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혼 “관계를 맺는 것, 그것이 전부다”
대화의 기본이 무엇일까. 화려한 언변이나 다양한 지식을 생각하나? 『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꽂히는가』의 저자 샘 혼은 말한다.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의 말을 들어라. 그것이 대화의 시작이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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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tro : 서두
N=New : 새로움
T=Time : 시간
R=Repeatable : 반복
I=Interact : 상호작용
G=Give : 관심주기
U=Useful : 유용함
E=Examples : 예시

 

인트리그(INTRIGUE). ‘강하게 흥미를 일으키다’라는 뜻의 이 단어는 그 자체로 대화법의 키워드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으로 유명한 저자 샘 혼(Sam Horn)은 이 단어에 자신의 새로운 대화법 아이디어를 모두 담았다(그녀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 업체 ‘인트리그 에이전시(The Intrigue Agency)’의 대표기도 하다). 바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는지, 무엇을 보여주는지, 어떻게 대화를 계속 이끌어갈 수 있는지, 그리하여 결국 상대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에 대해 저자가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해법을 제시한다.

 

2014년 8월 28일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그레첸 가베트(Gretchen Gavett)의 기사는 화상 회의장에서 참석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27퍼센트는 졸고 13퍼센트는 조깅, 선탠, 쇼핑, 개 운동시키기 등 다양한 주제의 잡생각에 빠져 있었다. (중략)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기사는 회의 시작에 앞서 5분 동안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개인적인 얘기 또는 업무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타인의 말에 한층 집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157쪽)

 

2015 아시아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저자는 시종일관 눈을 맞추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이야기하며 대화를 주도했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좋은 예를 찾고 있다”며 깊이 생각하기도 하고, 좋은 사례를 그 자리에서 찾아 보여주기도 했다. 그것이 전혀 ‘기술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저자의 힘이었다. 샘 혼은 주의를 끄는 인용문을 검색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하지만 상대와 진짜 관계 맺는 방법에 대해서 여러 페이지에 걸쳐 말한다. “중요한 것은 창조력이 아니다, 공감력이다”(168쪽)라고 한 결정적 이유다. 사람들이 기술적인 대화법에 열중할 때 그녀는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 상대가 말을 하게 함으로써 상대의 관심을 이끌고 그와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에 집중했다. 그녀의 조언에 따라 관계 맺기에 성공해 삶을 바꾼 사례들이 넘친다. 상대에 관심을 가지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관계를 맺는 것, 그것이 전부다(only connect)


‘관계 맺기’, ‘관심’에서 성공적인 대화의 핵심을 찾으셨어요. 

 
E.M. 포스터(E.M. Forster)가 삶이 끝나는 순간 돌이켰을 때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는 두 단어로 말했어요. ‘관계를 맺는 것, 그것이 전부다(only connect)’라고 말이죠. 학교에서 수학, 과학, 역사 등은 가르치지만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 친구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아요. 또 어려운 상대에게 대처하는지도 가르치지 않죠. 바쁘고 관심 없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도 안 가르칩니다. 그래서 ‘관계 맺기’에 대해 썼습니다. 좋은 대화는 관계 맺기의 핵심입니다.

 

그것은 또한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겠죠.


