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샤 콜 자체를 담은 음반
이전까지 즐겨들었던 이들도, 새롭게 접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친절한 작품이다. (2017. 12. 27.)
글ㆍ사진 이즘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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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Reset). 앨범의 타이틀이자 ‘다시 맞추다’ 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다’라는 이 단어는, 키샤 콜의 바람이자 목표다. 개인사만 놓고 보자면 굵직한 일들이 있었다. 2016년 끝자락엔 에픽(Epic)으로 레이블을 옮겼고, 다니엘 깁슨(Daniel Gibson)과의 이혼 문제도 마무리됐다. 제목 역시 이런 배경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주위의 상황은 변했지만 음악적 정체성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트랙 리스트를 채운 것도 자신의 강점인 깊은 음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알앤비와 소울이다. 타이틀 「Incapable」은 후렴구 ‘Oh what a oh what a feeling/The one that I thought that I needed’에서 발견되는 자연스러운 그루브의 흐름, 노래의 포커스를 목소리에 둔 점이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Love」와 닮았다. 그러나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현악기 대신 부드러운 전자 피아노 음색을 강조해 터치가 가벼워졌고 21세의 앳된 목소리는 경륜이 녹아든 풍부한 음성으로 성숙했다. 이 밖에도 「Right time」, 「Emotional」은 국내에서 호응을 얻었던 「Fallin’out」이나 「I remember」 같은 익숙한 알앤비 스타일을 유지한다.

 

다른 한 편에선 디제이 칼리드(DJ Khaled) 등 현재 빌보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이 피처링과 프로듀싱으로 참여해 힙합 기반 사운드를 내놓았다. 디제이 머스타드(DJ Mustard)는 「Act right」의 프로듀싱을 맡아 자신의 장기인 간소하면서도 선명한 비트를 선보였고, 드러마 보이(Drumma boy) 프로듀싱의 「Ride」는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루프와 ‘랄라라’로 이어지는 후크로 멜로디의 뼈대만을 제시해 리듬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Ride」는 그 성향이 뚜렷한데, 발음을 또렷하게 강조해 래핑처럼 들리도록 유도한 버스 부분과 종반부에 가세된 카마이야(Kamaiyah)의 랩으로 곡 전체를 촘촘하게 엮였다.

 

그는 이번 결과물에도 작사가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녹여냈다. 헤어진 연인에게 자신의 심정을 전하는 「Incapable」의 상황과 그 속의 “어른스러워 질 때인가봐요(Its time to grow up)”라는 가사는 그의 삶과 병치했을 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개인과 아티스트로서의 모습 전부, 즉 키샤 콜 자체를 담은 음반이다. 특별히 눈에 띠는 결정적인 곡은 없지만 모든 곡이 평균 이상이며,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능란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음악을 구사한다. 실력에 경험까지 더해지니 녹슬지 않는다. 이전까지 그를 즐겨들었던 이들도, 새롭게 접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친절한 작품이다.


강민정(jao1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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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샤 콜 #11:11 Reset #Incapable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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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