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면 걱정이 없어지나?
끊임없이 걱정하는 엄마를 바라보는 『엄마의 걱정 공장』, 초기 기독교인들의 사상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고 불렸던 사람들』, 강력한 반전을 숨긴 『친밀한 이방인』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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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걱정 공장
이지훈 글/김고은 그림 | 거북이북스

엄마는 자나깨나 걱정이다. 자식 공부 걱정, 충치 걱정, 편식 걱정, 키 걱정까지 한다. 혹시 엄마의 걱정을 만들어 내는 공장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주인공은 엄마의 잔소리에 지쳐 엄마의 걱정이 만들어지는 걱정 공장에 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의 존재를 고마워하는 말,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헤아리는 말 대신 걱정의 말로 대신하는 세태가 떠오른다. 작가의 개성 넘치는 그림과 함께 기발한 이야기 너머까지 상상하게 하는 그림책.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
래리 허타도 저/이주만 역 | 이와우

기원후 40년 경 1,000명으로 시작한 기독교인은 100년 경 1만 명, 300년 경 600만 명으로 늘어난다. 한때 '사악한 신종 미신'이라고 배척받던 기독교는 어떻게 파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신약성경 및 사복음서 연구가인 저자가 기원후 1~3세기까지의 초기 기독교인의 삶에서 기독교 성장의 단서를 찾아낸다. 이교도보다 유대교 전통화 훨씬 유사했던 초기 기독교의 개념, 2세기 이후부터 대다수의 기독교 공동체의 공중 예배에서 행해지던 성경 봉독 등 기독교 역사상 가장 흥미로웠던 시기를 역사적이고 과학적으로 탐사한다.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저 | 문학동네

『달의 바다』(2007) 『리틀 시카고』(2012)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장편 소설집. 한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비밀스러운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나간다.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쟁취하려는 인물의 삶을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겹쳐가며 복원하는 이야기는 강력한 반전을 숨기고 있기도 하다. 필연적으로 속하지만 대개는 불완전한 형태일 수밖에 없는 가족의 틀을 오랜 시간 사유한 인식이 돋보인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도대체 그림 | 예담

「행복한 고구마」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해진 작가의 그림 에세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는 '뭐 그건 그 사람 마음이지 생각하면 편합니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내버려 두세요. 시간은 알아서 흘러가니까요' 라는 대답을 하는 등 엉뚱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는 작가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괜찮아, 먹고살 건 많아'라는 말의 의미가 사실은 정말 괜찮은 게 아니라는 걸 이해할 때 교훈을 또 얻는다. 물론 교훈만 계속 얻고, 삶은 그대로지만.

 

 

오늘도 삽질 중
야마구치 마유 저/홍성민 역 | 리더스북

사법시험과 국가 시험을 모두 합격하고 도쿄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저자의 신작.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다고 손꼽는 사회 초년생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이 일했던 노하우를 공개했다. 직장인이라면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어려움과 이를 해소할 19가지 처방이 담겼다. 복사처럼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일의 의미, 라이벌과 불필요한 충돌을 줄이는 지혜, 일을 포기하지 않고도 지속 가능한 연애의 원칙 등 모든 게 서툴고 힘겨운 미생들에게 직장 생활에 노련해지는 법을 전수한다.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벨 훅스 저/김고연주 해제/이순영 역 | 책담

'페미니즘의 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성들의 목소리가 뜨거웠던 작년부터 페미니즘 책이 서점가에 무수히 쏟아졌지만 대다수 남성들과 일부 여성에게는 아직 페미니즘에 대한 여러 오해와 편견이 있다. 그중 페미니스트는 남성을 적대시한다는 편견이 대표적이다. 페미니스트 저항에 남성들이 깊숙이 참여하지 않는 한 성차별, 성적 억압은 잘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여성과 남성이 한데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남성이란 존재가 아니라, 가부장적 남성성을 형성해온 뿌리 깊은 가부장제다.

 

 

예술의 사생활
노승림 저 | 마티

예술가들의 인간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파편을 모은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졸작으로 역사에 가려질 뻔한 작품들이 사소한 계기로 명작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계산적이었던 관계가 아름다운 우정 또는 로맨스로, 베토벤처럼 성마르고 인간적으로 존경하기 힘들었던 예술가가 신에 버금가는 완벽한 인격체로 승화한 숨겨진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 짚었다. '예술의 아우라 뒤에 감춰진 바로 그 통속성이야말로 작품의 가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파편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월간 객석 음악 담당 기자로 8년간 재직하고 음악가를 지원하는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을 역임, 대중들이 클래식 음악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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