믿지 않으려는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뉴스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이 데이터의 진위와 분석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중적 노력이 없으면 가짜 데이터와 엉터리 분석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다룰 때 느끼셨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데이터를 다루면서 가장 큰 자부심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나요?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안다고 생각했던 익숙한 세상이 데이터를 통해 전혀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깜짝 놀랐다. 새로운 것을 알게 돼서 고맙다’는 반응을 전해주실 때 짜릿함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요즘은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분들과도 데이터에 기반해서 대화하다 보면 강한 호기심과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일반인들의 데이터에 대한 갈증이 상당히 크다고 느낍니다. 전문적인 보고서를 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나 정부에서 놓치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밝혀주고 이것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때 상당한 보람을 느낍니다.
월드컵에서 남녀의 심장마비 발생율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아빠가 딸을 낳았을 때 젠더 인식이 교정된다는 등 생각지 못한 데이터를 연결시키는데요. 데이터만 보면 이처럼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나요? 데이터 해석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하루 종일 데이터만 들여다본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로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하시는 분들은 해당 학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금융경제학이나 심리학 같은 것들 말이죠. 저는 흥미로운 주제가 생기면 늘 주제 아래 숨은 기초통계를 확인하고 실증 연구들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 찾아봅니다. 그리고 각각의 데이터가 연결되는 지점들에서 논리의 비약은 없는지 통계적 오류는 없는지도 살핍니다. 결국 통계적 추론을 할 수 있는 기초적인 훈련과 훌륭한 데이터 분석 사례를 많이 읽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자님의 감이 데이터와 달라서 놀랐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가져다 주는 효과에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치인, 고위공무원, 기업경영자의 여성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성별 균형을 맞추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도는 형평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정부나 기업의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실험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조직 내 성적 균형을 높이면 기업의 주가도 올라가고, 공직 사회의 투명성과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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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신현호 저 | 한겨레출판
8시 뉴스를 튼 듯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25가지 이슈를 통계 데이터와 최신 연구자료를 통해 다각도로 분석하며 우리가 놓친 세상의 숨은 작동원리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