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읽는인간] 비워내는 삶에 대한 의미
이 시간에는 제가 읽어보고 싶은 책이나 읽었던 책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매주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2017.11.30.)
글ㆍ사진 신연선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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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L』
앨런 긴즈버그 저/김목인, 김미라 역 | 1984(일구팔사)

 

첫 번째 소개할 책은 앨런 긴즈버그의 시집 『HOWL』입니다. 국내에는 ‘울부짖음’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어요. 올해 4월에 출간되었는데요. 영미권에서 앨런 긴즈버그라는 시인은 정말 영웅 같은 존재예요. 이 시인은 비트제너레이션이라는 문학 장르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잭 케루악도 비트제너레이션 대표 작가로 유명하죠. 이들에 관해서는 영화 <킬 유어 달링(Kill Your Darlings)>에서 볼 수 있거든요. 주인공이 앨런 긴즈버그와 잭 케루악이에요. 영화 보신 분들도 많고, 매니아 분들도 많을 텐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책이 지금 소개하는 『HOWL』입니다. 이 책이 저에게는 의미가 깊습니다. 대학교 때 이 시집을 알게 됐고,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번역본이 없어서 친구들과 번역을 했어요. 막상 번역을 하고 나니 이걸 알리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정식출판을 한 책이 『HOWL』인 거죠. 그래서 소개하는 건 아니고요. 60년도 넘은 시집인데 지금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 정말 많아요. 또 이 책이 미국 독립출판 1호라고 하거든요. 샌프란시스코의 ‘시티 라이츠(city lights books)’라는 서점에서 낸 첫 번째 시집인데요. 내용이 너무 세서 라디오나 방송에서 그동안 읽히지 않았어요. 최근까지 법정 투쟁을 하다가 몇 년 전에 승소 판결을 받고 이제 매체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뒷 이야기도 참 많은 책이죠? 책도 가볍고, 예쁘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거트 저/김송현정 역 | 문학동네

 

두 번째 책은 『고양이 요람』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커트 보네거트의 작품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SF 작가인데요. 이 책에서 커트 보네거트는 과학기술과 윤리, 국가와 종교 등 여러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내용이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도 유머가 있죠. 미국에서 가장 유쾌한 작가를 뽑으면 커트 보네거트가 항상 꼽힐 정도니까요. 커트 보네거트, 진짜 최고의 풍자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그런 작가죠. 문장과 스토리를 가지고 노는 작가예요. 저는 머릿속이 시끄럽거나 바깥일이 버거울 때 꼭 커트 보네거트를 찾는 것 같아요. 완전히 몰입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다양한 화두를 주거든요. 『고양이 요람』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커트 보네거트가 업무의 일환으로 과학자를 인터뷰하면서 느낀 생각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왜 제목이 ‘고양이 요람’일까요?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저와 함께 읽어보시지 않을래요?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저/김윤경 역 | 샘터

 

세 번째 책은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입니다. 제목만 봐도 아시죠?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를 담은 책이에요. 일본에서 미니멀 라이프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이 책을 썼어요. 말 그대로 지금까지의 소유하고, 쌓아두는 생활이 아닌 비워내는 삶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는 분들이 집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없애요. 실제 그런 생활을 하는 분들이 책에 등장하는데요. 저도 여기에 감명을 받아서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보니 안 입던 옷, 인형, 어디선가 받아뒀던 포스터, 음반, 책 등 너무 많은 거예요. 정작 누울 수 있는 자리는 침대뿐이고요. 짐으로 가득 차 있는 집이었는데 그때 이 책을 읽었죠. 굉장히 얇고, 읽기 쉽지만 제 생활에는 많은 영향을 준 셈입니다.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했다는 소개글에서 알 수 있듯이 미니멀라이프는 무엇을 버린다는 개념보다는 무엇을 선택한다는 개념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게 참 매력적이죠. 특히 가볍게 훑어볼 수도 있는 책이지만 구입해서 책장에 두면 마음 가짐을 달라지게 하는 책이기도 하거든요. 필요 없는 물건은 무엇이고, 필요한 물건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요.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게 됩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책,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를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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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