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협상할까? 어쩐지 계속 손해 보는 협상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 자신의 업무에선 베테랑인 사람이라도 막상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자신감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설프게 협상에 나섰다가 오랫동안 공들인 일을 막판에 그르치는 최악의 경우도 생긴다. 중요한 계약 협상이나 투자 유치 등을 앞두고 많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이 류재언 변호사를 찾는 것은 이 때문이다.
류재언 변호사는 자타공인 국내에서 가장 믿을 만한 협상 전문가다. 세계적인 협상 교육 프로그램인 ‘하버드로스쿨 협상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국내외 협상 관련 책과 논문을 꼼꼼히 분석해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체계적인 협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이를 바탕으로 그간 스타벅스ㆍ삼성전자ㆍ신세계ㆍ현대자동차 등 수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협상 교육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그의 교육을 들은 사람들은 매일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라면 꼭 한 번 들어야 하는 매우 실용적이고 유용한 강의라며 입을 모았다.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 은 류재언 변호사가 그동안 전파해온 협상력 강화 솔루션을 총망라하여 한 권으로 담아낸 것이다. 협상 강의를 접한 뒤 책 출간을 기다려온 독자들의 기대에 힘입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류재언 변호사를 만나 협상의 원리와 협상력 강화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협상이란 키워드가 눈에 많이 띕니다. 협상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요?
“당신은 운전을 해서 출퇴근하는 시간보다 협상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세계적인 협상학자인 리 톰슨이 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한국GM 사태 등을 통해 ‘협상’이라는 키워드가 미디어에 수없이 노출되고 있지만, 사실 의사소통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가 행동하게 하는 과정은 모두 협상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분석해보면 비즈니스와 인간관계에서 설득력과 협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상대방과 협상하고 상대를 설득해서 만족스러운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핵심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협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버드로스쿨 협상프로그램(PON)을 이수하신 국내에 몇 안 되는 협상 전문가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 교육에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또 그곳에서 크게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하버드로스쿨 협상프로그램(Program On Negotiation)은 세계 최고의 협상 교육기관입니다. 협상 이론을 체계화시키고 실전 협상 케이스들을 분석하여 비즈니스ㆍ외교ㆍ정부 협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실무 협상 전문가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주는 곳입니다. 저는 2016년도에 60여 명의 외교관, 법조인, 정부고위관료,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협상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협상 볼모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교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지시받고 이행하는 것에 익숙하지, 자신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관철시키는 것에는 능하지 못한 편입니다. 또 오히려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죠. 이런 문화적 배경 속에서 협상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협상을 제대로 배울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달랐습니다. 하버드로스쿨 협상프로그램에서 만난 미국 로펌 변호사는 중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협상에 대해 배웠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물론, 로펌에 근무하면서도 협상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자신의 협상 역량을 강화시켜나간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대방과 협상을 하면 협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협상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외교 협상, 비즈니스 협상에서 당당히 맞설 협상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협상 교육기관은 어떻게 협상을 가르치는지 궁금했고, 직접 참여해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홍콩과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기업과 로펌에서 수많은 비즈니스 협상을 경험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협상이 ‘성공적인 협상’인지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협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숫자로 나타나는 협상 결과물에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쥐어짜서 조금이라도 더 얻어냈을 때, 마치 협상에서 승리한 것처럼 의기양양해하지요. 하지만 이런 방식의 협상은 필연적으로 인간관계에 상처를 남깁니다. 좁디좁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한 번의 이익을 위해 인간관계와 신뢰를 잃게 된다면, 상처를 입은 상대방은 다음 협상 테이블에 이를 갈고 나올 것입니다.
모든 협상은 두 가지를 남깁니다. 하나는 협상 결과물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입니다. 협상이 모두 끝나고 이 두 가지를 모두 얻었다고 생각하면, 그 협상은 성공적인 협상입니다. 만약 둘 중 하나를 잃었다면 그저 그랬던 협상이고, 둘 다를 잃었다면 최악의 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협상력 강화’라는 주제로 그동안 꾸준히 강연 활동을 해오시고,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을 설립하여 협상 워크숍도 진행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분들이 강연과 워크숍에 참여하시는지, 또 처음 협상 교육을 받거나 컨설팅을 받으시는 분들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협상은 불안의 대상이자 회피하고 싶은 상황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협상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본능과 경험에 의존해서 협상을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 준비 단계에서부터 협상이 끝날 때까지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은 이렇게 협상에 불안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명확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협상에 필요한 핵심 개념들을 12가지 키워드로 정리하고, 협상 준비 단계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NPS(Negotiation Preparation Sheet)를 개발하여 적용방법론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참가자들끼리 팀을 구성하여 네 차례 실전협상을 진행해보고 이를 영상으로 녹화하여 피드백을 드립니다.
교육 참여자들은 다양합니다.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표, 임직원들, 대기업 또는 외국계기업의 협상 실무자들, 그리고 현직 국회의원, 행자부 사무관 등 정치인과 공무원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협상에 있어 내가 유리한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될 때도 있고, 반대로 때로는 내가 불리한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협상을 할 때 소위 ‘갑을 관계’를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은 협상력의 차이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궁금해합니다. 경제력? 정치력? 인맥? 성별? 호감도?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협상력의 차이를 규정짓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 한 가지만 꼽자면, 그것은 바로 ‘협상결렬대안(BATNA: 배트나)’의 존재 여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 협상을 하는 데 상대방보다 더 나은 배트나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갑’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배트나를 가지고 압박해온다면 나는 ‘을’이 됩니다. 따라서 협상에 임하기 전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배트나를 확보했는지, 그리고 상대방은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배트나를 확보하고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협상결렬대안을 확보하지 못하여 ‘을’의 포지션에 있을 때, 어떤 협상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요? 세 가지 정도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본인이 ‘을’의 포지션에 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협상전략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을 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전략: 상대와 1:1로 맞붙어 승산이 없는 상황이라면 뭉쳐야 살 수 있습니다. 나와 뜻을 함께할 수 있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연대가 가능한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2. 이해관계인을 활용하는 전략: 상대가 내 말에 꿈적도 하지 않는다면,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숨은 이해관계인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상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거나, 상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숨은 이해관계인이 누구일지 떠올려보기 바랍니다.
3. 법규와 정부지침 등을 방패막이로 삼는 전략: 갑으로부터 을을 보호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법규가 제정되어 있습니다. 상대방과 협상을 하기 전에 자신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법규들이 있는지 사전에 검토해보도록 하기 바랍니다. 예컨대 주택임대차보호법,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근로기준법 등에는 갑으로부터 을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협상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독자 분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준비에 실패한 자는 실패를 준비하고 있는 자’라고 생각합니다. 협상의 성공 여부는 협상 테이블에 들어서기 전 어떻게 유리한 판을 짜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협상 준비 과정에서 협상 성공의 80% 이상은 이미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20% 내외가 협상 당일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됩니다. 흥정 수준이 아닌 협상에 있어, 아무런 준비 없이 몇 가지 협상 스킬과 순간의 기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협상에 임하기 전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 생각하며, 여러분이 가진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 생각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하고, 양보할 수 있는 카드와 관철시켜야 할 카드를 정하고, 이해관계인이 있는지 파악하고, 협상결렬대안을 준비하는 등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협상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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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류재언 저 | 한스미디어
협상 실무진들이 극찬했던 협상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현장뿐 아닌 일상 속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협상 전략들을 총망라하여 담았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