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가 만능 기계처럼 묘사 되는 것에 대해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말해 주고 싶다. 만약 무언가를 만들려는 목표 없이 프린터의 기능만 믿고 배웠다가는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다. 자기 분야를 더 연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가능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잘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자신이 보석 디자이너라면 3D 프린터를 배워서 복잡한 작품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출력하는 것으로 효율성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손으로 모든 것을 만들었다면 3D 프린트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만들지 못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일일이 수작업을 했을 때보다 시간이나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뚜렷한 방향 없이 막연히 ‘3D 프린터로 뭔가 해야겠다’는 섣부른 생각만으로 시작했다가는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3D 프린터는 보완적인 것이지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의 능력과 목적이다. 가능하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정하고 3D 프린터를 배우자. 예를 들어 3D 프린터로 만든 도자기를 꿈꾼다면 도자기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익힌 후에 3D 프린터를 배우도록 하자. 자신의 기호를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그 자체로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씨앗은 될 수 있다. 그리고 계속 꾸준히 그런 행동을 반복하면 줄기가 자라나고 잎이 나고 열매를 맺듯, 내 앞에 자연스럽게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3D 프린터의 무한한 가능성
가장 먼저 자신의 분야, 혹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3D 프린터로 접근했을 때 더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인지를 따져야 한다. 이런 검토를 위해서는 3D 프린터의 장점들을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공장 생산 방식에서는 주로 위생과 비효율 문제나 탄소 배출량 및 재료의 낭비 등이 문제로 야기되기도 하는데, 3D 프린터가 과연 그런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도구인지를 비교해보는 식이다. 지금부터 3D 프린팅의 특징이자 장점을 살펴보며 보다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3D 프린터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해보자.
물질 낭비를 최소화: 생산 방식이 어떠한 재료를 깎아내어 형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면 3D 프린터는 플라스틱, 음식, 생화학 물질 등 재료를 한 층 한 층 쌓는 방식이기 때문에 낭비가 없다.
조형물을 생산하는 전통방식과 3D 프린팅 방식 비교
생산하기 어려웠던 부품 제조: 대량생산 방식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소량의 부품들은 과거에 매우 비싼 가격에 유통되었다. 3D 프린터는 즉각적으로 부품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구하기 힘든 특정 부품이라는 카테고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동의 용이성: 3D 데이터는 이동이 매우 용이하여 생산지와 상관없이 세계 어디에서든 사용이 가능하다. 무거운 제품을 배송할 필요 없이 바로 3D 데이터를 전달하면 빠른 시간에 어디에서나 작업 또는 출력이 가능하다.
아무리 복잡한 것도 상관없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에서 복잡도는 곧 돈으로 연결된다. 얼마나 복잡한가에 따라서 가격도 달라진다. 그러나 3D 프린팅 사업에서 복잡도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물론 3D 모델링할 때 어려움이 있겠지만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그 역시 해결 가능하다. 이 부분은 일반 제조업과 3D 프린팅의 큰 차이점 중 하나다.
다양성을 추구한다: 한 가지 모델로도 다양한 시도와 변경이 가능하다. 기존 방식에서는 결정된 모양을 바꾸거나 수정하려면 기기 설계에서부터 제작까지 여러 단계의 문제로 인해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3D 프린터에서는 변경이나 응용이 자유롭다. 이로 인해 경영할 때 발생되는 간접비용 즉 설계비, 인건비 그리고 교육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
조립이 불필요 하다: 3D 모델링을 할 때 접하는 부분 또는 따로 움직이게 될 부분을 잘 고려하여 설계하면 조립된 채로 출력할 수 있다. 그러면 시간과 돈이 상당히 절약된다. 보통 제품을 만들면 몇 개에서 수십 개의 부품을 따로 만들어서 그것을 조립해야 하는데 이러한 공장 생산 방식에 비하면 3D 프린터를 이용한 출력은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3D 프린터로 작업한다 하더라도, 고도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간에서 자유롭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작업할 수 있어 트렌드 변화에 따른 재고 관리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로 인해 많은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무한한 디자인 공간 활용: 기존의 방식의 제조 공정에는 많은 공간이 필요했다. 제조 라인, 연구실 등의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D 프린터 한 대로 굳이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3D 프린팅은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전통 방식의 제조방식은 디자이너 및 기술자들이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치면서 제품을 만들어낸다. 3D 프린터는 전문가만 접근할 수 있던 영역에 대해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숙련된 디자이너들이 제품 형태를 디자인하면 일반적인 제조 방식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제품 사이즈의 제약이 없다: 제품의 사이즈를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3D 프린터의 하드웨어 사이즈의 문제로 아주 거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매우 거대한 프린터가 지원된다면 가능한 일이다.
