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부모님들이 ‘자존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길러주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는 부모님들이 많지요.
보통 우리는 ‘자존감’을 ‘자아존중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을 존중하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존감’은 단지 ‘자아존중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아존중감'의 더 근본에는 ‘자아존재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아존재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아존중감’이 자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도식화 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런데 '자아존재감'이 무엇이냐고요? 이는 쉽게 말해 ‘내가 여기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군가 나를 바라봐주지 않으면 '내가 여기 있음'을 느끼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모둠과제 발표를 맡았다고 합시다. 열심히 준비해서 수업 중 교실 앞에서 PPT 자료를 성의 있게 발표했다 한들, 아무도 발표에 관심 갖지 않는다면, 철수는 자신의 존재감에 의심을 품게 됩니다.
분명 철수는 발표를 하고 있었으나, 자기 자신은 그 자리에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인 '존재감 상실'을 경험하겠지요. 이렇듯 ‘내가 있다’라는 존재감은 나 스스로의 힘으로 느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바라봄’을 통해 인지됩니다.
아이라면 항상 자신의 존재감에 의심을 품습니다. 그리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선생님, 저요!"라고 말하며 손을 번쩍 들곤 하지요.
이러한 존재감 표출이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할 때, 또는 다른 친구의 이름만 불릴 때 아이는 점차 자신의 존재감에 불안을 느낍니다. 그리고 응답을 받은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하지요.
‘영희가 나보다 더 공부를 잘해서….’
‘철수가 나보다 더 달리기를 잘해서….’
‘민영이가 나보다 더 잘생겨서….’
‘예은이가 나보다 더 노래를 잘해서….’
결국 무언가 남보다 뛰어나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자꾸만 타인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내 아이의 존재감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그저 부모로서 자녀를 바라봐주기만 하면 됩니다. 자주, 짬나는 대로, 부모가 자신을 많이 바라볼수록 자녀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신을 응시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존재에 확신을 갖게 하니까요.
'자아존중감'은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까요? 이것은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형편없어 보이는 순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아이를 존중하고 아껴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실패한 순간, 모두가 자신을 외면한다면 존재감은 있을지라도 존재하는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없어집니다.
말도 안되는 점수를 받았을 때, 부모에게 거짓말 했을 때, 친구관계에서 매우 수치감을 느꼈을 때 등, 아이가 스스로 일어날 힘이 없어 보일 때마다 아이를 지원해주세요. 하지만 실상 그러한 순간들에서 대부분의 부모는 화를 내거나 훈육을 하며 자녀의 형편없음이 여지없이 더 드러나게 만들지요.
부모에게 혼이 나면서 느끼는 부끄러움. 이것을 아이는 무의식에 이렇게 각인시켜놓습니다. ‘내가 보잘것없는 순간에는 아무도 나를 바라봐주지 않는구나.'
아이가 형편없을 때에도, 아이를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이 되어주세요.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놈인데도, 엄마는 나를 계속 바라봐주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내가 못났을 때마저도 누군가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형성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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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존감의 힘김선호, 박우란 저 | 길벗
오늘도 아이 자존감을 살려주려고 애쓰는 모든 학부모에게 자존감에 대해 확실히 알려주면서 동시에 부모 자신의 잊고 있던 자존감까지 되살려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