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 산장 살인사건』 스포일러 금지
영화보다는 그 파급력이 덜했지만 소설에도 스포일러 논쟁은 종종 벌어졌다. 특히 위에서 열거한 반전 소설들의 경우 선의에 의해서건 악의에 의해서건 한 번씩은 다 스포일러 홍역을 치렀다.
글ㆍ사진 전건우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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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反轉) 소설


기꺼이 내 뒤통수를 내주고픈 순간들이 있다. 큼지막한 손바닥으로 불시에 퍽, 하고 내리쳐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는 순간, 바로 기막힌 반전(反轉) 소설을 읽을 때가 그렇다.


대중소설, 그 중에서도 미스터리 장르의 소설은 결말이 무척 중요하다. 처음의 전개가 완전히 뒤바뀌거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때 독자들은 열광한다. 한때는 아예 반전 소설이라는 장르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작품들이 속속 소개됐다.


내가 읽은 최초의 반전 소설이라 할 만 한 작품은 다름 아닌 『링』이다. 저주를 풀고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이 호러 소설 시리즈를 관통하는, 그리고 후대의 수많은 호러 작품들에 영향을 준 최후의 반전이 드러난다. 그때의 오싹함과 짜릿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 후 『살인자들의 섬』, 『용의자 X의 헌신』, 『살육에 이르는 병』,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가위남』, 『코핀댄서』, 『고백』 등 소위 반전이 기가 막힌다는 소설을 잔뜩 읽었다. 물론 요즘에도 반전을 앞세운 소설들이 속속 출간되지만 이제는 반전 자체에 무뎌져서 그런지 예전만큼의 충격은 덜하다. 그럼에도 반전 소설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특히 마지막 몇 장을 남겨놓고 내가 짐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봤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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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 가장 반전이 돋보였던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 산장 살인사건』이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 전에 출간됐던 작품인데(무려 1990년!) 우리나라에는 이제야 소개가 됐다. 그럼에도 어색한 구석이나 낡은 느낌이 전혀 없다. 한참 푹 빠져서 읽다가 ‘그런데 왜 아무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 생각마저 깊게 할 수가 없다. 이야기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 딴 생각 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가시마 다카유키는 비운의 사고로 약혼자 모리사키 도모미를 잃었다. 그 후 몇 달이 지나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아버지인 노부히코의 초대로 별장에 가게 된다. 별장에서 그를 기다리던 사람은 모두 일곱 명. 그 자리에서 한 명이 도모미의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고 말하는데……. 본격적으로 도모미의 죽음을 파헤치는 가 싶던 이야기는 돌연 전개를 확 비틀어 버린다. 2인조 은행 강도가 별장으로 침입한 것. 인질이 된 여덟 명의 남녀,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의 살인 사건.


『가면 산장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답게 휙휙 잘도 읽힌다. 제법 두껍네 하면서 책을 들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금세 마지막 장에 와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대 장점인 간단명료하면서도 자극적인 설정, 빠른 전개, 단순하고 효율적인 문장이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솔직히 나는 전혀 예상을 못했고 그랬기에 짜릿함이 더 컸다. 물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반전이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나름 미스터리 쪽의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나 역시 수많은 반전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반전 또한 언젠가 한 번 생각해 본 것이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풀어낼 줄은 몰랐고 그 때문에 제법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었다.


『가면 산장 살인사건』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본문의 내용만이 아니다. 나는 띠지에도 눈길이 갔는데 특히 ‘스포일러 금지!’라는 마지막 문구가 상당히 재미있었다.

 

스포일러가 넘쳐나는 세상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스포일러가 문제가 되었던 건 내가 알기로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가 개봉할 때부터였다. 워낙 결말의 반전이 뛰어났던 이 작품은 극장 매표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을 향해 누군가가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고 외친 사건 덕분에 더 유명해졌다. 몇 년 후 <식스센스>가 극장에 걸렸을 때도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 같은 시기에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텔미 썸딩>도 스포일러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때쯤부터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스포일러’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한 건.


영화보다는 그 파급력이 덜했지만 소설에도 스포일러 논쟁은 종종 벌어졌다. 특히 위에서 열거한 반전 소설들의 경우 선의에 의해서건 악의에 의해서건 한 번씩은 다 스포일러 홍역을 치렀다. 서평 중에 스포일러가 포함된 경우도 있었고 기자가 책 소개를 하면서 결말을 말해 버린 경우도 있었다. 경쟁 출판사가 일부러 스포일러를 흘리고 다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어떤 책은 아예 결말 부분이 봉인된 채 출판되기도 했다.


지금은 스포일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때에도 ‘스포일러 주의’라는 문구를 꼭 집어넣는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웬만해서는 스포일러에 당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지금 우리 사회는 훨씬 더 거대한 스포일러에 노출된 형국이다. 금수저, 은수저 이야기가 나온다. 최소 동수저라도 물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행복하게 살아갈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돈다. 성별에 따라서, 출신 지역에 따라서, 졸업한 학교에 따라서, 입사한 기업에 따라서, 그 외에도 여러 변수들에 따라서 인생의 결말이 이미 결정된다.


