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가 어렵다는 선입관은 다양한 서체를 써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쓰는 서체를 응용해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면서 쉽게 접근한다면 어떨까?

『왕은실 오문석의 실전 캘리그라피』 에서는 10년 동안 끊임없이 캘리그라피를 연구하면서 망원동 2층 공방에서 500명이 넘는 수강생을 배출한 두 고수의 캘리그라피 노하우를 소개한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려는데요, 무엇부터 알아야 하나요?

캘리그라피는 글씨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단이 되는 다양한 도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스캐너 등도 다룰 수 있어야 해요. 특히 포토샵은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구 사용 외에도 캘리그라피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도구의 충분한 연습만큼 중요한 것은 감정에 관한 이해와 표현입니다. 대부분 글쓴이의 심리상태를 설정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글씨와 감정 사이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건조함을 흥건한 농도로 표현하진 않았는지, 사과의 말을 너무 날카로운 글씨로 표현하진 않았는지, 진심을 담아 부드럽게 건네는 사과의 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선 굵기와 기울기, 속도 등이 적합한지, 또한 제일 효과적인 도구는 무엇일지 고민하며 자신의 감정이 글자에 얼마만큼 묻어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캘리그라피가 너무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캘리그라피가 어려운 이유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굳어진 습관을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사용하는 것만큼 어색하고 머릿속에 있는 모양새대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그만큼 글씨는 각자의 습관, 성격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바꾸려고 들수록 어려움만 더합니다. 차분하게 습관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분석한 후 차근차근 그것을 변형하고 응용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교육기관, 업체에서 마련한 교육 과정은 대게 1년 정도로 진행됩니다. ‘하나의 분야를 너무 빠르게 이해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나?’처럼 표현보다는 나이만큼 쌓아온 습관을 너무 이른  시일 안에 바꾸거나 버리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효율적으로 캘리그라피 작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글자를 분석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쓴 작업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종이를 구기거나 버리면 다음 작업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그럼 어떻게 수정해야 생각한 결과물에 더욱 가까워질지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왕은실 작가님이 기본 도구 외에도 자주 사용하는 도구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며 잘 사용하지 않는 도구로도 시험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곰 털 붓과 호랑이 털 붓의 느낌을 좋아하고 종이는 잘 번지면서 부드러운 작품지를 좋아해요.

프로젝트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양털로 만든 양호필과 작은 크기의 세필입니다.

오문석 작가님이 자주 사용하는 도구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지만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역시 붓입니다. 주로 양호필, 수달 털 붓, 소귀 털 붓을 사용하며, 색연필, 목탄, 마카와 같은 일상적인 도구들도 좋아합니다.

일상적인 도구들은 해당 도구만 사용하는 것보다 붓과 함께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곤 합니다.

캘리그라피를 연습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충분한 연습과 고민을 해 보세요. 많은 고민을 통해 나의 의도가 1% 더 글자에 반영되게 하고 많은 연습을 통해 자기 생각을 유려한 도구 사용으로 적절히 표현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