사람들이 사업차나 여러 가지 국제적인 회의에 참석을 많이 하는데요. 모르는 사람들을 한 번에 많이 만나게 되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상황을 많이 겪게 되죠. 예를 들어 볼게요. 한 남자가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됐어요. 그가 무엇을 했을까요? 호텔 방에만 있었다고 해요.(웃음) 수다를 떨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불편해서 그랬다고 해요. 이 남자분이 제게 말하기를 21살쯤 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알아서 잘 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고,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된다고 하더군요. 아직도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가 제게 배운 것이 두 가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가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대에게 계속 질문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잘 지냈어요?”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면 대화는 끝이죠.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으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는 또 상대에게 질문하는 것보다 중요하게 배운 것은 대화를 다시 돌려주는(turn back) 것이었다고도 했어요. 최근에 본 영화가 있는지 묻고 상대가 어떤 영화를 봤는지 말했을 때, 그 다음 상대에게 내가 본 영화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take back)아니라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는지, 영화는 어땠는지 다시 상대에게 물으면 대화를 더 많이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제 어머니가 하신 말씀 중에, “말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가장 즐거운 사람”이라는 말이 있어요.(웃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상대에게 계속 묻는 게 대화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책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많이 들어 말씀하시는데요, 상대가 말을 할 수 있도록 묻는 것도 좋은 예를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엔지니어 분이 한 분 계셨어요. 컴퓨터 앞에만 데려다 놓으면 진짜 잘할 수 있는데, 예쁜 여자만 있으면 말을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너무 떨린다고 했어요. 그에게 과제를 내줬죠.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라고요. 그는 매일 밤 공원을 시계 방향으로 뛰었는데요, 한 달 전쯤에 반시계 방향으로 뛰는 예쁜 여자를 봤던 거예요. 평소 같았으면 부끄러워서 그냥 지나쳤겠지만 제가 내준 과제가 있으니까 그걸 핑계 삼아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월요일에는 ‘안녕’하며 말을 걸었죠. 여자도 ‘안녕’하고 답했습니다. 화요일에는 ‘좋은 저녁이네요’하며 인사를 건넸고 그녀도 ‘그러네요’라고 인사했죠. 수요일에는 ‘혹시 같이 뛰실래요?’라고 물었답니다. 여자의 대답이 무엇이었을까요? ‘절대 안 물어볼 줄 알았어요!’라는 거였죠.(웃음) 수요일에 이들은 매일 만나 함께 뛰게 됐고요. 그가 대화를 먼저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뛰고만 있겠죠.(웃음)

 

대화법에도 트렌드가 있을 텐데요. 워낙 빠르게 변하기도 하고요. 우리는 이것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금붕어가 사람보다 집중 시간이 더 길다고 해요. 인간은 8초인 반면 금붕어는 9초라고 합니다. 요즘 트렌드는 짧을수록 좋은 거예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런던 올림픽 최고기술경영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를 만나 프리젠테이션 할 기회를 가진 저의 고객이 있었어요.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고 제가 물었죠. 한 시간이라고 답하더군요. 저는 그에게 한 시간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할 때, ‘올림픽이 200여 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당신이 얼마나 바쁜지 안다, 10분만 말씀을 드리겠다, 이후에 당신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우리가 더 대화 나누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10분 안에 끝내겠다’고 말을 하라고 조언했어요. 상대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짧게 대화를 하는 거죠. 상대로 하여금 당신이 시간을 잘 활용한다고 생각하도록 말이에요.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셨으니까 드리는 질문입니다. 처음 생각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에서는 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관한 것이었어요. 화를 내고 불평하는 사람들에 대해, 혹은 좋지 않은 소식을 어떻게 전할지에 대해 쓴 책이었습니다. 이후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지금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대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할 때 모두 고개를 숙이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잖아요.(웃음)요즘 사람들은 바쁘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으니까요.


사례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업 자금을 모으기 위한 자리였어요. 차에 가방을 걸어놓을 수 있는 작은 고리를 가지고 있는 여자 분이 계셨어요. 저는 “정말로요? 이 작은 고리에 투자할 사람을 찾겠다고요?”라고 했죠. 아주 똑똑했던 것이, 설명회 자리에 자동차의 좌석을 직접 가지고 나왔어요. 갑자기 급정거를 해서 가방 안에 있는 것들이 쏟아졌다고 생각하자고 설명했어요. 운전하면서 그것들을 주워 담으려고 하는 장면을 생각해보자고요. 그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었더니 그 자리에 있던 어떤 남자가 손을 들어 ‘두 개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아내와 딸에게 줄 것으로요. 60초 만에 두 개를 팔았어요. 이것은 무척 흥미로운 사례예요. 이메일을 하거나 관심이 없는 바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런 방법이 진짜 요즘 필요한 대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면 관계가 돈독해져


