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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학은 ‘추위’에서 시작한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 연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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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로색슨 문화는 통제 가능하고 인공적이며 난롯불이나 양초로 불 밝혀진 홀처럼 사회적인 공간을 기본적으로 더 선호했다. (2018.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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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스플래쉬 ⓒeleni-afiontzi

 

 

영국 문학은 추위에서 시작한다. <방랑자>로 알려진 다음의 애가가 쓰인 연대는 8세기나 9세기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에서는 고향에서 쫓겨나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라고 느끼며 얼어붙을 듯한 바다 위를 정처 없이 떠돌면서 지나간 삶의 추억에 사로잡힌 우울한 인물을 소개한다.


그는 자신의 노를 저어야 하네.
차가운 물속으로, 바닷길을 따라
망명의 길을 따라야만 하네[…]

- 8~9세기 경의 영국 애가 『방랑자』  중에서


실제 먼 바다로 나갔든 아니든 그 방랑자는 어떤 피난처를 찾으리라는 가망도 없이 혼자 유일하게 노를 젓고 있는 이다. 그는 한때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신의 군주에 충성을 바쳤고 군주는 그에게 따스함과 보호, 명예를 주었다. 그런데 군주는 지금 죽어서 ‘흙 속에 묻혔고’ 동지들은 전투에서 모두 죽임을 당했다. 그는 지금 집도, 위로가 될 만한 것도 하나 없이 홀로 적막하게 살아남은 듯 보인다.

 

21세기의 심리학자들은 온도와 인간의 감정 사이에 어떤 상호 관련성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배척당한 느낌이 들면 보통 체온이 내려간다. 달리 말해 추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따뜻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보다 사회적인 애착을 덜 느낀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실험에서 밝혀냈다. 그러므로 앵글로색슨인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즉 외로움과 추위 사이에 논리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생리학적 증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케빈 크로슬리 홀랜드는 ‘wintercearig’를 ‘내 마음속의 겨울(winter in my heart)’로 번역했다. 문자 그대로의 뜻은 ‘겨울의 근심(the cares of winter)’이다. 현대 영어와 달리 고대 영어에는 그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대단히 효과적이고 잘 인지되는 하나의 단어가 있었다. 이밖에도 겨울과 관련된 앵글로색슨 단어 계보에는 ‘winterbiter(겨울의 쓴맛)’, ‘winterburner(한겨울 급류)’, ‘winterceald(겨울 추위)’, ‘wintergeweorpe(눈 폭풍)’처럼 읽기만 해도 몸이 오싹해지는 단어들이 있다.

 

앵글로색슨인들의 시에서 추위의 반대는 태양의 열기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둘러앉은 실내 난롯불의 온기이다. 태양이 빛나는 날은 그들의 시에서 특색 있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태양은 보통 ‘하늘의 촛불’로 언급되곤 한다. 그들은 태양이 지는 것을 힘이 서서히 스러진다고 표현하고 등잔 기름은 태양이 녹은 것, 지는 태양은 연약한 불꽃으로 비유했다. 이런 비유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앵글로색슨 문화는 통제 가능하고 인공적이며 난롯불이나 양초로 불 밝혀진 홀처럼 사회적인 공간을 기본적으로 더 선호했다. 그래서 방랑자들의 꿈에 등장하는 것은 바람 부는 들판이 아니라 오히려 불을 피워서 연기로 자욱한 실내 분위기였다. 추방된 사람들은 부드럽게 낡아가는 나무 의자들이나 빛을 붙잡아 두는 금속품들이 있는 실내를 그리워했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알렉산드라 해리스 저/강도은 역 | 펄북스
큰 폭풍과 대범람을 보도하던 17세기의 소책자, 아무도 밖을 쳐다보며 자기가 본 것을 기록하진 않았던 중세에 홀로 날씨를 기록한 최초의 사람 윌리엄 머를이나 17세기 일기 기록자 존 이블린의 기록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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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알렉산드라 해리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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