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내수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본 대중음악 신에서 새로운 인터내셔널 스타 탄생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그 태풍의 중심은 바로 원 오크 록. 펑크와 얼터너티브, 이모코어에 영향을 받아 정립해 낸 영미 스타일의 록 사운드로 자국을 넘어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바로 그들이다. 이미 빅네임으로 군림하고 있는 열도를 떠나, 미국에서 현지 프로듀서와 손을 맞잡은 <35xxxv>(2015)가 발매된 지도 1년하고도 10개월. 북미와 유럽 땅에서 인정이라는 승기를 거머쥔 그들이, 아시아 땅에 그 깃발을 꽂기 위해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트웬티 원 파일럿츠(Twenty One Pilots),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Against the Current) 등이 소속되어 있는 핫한 레이블인
다섯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1년 4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Taka : 간만의 한국이네요. 작년엔 페스티벌 무대에 섰기 때문에 저희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만. 오늘은 원 오크 록만을 보러온 팬들 뿐이잖아요. 더욱 기대가 됩니다.
Tomoya :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들었어요. 처음 저희를 보러 오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Toru : 지난번 단독 라이브에 비해 공연장도 커졌고요. 귀중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Ryota : 전력을 다해서 공연하려 합니다!
한국을 찾기 전 마지막 라이브가 지난 9월에 있었던 나기사엔 2DAYS 라이브였습니다. 1년 만에 일본에서 공연을 한 것으로 아는데, 장소가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접근성 문제로 수도권에 있는 아레나나 스타디움을 선택하고는 하는데, 그 공연장을 섭외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Taka : 간만의 일본공연이라 큰 장소를 섭외하려고 했는데요. 역시 저희들은 의자보다는 스탠딩을 선호해요. 관객 모두 서 있는 상태로 페스티벌 분위기에서 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곳을 찾아봤는데요. 시기와 위치 등을 고려해 어디서 하는 게 제일 좋을까 생각하던 중에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서본 적 없고, 솔직히 섭외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장소였어요.
1년 만에 다시 찾은 일본에서의 라이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Taka : 인파를 보고 진짜 놀랐어요.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 거였어?' 싶더라고요. 거리도 그렇고 전차를 타고 여기까지 직접 와주셨다고 생각하니 우리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연하길 잘 했다라고 생각했어요.
장장 5개월에 걸친 북미, 유럽, 아시아 투어에서의 경험도 이번 라이브에 녹아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껴진 부분이 있는지요.
Taka : 그때 라이브가 엄청 빡빡했어요. 매일 라이브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지금은 하루나 이틀정도 공연이 없으면 “응? 뭐지?” 하는 느낌이 되어버렸죠. 컨디션 조절 측면에서 배운게 있었죠. (어떻게 컨디션을 조절했냐고 묻자) 쉴 땐 무조건 잤어요. 수면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도록 말이에요.
7집 <35xxxv>의 모든 제작이 해외에서 이루어졌죠.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새로운 것들에 적응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굳이 해외에서 작업을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Taka : 역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있죠. 저희는 미국에서 원 오크 록의 노래가 아닌, 원 오크 록 팀 자체를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만든) 이 곡이 미국인들에게 잘 전달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내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국인들에게 전달이 용이한 결과물을) 추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가 그 곳의 공기를 마시고, 현지 프로듀서와 우리들만으로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죠. 결과적으로, 해봐야 아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저희는 아무래도 하나하나 지켜감으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깨부숨으로서 새로운 것을 손에 넣는 스타일의 밴드기 때문에, 이런 시도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새 앨범
Taka : 우선 모두와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모토로 잡았고요. 그 밖에 희망, 야망과 같은 테마를 가지고 있어요. 원 오크 록이라는 팀은, 어떤 이유로 계속해서 성공해 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걸음한걸음 증명해 나가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라는 생명체가 차근차근 꿈을 이뤄가는, 목표를 달성해가는 광경을 보여줌으로서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재차 인식시켜주고 싶다고 말하는 밴드죠 저희들은. 이에 대한 메시지, 패션 같은 것이 꽉꽉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Taka : 꽤 있었어요. 역시 그 낯선 곳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장에서 줄곧 싸워왔던 사람들도 저희를 보러옵니다. 한참 선배들이 말이죠. 그래서 단순히 싸우는 것에서 벗어나, 추구하는 것을 만들어 간다는, 그러한 역발상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희 목표는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지만, 저희들이 영어로 소통하기 위해 미국에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영어를 관철시키려는 것이 아니라는) 그런 것에 대한 대답을 역으로 저희가 만들어서 '어떤가요?'라며 보여주는 스탠스를 취했죠.
원 오크 록은 연주가 뛰어난 밴드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세 명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꽉 찬 사운드와 강약을 통한 그루브, 곡 안에서의 완급 조절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되는데요. 연주자로서, 서로 어떻게 의견 교환을 하고 합을 맞춰 나가시는지요.
Toru : 뭔가 말할 것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죠. 예전부터 쭉 사용해오던 스튜디오에서 소리를 맞추고 리허설 하는 와중에 서로의 그루브라든가 이런 것들을 재확인합니다. 라이브가 끝난 뒤에도 이건 좋았어, 이건 별로였는데 라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고요. (연주 측면에 있어서 다른 팀과 비교 했을 때 이것이 단연 뛰어나다고 할 만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다른 밴드에서 해본 적이 없어서, 이 멤버와 줄곧 연주해왔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브 도중에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전달되는 게 있죠. 오랜 시간 함께 해오면서 저희들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다른 팀들도 그렇겠지만, 저희들로서도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Tomoya : 특히 투어 중에 악기만 연주하는 곡들을 꽤 만들곤 하는데요. 그걸 연주하면서 해가 갈수록 호흡이 더더욱 맞아가는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북미, 2월부터 다시 3개월 동안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가 다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통과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네요. 혹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Taka : 확실히 통과점이죠 아직은. 자국에서의 아레나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라 컨디션 측면에서 불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넘어서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번 투어를 통해 저희들이 열심히 만든 앨범이 모두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한 시간 있으면 한국에서의 라이브가 시작됩니다. 오늘의 각오를 마지막으로 들려 주신다면요.
Taka : 간만의 원맨 라이브입니다. 모두가 확실히 달아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Toru : 많은 사람이 와주셨기 때문에 가진 것의 120%를 발휘하려 합니다. 끝나고 난 뒤에는 모두가 웃음을 지으며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요.
Tomoya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마음껏 즐길 테니, 관객 여러분들도 마음껏 즐겨주세요.
Ryota : 지금 낼 수 있는 힘을 전부 다 짜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및 정리 : 황선업
사진 : 변영옥
협조 : 워너뮤직코리아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