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당일부터 국장이 치러지던 9일간! 절대 권력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가 벌어지던 와중에, 작가는 군인이나 정치인 대신 ‘풍수사’라는 멀고 희귀하고 약한 인물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소설가 전민식의 네 번째 장편소설 『9일의 묘』를 만나봅니다.
전민식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Q 이야기의 배경도, 또 책의 표지도 꽤 묵직하고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요. 우선 따끈따끈한 신작 소설 『9일의 묘』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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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 소설은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9일동안 벌어진 사건을 다룬 책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축이 있는데 하나는 대통령이 암살되고 권력의 공백이 생긴 당시 그 권력을 잡으려던 인물들의 다툼이 한 축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축은 그러한 역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소시민으로 살고 있던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Q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실화를 등장시킨 이유가 궁금했어요. 전직 대통령의 암살사건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소설적 상상을 더해 스토리를 탄생시키셨는데, 이 사건에 주목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그때의 잘못된 선택과 왜곡된 결과들로 인해 현재의 삶까지 지배를 받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사건을 통해서 누군가는 많은 희생을 당했겠죠. 그러한 희생당한 사람들, 왜곡된 사건들을 말하고 싶어서 이 시기를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Q 잊어서는 안 되는, 하지만 이미 잊어버리고 만 이야기, 누구도 말하지 못했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슬픔의 역사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데요,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꼭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차기작의 계획은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1979년을 비롯해서 우리가 잊으면 안될 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바람이지만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서 잊어선 안될 사건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이러한 사건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함으로써 미래에는 다시 이러한 사건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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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전민식 저 | 예담
1979년 10월. 대통령의 죽음 직후 치러진 9일간의 장례 기간은 갑작스러운 권력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암투가 벌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논리인 '풍수'와 욕망의 분출로 아비규환의 질곡을 낳은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솜씨 좋게 꿰어낸 『9일의 묘』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통해 운명에 대한 질문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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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