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한 이야기를 써! -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는 슬럼프를 겪으며 아무런 이야기도 쓰지 못하는 가운데 가장 친한 친구 앨빈 켈비의 장례식장에서 그를 위한 송덕문을 쓰기 시작한다.
글ㆍ사진 이수연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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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5_송원근, 정동화.jpg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마스 위버가 그의 친구 앨빈 켈비의 송덕문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린 시절 소중한 한 때를 함께 보낸 친구의 장례식에서, 친구에 관해 쓰는 일은 쉽지 않다. 극이 올라가고 무대 앞 연설대에 선 토마스 위버는 “오늘 우리는 앨빈 켈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라고 쓴다. 그러나 곧 그 문장도 지워버린다. 첫 문장조차 쓰지 못하고 애꿎은 종이만 구겨서 바닥에 던지는 사이 죽은 앨빈이 나타난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2_정동화, 송원근.jpg

 

 

변화하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의 이야기


앨빈은 그가 일생을 보낸 아버지의 서점에 앉아 곳곳에 꽂힌 그들의 추억을 꺼내어 토마스에게 내민다. 두 사람은 종이에 적힌 과거 한 때를 읽으며 추억하기 시작한다. 둘이 처음 만난 핼러윈 파티, 몰래 참석한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송덕문이라는 걸 듣고, 서로의 송덕문을 써주기로 약속했던 일,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꾸게 된 토마스와 토마스의 꿈을 끝까지 지지해주던 앨빈의 모습까지. 고향에서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멀어지게 되었는지, 하나씩 보여준다. 


무대에는 죽 앨빈과 토마스뿐이다. 두 배우가 이끄는 2인극으로 책장으로 둘러싸인 서점이라는 배경도 변화 없이 그대로다. 변하는 건 시간이 흐르며 어른이 되는 토마스뿐이다. 여전히 고향에서 머무르며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는 앨빈과 토마스가 대조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한 토마스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앨빈은 고향에 남아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았다. 시간이 흘러 토마스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약혼녀가 생기고, 지켜야 할 약속이 늘어났다. 이제 둘은 지나간 시간을 추억할 수는 있지만, 미래를 의논하거나 현재를 상의하기는 어려운 사이처럼 보인다.

 

 

[제공_오디컴퍼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_공연사진6_강필석, 이창용.jpg

 

대단한 사람의 문장이 아닌 우리가 함께한 이야기


토마스와 앨빈의 이야기는 지나간 시간과 사람들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토마스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앨빈을 때로는 한심하게 여기지만, 그가 쓰는 소설의 모티프는 모두 앨빈과의 대화와 추억 속에서 끄집어 온 것이다. 앨빈은 변해버린 토마스에게 서운한 마음을 애써 억누른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앨빈의 죽음으로 마무리되고, 결국 토마스는 앨빈의 도움을 받아 송덕문을 완성한다. 그의 송덕문에는 특별한 수사나 대단한 문장이 아니라 앨빈과의 추억이 담겼다. 앨빈이 토마스에게 원한 건 어떤 찬사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는 2월 17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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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송덕문 #앨빈 켈비 #백암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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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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