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구력을 잃은 노랫말, 태연
팝 감성을 기조로 통기타를 내세운 영민한 전략은 좋지만 음률의 기본적인 발음체계를 경시한 인위적인 메시지 교합은 스토리텔링의 붙임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글ㆍ사진 이즘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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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한 비주얼만큼이나 팝의 작법을 좇는 앨범이다. 지난 미니앨범의 「Why」와 싱글 「11:11」으로 어쿠스틱 기타 운용에 대한 검증을 마친 그는 본 정규앨범 타이틀곡 「Fine」을 통해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전초 감정선을 간질이는 스트링 솔로 파트와 더불어 후렴에서의 격정적인 드럼 비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절미(節尾)의 감탄사 등은 대중의 선호를 완연히 체득한 형태로 존재한다. 흡사 종전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를 연상시키는 스타일과 전개방식이 팝의 전형을 뒤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팝의 구성 아래 아이덴티티를 획득해낸 그이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소구력을 잃은 노랫말이 아쉬움을 남긴다. 녹록지 않은 내공의 해외 프로듀서들이 생산해낸 트로피컬 하우스, 알앤비, 스윙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과는 별개로 각 노래의 가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각기 차입된 가사들이 선율과 음절의 불균형을 초래한 것이다. 「I’m OK」의 첫 소절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다 모른 척해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앨범 전반에 걸쳐 더러 발견되는 이러한 미숙한 접합은 번안곡이 연상된다.

 

그럼에도 탁월한 감상을 생성해내는 근원지는 목소리이다. 「Fine」, 「날개」 등의 팝은 물론이고 빠른 리듬감의 「Cover up」, 슬로우 템포 발라드인 「수채화」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올라운드 보컬의 강점이 앨범 제목 그대로 안에서 발현되고 있다. 특히 후렴에서 파워풀한 보컬톤을 선보이는 「Sweet love」가 인상적이다. 다만 이 지점에서도 팝이란 명목 하에 가사에 한영 혼용 전법을 충실히 적용한 탓에 우리나라의 서정성을 온전히 느끼긴 어렵다. 그나마 넬(Nell)의 김종완이 프로듀싱한 「Time lapse」가 한국적인 정서를 내포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김종완화’한 보컬은 불편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는 소녀시대의 리더에서 오롯이 솔로 가수로 거듭난 태연. 그는 K-Pop을 주도하는 아이돌로서 화려한 외모와 월등한 보컬을 활용하여 지속적인 성공을 이어나간다. 팝 감성을 기조로 통기타를 내세운 영민한 전략은 그의 역량에 날개를 단 셈이지만 음률의 기본적인 발음체계를 경시한 인위적인 메시지 교합은 스토리텔링의 붙임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현민형(musikpeo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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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My Voice #I’m OK #Fine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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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helm

2017.03.18

나름 매력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ㅎㅎ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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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rostar

2017.03.16

난생 처음 듣는 소구력이란 단어가 뭔가 찾아봤더니 뜻도 명확하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단어네 대충 '호소력'이란 뜻 같은데 굳이 국어사전에도 없는 정체불명의 쪽바리 어원을 쓸 필요가 있나 내용도 제목처럼 뭔 알아듣기 힘든 생뚱맞은 말만 연거푸 나오고 도데체 뭔 소리를 하고 싶은건지 원. Time lapse는 뭐가 한국적인 정서가 내포되어 있다는거지? 가사에 영어가 없어서 그렇다는건가? 아주 대단한 평론가 납셨네 혼자만 알아볼수 있게 글을 쓰려면 그냥 일기장에다 쓰던가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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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zzang2

2017.03.15

전혀 설득력을 잃은 억지 트집. 그리고 현학적인 표현 쓴다고 있어보이는 거 아님. 제대로 된 평론가는 쉬운 말로 공감을 주지. 이렇게 번잡한 글을 쓰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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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