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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복고 음악을 재현하는 로니카

로니카 〈Lose M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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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텍의 번쩍이는 미러볼을 따라 움직일 것만 같은 음악. 모호한 음악적 정체성이 주는 아쉬움을 잊게 할 만큼의 즐거운 시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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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사운드라 불리는 과거의 흔적을 뭉근하게 모아놓았다. 영국 노팅엄 출신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은 첫 번째 정규 작 <Selectadisc> 이후 3년 만에 등장했다. 여기서 ‘Selectadisc’는 수익성의 문제로 문을 닫은 노팅엄의 레코드 샵 이름이다.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진 옛 장소를 기억하려는 듯, 그 역시 찬란하던 1980년대 복고 음악을 재현한다.

 

아날로그 사운드와 재즈를 접목한 IDM 계열 뮤지션, 스퀘어푸셔의 음악을 접하고 난 후 프로그래밍을 익혔다. 복고풍의 곡이 말해주듯 그의 첫 작품은 과거 지향적이다. 로파이 질감을 곁들인 「What’s in your bag」, 「Forget yourself」, 런던 보이스의 「London nights」와 같은 유로 댄스곡 「Paper scissors stone」 등이 그렇다. 매력적인 음색과 펑키한 멜로디 라인은 그웬 스테파니의 「Make me like you」를, 디스코 리듬과 신시사이저의 운용은 마돈나의 「Angel」을 연상케 한다. 노랫말 또한 사랑이 주된 정서다.

 

이번에는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혔다. 1집이 초기 마돈나의 음악이라면, 2집은 ‘미래 지향적’인 일렉트로니카를 선보였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떠올리게 한다. 타이틀 곡 「Principle」은 레트로한 비트로 짜인 댄스곡이지만 세련된 신시사이저 터치를 보여준다. 묵직하게 쏟아지는 전자음을 더한 「Dissolve」, 보코더 등의 사용으로 기계적인 느낌을 살린 「Feeling is believing」과 같은 곡들도 첫 작에 비하면 21세기와 가까이 닿아있다.

 

다만 의문이 드는 것은 앞선 여성 팝 가수들이 시도한 과정들을 따라 밟는 데서 그칠 것인지, 익숙한 작법을 넘어 자기만의 개성을 펼쳐갈 것인지. 이 두 가지 중 그는 어디를 향해 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꽉 찬 정규앨범으로 돌아온 뚝심과 음색, 촘촘한 프로그래밍으로 쌓아낸 곡에는 덧붙일 말이 없다. 디스코텍의 번쩍이는 미러볼을 따라 움직일 것만 같은 음악. 모호한 음악적 정체성이 주는 아쉬움을 잊게 할 만큼의 즐거운 시간 여행이다.


 정효범(wjdgy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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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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