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제나 그게 문제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일을 한지 10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이 일은 지금 나에게 맞는 일 일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매일 매일 쳇바퀴 돌듯 9 to 6 로 반복되는 삶. 그리고 그에 대한 일의 대가를 받으며 유지되는 삶.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삶의 몫이다.
내가 선택한 일을 통해서 자아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직장생활 1-2년년만 해봐도 회사 생활, 직업이라는 것은 내가 꿈꿔왔던 일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선택한 것 같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는 게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의미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은 욕망을 일에 부여하고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 하듯 일은 언제나 직업보다 크다.
일은 노동이어야만 하는 걸까?
저자는 현재 ‘롤링다이스’라는 회사의 대표로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던 일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의 첫 발을 내디뎠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 일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실험을 ‘롤링다이스’에서 펼치고 있다. 그녀도 남 못지 않은 열정으로 1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 세상이 ‘잉여짓’이라고 부르는 일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일의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녀가 찾은 해답 (아직 진행중인 해답일 수도 있지만) 중 하나는 협동조합이라는 구조이다. 일을 고용 중심으로 규정하는 산업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일의 규정을 고용시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활동까지 넓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이단아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목에서처럼 우리는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들이다. 제 각각의 이유로 유능한 나와 당신들이 모여, 느슨하고도 힘센 무리를 이룰 수 있다는 그녀의 주장에 공감한다.
-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제현주 저 | 어크로스
일과 우리의 정체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고, ‘좋아하는 일’, ‘가슴 뛰는 일’을 하라는 사회의 주문들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일과 관련한 다양한 욕망을 조화롭게 해소할 방법들을 현실적으로 모색한다. 우리 시대 일하기를 다각도로 성찰한 저자의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다르게 일하며 살아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 기사]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때 『워거즐튼무아』
-삶에 대한 관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책으로 떠나는 스페인 여행
-뮤지컬 <저지 보이스>로 부활한 포시즌스
-가족은 짐, 그래서 살아가는 힘이 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김태희(도서MD)
정원선
2015.02.22
빛나는보석
2015.02.16
파랑새증후군
2015.02.1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