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여성적 감성으로 실존적 고뇌를 표현한 시인
시인 신달자는 삶의 실존론적 고뇌를 섬세한 여성적 감성으로 표현하며 우리 문학에서 여성 시의 영역을 개척하고 대표해왔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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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채널예스 인터뷰) 1.jpg

 

경남 거창에서 출생, 부산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고 숙명여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평택대학교 국문과 교수,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와 숙명여대 명예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시와 연애하던 대학 시절의 열정으로 1964년 <여상>의 ‘여류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결혼 후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를 게재하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2001년 ‘시와시학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2009년 ‘공초오상순문학상’, 2011년에는 ‘김준성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2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였다. 시집 『봉헌문자』,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오래 말하는 사이』, 장편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수필집 『백치애인』,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 『고백』, 『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등이 있다.

 

『나이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수발하며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죽음, 본인의 암 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통을 이겨 낸 감동적인 드라마로써,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던 깊은 상처를 온몸으로 고백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 신달자 시인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깨달은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 주며 “영원히 싸우고 사랑해야 할 것은 오직 인생뿐”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준다. 질곡의 세월 속에서 탁월한 감수성으로 건져 올린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사유를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면 삶의 한 고비를 넘어온 여성의 여유로움과 따스함, 모성과 포용력이 느껴진다.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시인의 눈이 뜨겁다.

 

『바람 멈추다』는 개성적인 시 세계의 영역을 폭넓게 확장시켜 온 신달자 시인의 시력 40년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시선집이다. 첫 시집 『봉헌문자』에서부터 『겨울축제』, 『고향의 물』, 『모순의 방』, 『새를 보면서』,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오래 말하는 사이』, 『열애』에 이르는 10여 권의 시집에서 시인 스스로 뽑은 대표시 100편을 모아 구성했다. 오랫동안 자신의 몸 속에 쌓아온 고통의 시간들을 성찰하고 치유하는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온 시에서, 고통을 넘어 새로운 삶의 기율을 ‘사랑’의 에너지로 생성해 가려는 시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신달자 작가의 대표작

 

종이
신달자 저 | 민음사

'제19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종이'를 주제로 한 신달자 시인의 전작 시집이다. 시인은 7년 전부터 『종이』를 마음에 품었다. 그에게 종이의 죽음은 곧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이 사라지는 것과 같았고, 그 안타까움은 펜을 움직였다. 썼다가 지우고 넣다가 빼기를 거듭하며 7년, 바로 지금이 종이를 이야기할 때라는 확신으로 마침내 그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시 76편을 거두었다. 종이가 걸어온 길(「페이퍼 로드」)부터 삶과 글이 하나였던 보르헤스의 삶(「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까지, 시 한 편 한 편에 담긴 종이의 이야기가 다채롭다. 자연의 모든 것에서 종이를 노래하는 그의 시편에는 파괴되어 가는 자연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라져 가는 감수성에 대한 슬픔이 구석구석 배어 있다. 그러나 "다만 이 시집은 인간의 따뜻한 본성을 그리워하고 그 본성을 되찾아 보려는 한 톨의 씨앗"이라는 말처럼, 시인은 인간 본성의 따뜻함에 대한 믿음만은 결코 거두지 않는다. (드미트리)

 

 

열애
신달자 저 | 민음사

신달자 시인이 세상에 내놓은 열한 번째 시집. '열애'라는 제목 아래 섬세한 그만의 감성이 잘 드러난 64편의 시를 담았다. 온몸으로 삶을 받아 내는 수행의 자세와 뼛속 상처까지 드러내는 솔직함으로 삶의 실존론적 고뇌를 말해 온 시인의 묵직하고도 뜨거운 고백이 글자 하나하나에 담겨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몸'에 관한 시들이다. 이미 많은 여성 시인들이 몸을 소재로 한 지류를 형성해 왔으나 문학평론가 김주연은 "신달자의 몸 시는 그보다 훨씬 이전의 생래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시에 등장하는 화자의 몸에는 그녀가 지나온 삶의 모든 상처와 무게가 남아 있다. 때로 육감적인 목소리로 전해지는 그녀 특유의 고백적 인생론이 몸 위에서 심화되고 또 몸을 통과하며 더욱 진한 목소리를 낸다. 이것이 신달자의 '열애'다.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
신달자 저 | 민음사

수많은 강연과 상담을 통해 신달자 시인이 이야기했던 것들 중에서 핵심만을 추려 여성들에게 전하는 열 가지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알 수 없는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자꾸만 뒤처지는 것 같고, 사회통념과 부딪쳐 깨지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여자들은 외롭고, 아프고, 슬프다.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은 그런 여성들에게 열 번의 실패도 인생에선 작은 숫자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라고 말한다. 외로움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때, 나이 든다는 것은 단순히 늙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고 나이와 함께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행복은 여자가 창조하는 신화라고 말한다. 시인은 매일매일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무엇을 했다'라는 결과보다 '무엇을 하고 있다'라는 과정을 즐기다 보면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고 말하며,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 돈보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서 하루에 한 시간만 해도 인생이 달라지는 기적을 체험할 거라고 말한다.

 

 

엄마와 딸
신달자 저 | 민음사

세상 모든 엄마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세상 모든 딸들은 언젠가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 그러므로 『엄마와 딸』은 엄마와 딸, 엄마이자 딸, 결국 세상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엄마와 딸은 서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기실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관계다. 부모 자식 관계를 넘어 같은 여자로서 갈등과 동질감을 거듭하는 미묘한 관계이기도 하다. 신달자 시인은 기쁨이면서 슬픔이고, 아픔인 동시에 희망인 엄마와 딸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섬세하고 감동적으로, 유쾌하고 진솔하게 그려 낸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해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맺음을 한다. 딸의 이름으로 70년, 엄마의 이름으로 45년을 살아온 시인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한 여자가 딸에서 엄마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 주며, 이 세상 모든 엄마와 딸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해 준다. 시인은 '딸로서 바라보는 엄마', '엄마로서 바라보는 딸', '엄마로서 바라보는 엄마', '딸로서 바라보는 딸', 이렇게 네 가지 시선으로 여성의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본다.

 

 

신달자 감성 포토 에세이
신달자 저/최세운 사진 | 문학사상

작은 동네를 산책하듯 찬란하지 않지만 소소하게 빛나는 우리의 일상들과 그 일상에서 마주한 이야기들이 5개의 장, 15편의 산문 그리고 64장의 사진으로 그려지고 있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인생에서 한 번쯤 겪게 되는 상처와 아픔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따스하고 잔잔한 시선으로 전한다. 『신달자 감성 포토 에세이』에서 신달자 시인은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혼자 있어 보라'고 말한다. 혼자 마주하게 될 시간 속에서 풍요로운 일상의 풍경이,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모습이 그리고 진정한 자신만의 길이 펼쳐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시인은 혼자가 되는 기쁨, 혼자가 되어 자신을 바라볼 때 드리워지는 "물음의 계단"을 따라서 내면의 숲 속을 걸어가라고 말한다. 너무 바빠서, 너무 분주해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오늘날, 걸음을 멈추고 보게 되는 들꽃처럼, 아!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는 하는 눈꽃처럼 시인의 고유한 사유와 빚어진 마음들이 일상 곳곳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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