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6년만의 신작
6년 만의 신작 은 더 이상 사이키델릭의 요소들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친화적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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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의 버브를 수식하는 건 늘 사이키델릭이었다.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보컬 운용과 닉 맥케이브의 기타 연주는 당시의 다른 영국 밴드들보다 진지했고, 멜로디 중심의 브릿팝과는 거리가 먼 슈게이징이나 스페이스 록 등의 수식어를 가져다주었다. 마이너한 밴드의 성향에 대중성을 강화했던 는 이들의 최고작으로 여겨진다.

 

멤버 간의 갈등 끝에 밴드는 해산하고, 솔로로 전향한 애쉬크로프트는 데뷔작 으로 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다. 그러나 후의 음반들에선 버브 시절의 음반들과 솔로 초기작에서 보여주었던 기타 중심의 작법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인다. 6년 만의 신작 에선 더 이상 사이키델릭의 요소들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친화적이다.

 

기타의 빈자리를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전자음으로 메운 「Out of my body」은 애쉬크로프트의 변화하는 방향성을 대표하는 트랙이다. 댄스 비트를 차용한 「Hold on」과 캐치한 훅을 갖춘 「This is how it feels」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멜로디의 곡을 장황한 앤썸으로 부풀리는 작법이나 비교적 긴 곡을 지루하지 않게 이끄는 감각은 여전하다. 어쿠스틱 발라드 트랙 「Black lines」 또한 「The drugs don’t work」의 작은 울림을 옮겨낸다.

 

좁은 보컬 레인지와 비스름한 편곡은 음반의 가장 큰 흠이다. 또한 지나치게 반복적인 「Picture of you「와 「Everybody needs somebody to hurt」은 큰 감흥 없이 소모된다. 전작들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한정적인 멜로디 메이킹 또한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매드’가 사라진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의 은 사이키델릭 없는 밋밋한 에 불과하다.


2016/06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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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