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클라운(Mad Clown) < Piece Of Mine >

패턴이 뻔하다. 음원 차트에서 먹힐만한 '이별 발라드 랩'을 타이틀로 내세우고, 나머지는 힙합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증명하려 애쓰는 트랙들의 향연이다. 완성도는 일단 둘째 치더라도 새로움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준비를 해두는 편이 좋다. '혹시나'하고 플레이했더니 '역시나'하는 격이다.

배치기의 「눈물 샤워」의 신파와 에미넴의 「We made you」 비트를 적당히 섞은 듯한 「화」는 발매 동시에 음원 차트를 석권했으나 일말의 신선함도 없다. 소유와 효린의 후광을 매드 소울 차일드의 진실로 이어가고, 이별에 성난 치기 어린 가사는 자극을 노린다. < 쇼미더머니 > 이후 대중이 선사한 날카로운 이미지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새벽에 쓴 일기」, < Anything Goes >로부터 내려온 진솔한 감정 표현 대신 자리하는 것은 과시와 안심이다. 「껌」의 감성을 이어가는 「콩」이나 최신 유행의 직장인 감성을 빌려온 「커피카피아가씨」 등 적당한 공감과 해왔던 것들의 반복뿐이다. 트랙 간 개연성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메이저 MC의 자부심을 담은 「Population control」의 설득력은 더 떨어진다. 그나마 팀 커먼 콜드의 활동 재개를 짐작케 하는 「꽃」이 새 가능성을 제시하며 선전하는 정도다.

비록 견딜만하지 못했던 「견딜만해」에도 불구하고 제법 괜찮은 공존을 이뤄냈던 전작에 비하면 현재 매드 클라운의 행보는 보수 그 자체다. 몇몇 팔릴 만한 노래를 넣고, 소위 '가짜 MC'들을 욕하며 자신을 증명하는 패턴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스타일까지 정형화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때려박는 랩」을 음원으로 냈다고, 단체 곡을 수록한다고 진정성을 증명할 순 없다.

스윙스의 「Gravity」에서 그가 내뱉었던 구절이 떠오른다. '착해빠졌어 견딜만해 쇼미더머니 몇 개월 안에 빌보드 케이팝 1등 찍고 메이저 찢어 놨네'. 언더그라운드 기대주에서 시장의 중심이 되었으니 자랑스러울 법도 하지만 실상 그를 이 위치까지 견인한 주역은 소유와 효린이다. 창의적인 톤과 달리 벌써 굳어지는 스타일. 한때 진실한 팬이었던 입장에서 이런 결과물은 정말로 '화'가 난다.

2015/01 김도헌(zener1218@gmail.com)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