‘공동체’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는 때기도 한데요. 저자 역시 들어주기, 함께 가야 한다, 나 중심 대화가 아닌 상대 중심의 대화를 하라 등, 기존에 널리 퍼졌던 ‘자신을 드러내라’ 조언과는 다른 메시지를 계속해서 주고 있습니다. INTRIGUE를 구상했는데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듣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질문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데일 카네기가 인간관계에 관해 책이 15년 전에 썼는데요. 이 책에 대해 ‘현대판 데일 카네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가 한 말이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들이려 노력하면서 2년 동안 사귄 사람보다 상대방에게 내가 관심을 보여주면서 2달 사귄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었어요. 유머가 있고, 똑똑하고, 아는 게 많아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가져주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제 아들 두 명 모두 하와이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워싱턴 D.C로 옮겼어요. 이들은 처음에 친구를 사귀려면 내가 진짜 재미있고,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자신들이 뭘 하면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생각한 거죠. 축구팀에 들어갈 수도 있고, 주말에 함께 해변에 갈 수도 있고, 밴드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아이들은 다른 친구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알고 그걸 같이 함으로써 친구를 더 많이 사귀었어요. 처음에는 수줍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부끄러워했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워싱턴 D.C에 가서 몇 주 만에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고 많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했을 때 정말 즐거운지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우정을 쌓았죠.

 

신문기사나 유명인사의 인용문이 많습니다. ‘검색하라’고 조언하기도 하셨지만 ‘무엇을’ 검색하느냐도 아주 중요한 능력이 되었어요. 습관처럼 반드시 하는 것이 있으세요?


첫 번째 조언은 좋은 얘기를 들으면 바로 적으라는 것입니다. 스티븐 마틴(Stephen Martines)이라는 유명한 개그맨이 일요일 아침에 나오는 쇼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는 사실 가장 웃긴 사람 중 한 명인데, 너무 떨려서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요. 이후 그 사람은 책으로도 성공을 했고, 영화나 연극에서도 히트를 많이 했죠. 그에게 왜 그렇게 인터뷰를 잘 못했느냐고 물었더니 ‘그 얘기를 30년 전에 나에게 해줬다면 안 떨고 잘했을 텐데’라고 했대요. 그걸 듣고 저는 이 이야기를 적어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이나 세미나에 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한 번은 직장을 얻지 못해 슬퍼하는 사람에게 “스티븐 마틴이 네 삶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웃음) 몇 달 후 당신은 직장을 얻게 될 것이라고요. 슬픈 상황보다 해피엔딩을 생각하라는 거죠. 눈썹을 치켜 올리게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거나 들으면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의 눈썹이 올라갔다면, 다른 사람들의 눈썹도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무엇을 검색하느냐에 대해서도 말씀 드릴게요. 인용문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에 가서 원하는 주제를 입력하면 그에 관한 인용문이 있는지 찾을 수 있어요. 인용문을 찾았을 때 나에게 와 닿지 않고 별 의미가 없으면 그것을 인용하지 마세요. 내가 읽었을 때 정말 감정적으로 좋다고 느끼고 기억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인용하세요. 제가 최근에 찾은 가장 인상 깊었던 인용문은 파울로 코엘료의 ‘어느 날 당신은 시간이 늘 당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하도록 기다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며 일어날 것이다’는 말이었어요. 이 말을 듣고 제가 느꼈던 감정은 다른 사람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그렇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만한 인용문을 인용하는 게 좋아요.

 

최신 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대화를 잘 이끄는 능력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엘레나 크리프라는 사람은 사람들이 특정 사건에 관련되어 있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관련성이란 최신 뉴스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가 참석했던 한 회의의 기조연설을 하신 분 이야기를 할게요. 그는 교육과 편견, 교육의 전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50년 전에 했던 연구를 인용해서 말을 하더군요. 그것이 좋은 연구였던 것은 물론 맞지만 사람들은 50년 전 연구에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어제 일어난 뉴스, 지난주에 시행된 연구를 인용해서 사람들이 진짜 눈썹을 치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해요. 그 관련성이라는 것은 최신 뉴스인가 아닌가에 관해서도 관계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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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주변의 문제부터