제품 개발에 낭비가 없다: 공장 제조 방식은 제품을 깎아내는 방식이었다. CNC나 레이저 가공의 경우 재료를 깎아내기 때문에 재료의 찌꺼기들이 발생되며 이것을 폐기처리 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3D 프린터는 조금의 낭비 없이 의도한 대로 제품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매우 경제적인 방식의 제조가 가능하다.
3D 프린터의 장점이 두루 잘 발휘될 수 있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피규어다. 나 역시 피규어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적이 있었고, 이 상품의 주요 고객은 바로 성형외과였다.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병원이 아닌 보험사였다. 당시 나는 수입이 없는 상태였고, 급한 마음에 보험설계사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보험이 아닌 내 상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한참 동안 설명을 듣던 그는 나에게 작은 조언을 주었다. 병원은 돈이 많은 곳이니 병원과 은행을 공략해 보라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병원 세일즈였다. 성형 후 모습과 성형 전 모습을 피규어로 만드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병원 또한 이로 인해 병원이 홍보가 되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성형이라 하면 대부분 얼굴을 먼저 생각하지만 요즘은 몸에 있는 지방 흡입술도 많이 한다.
3D 프린팅을 위해 수술 전과 수술 후에 스캔 촬영을 하고 스캔한 데이터로 고객의 몸을 만들었다. 고객들은 수술 전 모습과 후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몸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관리하게 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자신의 피규어를 보여주면 광고 효과도 생기므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다. 병원뿐만 아니라 회사에 전화를 걸어 내 서비스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고, 회사에 직접 방문해서 담당자들을 설득하여 의뢰를 받아내기도 했다. 한 번은 은행에 가서 은행 직원들에게 명함 대신 작은 액세서리 기념품을 판매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돌파하며 개척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 무엇도 남이 대신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평소에 대인 관계나 네트워크를 잘 관리하고 영업을 하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
3D 프린터, 창업을 출력하라 이승준,진동환 공저 | 프로젝트A
3D 프린터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격적인 창업에 앞서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았을 것이다. 『3D 프린터, 창업을 출력하라』는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3D 프린터 전문 강사이자 창업자이기도 한 저자 이승준이 스스로 3D 프린팅과 관련된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3D 프린터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3D 프린터의 미래는 어떤 분야에 포진해 있는가,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고민들을 차근히 한 단계씩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과정들로 구성되었다.
[추천 기사]
- 나는 금지된 책 <자본론>과 어떻게 만났는가.
- 우리의 시각으로 서양미술을 이해하다
- 바다에서 육지로, 다시 바다로 돌아간 동물
- 돼지의 먼 친척, 고래
이승준
3D 프린팅 전문 디자이너이자 현 메이커스 시스템 대표다. 삼성전자 디자인팀 UX 디자이너, 미국에 소재한 레이더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3D 프린터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력을 느껴 3D 프린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메이커스 시스템을 설립하여 3D 프린팅 제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또한 홍익대, 숭실대 등 국내 여러 대학에서 ‘3D 프린팅 모델링을 위한 퓨전 360’을 강의하며 3D 프린터 사용법이나 모델링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3D 프린팅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실현하는 중이다.
감귤
201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