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는’ 식당에서 ‘먹는’ 메뉴만 먹는다면? 끊어야지 하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한다면? 인형뽑기를 하다가 1만 원 이상 날려 본 적이 있다면? 매주 복권을 산다면? 사람들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경제활동을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다양한 일상 속 질문들과 귀여운 만화로 배우는 행동경제학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꿀잼 경제학』이 바로 그 주인공.
책을 쓴 포포 포로덕션(Pawpaw poroduction)은 ‘감동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자’는 철학이 모토인 일본의 기획제작 사무실이다.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색채심리와 인지심리를 전문으로, 심리학을 활용한 상품개발이나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꿀잼 경제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선 포포 포로덕션(Pawpaw poroduction)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름의 의미도 궁금합니다. 특히 ‘포’로덕션으로 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포포 포로덕션’은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된 기획을 하자는 의도로 설립된 회사입니다. 여기서 ‘포포’란, 바나나 같은 열매를 뜻합니다. 겉모습은 예쁘지 않지만, 맛이 좋기로 알려졌죠. 이게 우리 회사의 목표와 같습니다. “외형에 얽매이지 않고, 맛이나 개성, 각자의 매력에 충실한 것”. 그래서 ‘포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기획 및 편집, 디자인 모두 다루기 때문에 ‘프로덕션’이 붙긴 했는데, 우리의 장난기를 살려서 ‘포로덕션’으로 바꾼 겁니다.
색채심리학 등 다양한 심리학 도서를 출판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처음 이런 분야의 도서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인데, 틀에 박힌 색채 이론에 늘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색(컬러)이란 ‘더 즐겁고 자유로운 것’임을 강조하고 싶었는데, 마침 SB크리에이티브 편집장을 만나 이를 구체화할 수 있었죠.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만화책은 이미 일본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재미가 없었죠. 만화는 재미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우리의 색채심리학 도서입니다.
『꿀잼 경제학』의 백미는 역시 원숭이들입니다. 경제학 책에 원숭이들을 등장시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또, 원숭이 이외에 다른 동물들이 등장하는 책도 있나요?
일본 원숭이는 ‘니혼자루’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이 원숭이의 변종이 있단 걸 알았어요. ‘미혼자루’라고요. 좀 더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는 이 원숭이들을 주요 캐릭터로 정했습니다. 이 캐릭터라면 독자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우리가 만든 책의 대부분에 등장합니다. 이 ‘미혼자루’의 머리에는 꽃이 피어있으며, 감정에 따라 꽃의 모양과 색이 변합니다. 평소 수컷은 노란 꽃, 암컷은 분홍 꽃을 지니고 있는데, 화나면 빨간 꽃으로 변하고 슬프면 하늘색, 절망하면 회색으로 변하죠. 색채심리학을 디테일 하게 접목한 결과랄까요. 이 원숭이들이 색채심리학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는 것이 우리만의 설정입니다.(웃음)
포포 포로덕션 직원들을 동물로 소개해 주신다면?
포포 포로덕션은 기본적으로 비밀 결사대처럼 운영됩니다.(웃음) 직원이 몇 명인지, 구성원이 어떤 사람인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단, 온천을 좋아한다던가 하루에 차를 몇 잔 마시는지 등에 관한 정보는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린 늘 사무실에서 변종 원숭이가 된 양, 농담을 주고받는 편이에요. (그림 002, 003, 004, 005 참고)
행동경제학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이런 행동 해버리고 만다, 이건 진짜 참을 수 없다 할 때가 있나요?
사람의 마음이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혹여 판매자의 의도가 눈에 보인다고 해도, 이미 물건에 마음이 기울어버리면 사고 말죠. 계산대에 가서 돈을 지불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은 지릅니다. 가게에서 말로 주문하는 것보다는, 쇼핑 코너에서 본인이 직접 집어들 때 이런 심리가 더욱 커지겠죠. 물건을 사려는 줄이 긴 것을 보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줄을 서고, 결국 ‘지르는’ 것처럼 말이죠. (그림 006 참고)
006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현명한 경제생활을 하고 싶은 분이나 좀 더 효과적으로 물건을 팔고 싶은 마케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을 위한 ‘행동경제학적’ 조언이 있을까요?
남들이 줄을 서길래 나도 따라서 줄을 서고, 사버린다든가 하는 건 나중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도, 구매하는 순간 즐거움도 함께 따르기에 괜찮은 소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 경제학 이론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판매자들도 있는데요. 특히 이건 주의해야 합니다. “구매하면, 소비자가 이득!” 이런 류요. 소비자는 절대 이득을 볼 수가 없습니다. 즉, 이런 문구를 강하게 강조할수록,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 도서 제목인 『꿀잼 경제학』의 뜻을 아시나요? (‘꿀’은 ‘매우’와 같은 강조형으로 ‘매우 재미있다’는 뜻의 신조어입니다) 한국어판 도서에 대한 느낌이 궁금합니다.
정말 귀여운 제목이에요. 사실, 회사 대표가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여행도 여러 번 다녀왔고, 한국인 친구도 있다고 합니다. 매번 김치를 한국에서 시켜 먹기도 하고요. 포포 직원들도 한국 영화를 즐겨보며, 전화 받을 때 드라마를 흉내 내며 “여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꿀잼 경제학』이 다음에는 <핵꿀잼 경제학>이 될 수 있도록 분발할게요. (*역자 주 : ‘핵’이라는 말을 알 정도로, 포포 직원들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이웃나라 독자 분들이『꿀잼 경제학』을 읽으신다니, 정말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각자 사는 환경과 문화는 다르겠지만, 경제학에 대한 내용은 같겠죠. 앞으로도 한국 분들이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양질의 책들을 많이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번역: 매경출판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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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 경제학포포 포로덕션 저/김지영 역/김웅철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행동경제학이란 사람들이 경제적인 행동을 할 때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쉽게 설명해 주는 학문입니다. 즉, 논리적으로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들에 숨겨진 근거를 찾는 과정입니다. 이처럼 행동경제학은 우리의 ‘리얼한’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유용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례를 제시하고, 만화로 한 번 더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행동경제학을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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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