요즘 우리 아들은 한글 공부에 열심이다.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데 아직도 한글을 모르냐며 주위 사람들은 난리다. 한글은 기본이고 수학도 구구단까지 다 외워야 하며 한자도 익혀야 한다는 게 요즘 엄마들의 주장이다.


“어릴 때부터 열심히 준비해야 그나마 수도권 대학에 간다니까. 요즘은 코스가 뻔해. 알잖아?”


우리 집에 놀러온 지인이 해 준 말이다.


안다. 너무도 잘 알아서 슬프다. 고작 일곱 살에 인생의 전반이 이미 정해진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나는 아들에게 네가 원하는 일을 하라고 말할 테지만, 진짜 원하는 걸 찾으면 대학에 안 가도 좋다고 이야기 할 테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 또한 안다. 나는 아들에게 아무런 수저도 물려주지 못했다.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아들은 자수성가를 해야 하는데 그런 식의 ‘코스’마저 이미 다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 코스에서 이탈하면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가면 산장 살인사건』의 반전이 아무리 뛰어난다 한들 인생의 매 순간마다 도사리고 있는 반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아주 희박한 확률 속에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 ‘나’라는 인간이 태어났는데 어찌 보면 이것부터가 커다란 반전이다. 결말이 정해진 인생이란 없다. ‘지잡대’를 나왔다고 해서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애초에 대기업이 인생의 행복을 좌지우지한다는 법 또한 없다. 인생은 아주 잘 짜여진 미스터리 소설과 같다. 매 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흥미로운 전개에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스포일러가 넘쳐나지만 그런 예측과 짐작과 억측에 반하는 결말을 만드는 것, 그건 바로 각자의 몫이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인생이 이미 정해졌다는, 심심하기 짝이 없는 식상한 결말에 실망하지 말자. 자꾸 실망하고 패배감에 젖다 보면 더 이상 인생의 책장을 넘길 수가 없게 된다.


그러니 앞으로 당당하게 ‘스포일러 금지!’라고 외칠 것.


이것은 이 땅에서 가난한 대중소설가로 살아가는 내게 제일 먼저 해당되는 이야기다. 나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결말을 맞이하고 싶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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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저/김난주 역
이런 반전은 없었다. 누구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이중 삼중의 트릭, 스릴 만점의 심리전. 작품을 먼저 접한 일본 독자들이 아마존 저팬 사이트에 남긴 서평은 한결같이 ‘충격’과 ‘경악’, 그리고 ‘속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치 잘 짜인 무대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연극과도 같은 이 소설의 전개를 그저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독자들이 작품의 클라이맥스에 가서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엄청난 반전과 맞닥뜨리며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같은 충격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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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사건 #반전 소설 #대중 소설 #전건우 #eBook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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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난

2015.03.10

읽었던 책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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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2015.03.06

읽어 볼 목록에 저장했다가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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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em

2015.03.05

스포일러 세상이네요. 추리소설은 청소년기에 주로 읽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추리소설이 무섭습니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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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남편, 아빠, 백수, 소설가, 전업작가로 살아간다. 운동만 시작하면 뱃살이 빠지리라는 헛된 믿음을 품고 있다. 요즘 들어 세상은 살 만하다고 느끼고 있다. 소설을 써서 벼락부자가 되리라는 황당한 꿈을 꾼다.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3』,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에 단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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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데뷔작 이후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부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片想い), 『편지』(手紙), 『환야』(幻夜)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 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들 도키오』는 식물인간이 된 아들 ‘도키오’의 영혼이 과거로 날아가,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임슬립이라는 SF적 발상부터, 실종과 추적을 넘나드는 스릴과 미스터리, 삶에 대한 긍정과 부자간의 사랑이라는 뭉클한 감동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매력이 한 권에 압축된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2002년 첫 출간 이후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첫손에 꼽히고 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가가 형사’ 시리즈를 제외하고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1986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밀실 트릭, 암호, 연쇄살인 등을 교묘하게 얽어낸 상상력이 돋보이며, 정통 추리소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숙명』은 1993년 발매되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르익은 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스터리 명작으로, 이 작품을 꾸준히 찾는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금번 새로이 재출간되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1991년에 출간된 이후,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는 등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약 30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자본주의로 인한 폐해와 외모 지상주의를 소재로 한 초기 대표작으로, 사회악과 부조리를 선명하게 고발해 내는 작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 『흑소소설』, 『독소소설』, 『괴소소설』, 『레몬』, 『환야』, 『11문자 살인사건』, 『게임의 이름은 유괴』, 『호숫가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한여름의 방정식』, 『몽환화』, 『그 무렵 누군가』,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한여름의 방정식』, 『신참자』,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다잉 아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학생가의 살인』, 『오사카 소년 탐정단』, 『천공의 벌』, 『붉은 손가락』 등이 있다.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등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등 10여편이 영화로 제작되는 등,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