지금 한국사회는 분노와 우울이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계층, 세대 간 소통 부재가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요. 이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번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에서도 대두된 문제인데요. 일본, 인도 총리,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말씀을 하셨고요. 책에서도 한 말인데요. 패티 스톤사이퍼(Patty Stonesifer, 빌&멜리나 게이츠 재단 공동대표)라는 여성분은 380억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녀가 워싱턴 D.C에서 노숙자들의 음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더니 사람들은 되물었습니다. 이렇게 큰 자선단체를 운영하면서 지역의 문제에 관여하려고 하느냐고 말이에요. 그녀는 워싱턴에서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가 몇 개나 되는지 아느냐고 물었어요. 그런 단체는 47개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우리가 워싱턴 안에 있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전 세계 평화와 기아 문제에 대해 논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해요.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꽂히는가』도 똑같이 일단 우리 지역사회 안에서, 개인 간의 대화법과 관계 개선을 통해 그것이 어떻게 전 세계적인 차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역시 북한 문제, 통일 문제처럼 분개하고 분노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요. 그것에 대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계속 분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죠. 제 생각은 내 주변 사람들을 좀 더 잘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로써 좀 더 나은 관계를 가지게 되고, 대화를 좀 더 잘할 수 있게 되어서 하루하루 나은 삶을 만들면 그것으로부터 세계적인 차원으로 더 나은 사회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불평하거나 분개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일상생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책을 읽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변화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제 강연에 누가 봐도 억지로 참석한 것 같은 60대 남성분이 벽에 기대 서 있었어요. 발 하나는 문 밖으로 나가 있는것 같았어요.(웃음) 제 말이 그에게까지는 닿지 않는다는 걸 알았죠. 강연 후 일주일 뒤에 그 분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강연에 참석하기 싫었는데 매니저가 억지로 그 강연에 가게 해서 화가 났던 것 같다는 내용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그 프로그램을 벗어날지만 생각했었다고요. 며칠 후 그에게 25년 간 결혼생활을 해온 아내가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그는 그제야 자신이 아내를 정말 사랑하고,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어요.

 

그는 제 책에 담긴 말을 기억해서 일단 아내에게 사과를 하고 두 번째 기회를 달라고 말을 했다고 해요. 예전에 그는 절대 사과를 하지 않았대요. 그것은 남자로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혼해서 처음으로 아내에게 사과를 하고 새로 시작하자고 말을 했대요. 25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말이었죠. 아내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결국 이혼하지 않게 되었어요. 제 강연에 자신이 강제로라도 참석하지 않았다면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을 때,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느냐고 화를 냈겠지만 강연에 참석했던 그 하루 덕분에 이혼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어요.


이처럼 제 책을 통해 사람들이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이룰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이미 상처를 받은 사람일지라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사례들을 많이 보여주셨거든요.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아직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다음 책 출간 계획이 있으신가요?


제 아들 둘이 버지니아 공대를 다녔는데요. 오랜만에 집에 와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어요. 앤드류가 고등학교 졸업한 후로 계속 보지 못했던 라이언이란 친구를 만났다고 했어요. 졸업 후 계속 보지 못해서 궁금하던 차에 말이죠. 저는 아들에게 어떤 사람들은 그걸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부른다고 했어요. 뜻밖의 재미라는 거죠. 제 생각에 뜻밖의 어떤 것들은 그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밝은 미래가 아닐까 싶어요. 그후 아들이 제게 그 말이 자꾸 생각난다고 하면서 ‘세렌디피티’가 아니라 ‘세렌데스티니(seren destiny)’인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것에 영감을 받아 신작을 쓰고 있습니다.


‘세렌데스니티’와 관련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용문은, ‘차가 차고에 있으면 그 차를 얻어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입니다. 미키 애그러월(Miki Agrawal, 홈페이지: http://www.mikiagrawal.com/) 씨는, 뉴욕은 아파트가 좁아서 사람들이 집에서 밥을 해먹기 싫어하고 밖에서 먹는다는 사실을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몸에 좋지 않고 계속 소화불량이 오잖아요. 그녀는 구글에 피자를 검색하다가 뉴욕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10%가 피자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만큼 피자를 많이 먹지만 몸에는 좋지 않아요. 그래서 몸에 좋은 피자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녀는 돈도 없고, 경험도 없었습니다. 히지만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농장에서 직송해서 오가닉 피자를 만드는 식당을 열게 됐죠. 지금은 전 세계적인 회사가 되었습니다. 미키 씨는 직감을 따라 돈도 얻고, 경험도 얻었어요. 사람들은 그런 걸 왜 하느냐고 했지만 그 직감을 따랐죠. 그 결과 포브스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에 들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세렌데스티니와 관련한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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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 혼 저/이상원 역 | 갈매나무
저자 샘 혼은 이 책에서 언어적 공격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지만, 이 책은 싸워서 상대를 때려눕히라고 말하지 않는다. 요점은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공격하지 않고 우아하게 이기는 기술이다. 일상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 지혜가 풍부한 이 책은 원하는 것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늘 사람이 따르게 하는 대화 기술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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