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저것 고려한 탓에 방향성을 상실한 작품이다. 싱글 곡들로 미루어보아 장르적으로 파고드는 앨범이 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나머지 러닝타임을 점유하고 있던 것은 보코더를 싹 걷어낸 파퓰러한 노래들. 이렇듯 지향점이 이분할되어 랜덤하게 섞여 있는 탓에 첫인상은 어정쩡하기 그지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냥 속편하게
사실 이 작품과 연관된 반응이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약 7년 전쯤,
그럼에도 뭔가 변한 듯한 느낌이 든다면, 그건 그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의 지향점이 변화한 탓이다.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Future pop」과 싱글로 선보였던 「If you wanna」가 드랍을 통한 전형적인 EDM 구성으로 승부했다면, 그 외 신곡에서 가장 이질적이면서도 주목해야 할 노래가 바로 「Fusion」이다. 오리엔탈의 정서가 스며있는 선율과 미디엄 템포의 비트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와중에, 보컬은 최소한의 추임새로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감지. 덕분에 뻔하지 않은 긴장감이 최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곡에서 확인되는 동양의 기운은 「Tokyo girl」과 「超?輪(초래윤)」을 통해서도 발현되는데, 세계속에서의 일본을 강조하는 그런 모습이 나라의 성향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 같아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유로, ‘방향성이 상실된 작품’임에는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작품이라는 것이 반복청취를 통해 내린 또 다른 결론이다. 「Tiny baby」나 「Let me know」 같은 평범한 팝튠은 다소 아쉽지만, 들을 때마다 다른 각도로 다가오는 음악과 멜로디엔 ‘인간이기에 발할 수 있는’ 확연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장르적인 재미가 떨어진다는 것을 굳이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