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최민석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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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왕
우문기 감독 | 광화문 시네마
한 해의 무수한 영화중에 단 한 편만 골라야 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내가 무슨 자격을 가졌나 자문해보기도 하고, 수량화 할 수 없는 예술의 가치를 어찌 측정하여 한 작품만을 고를 수 있단 말인가 하는 방법론적 고민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단 한 편만 언급해야 한다면’, 그것은 창작자와 연기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을 위해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의 영화는 <족구왕>이 되었다. 물론 이보다 더 완성도 높고 훌륭한 수작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족구왕>이 보여준 열정과 창작에 관한 자세는 충분히 가치 있고 아름답다. 이 코미디 영화를 보며, 아이러니컬하게 나는 펑펑 울었다. 어느덧 취향과는 상관없이 세상이 좋아해줄 만한 것을 만들어내며 타협하는 내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그런 측면에서 <족구왕>은 굉장히 당당했고, 패기 넘쳤다. 그 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잠시 글을 쓰다말고 일어서서 박수를 길게 치고 앉았다).
2015년 볼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내년에 가장 보고 싶은 영화는 <헤드헌터>라는 수작을 선보인 바 있는 노르웨이 감독인 모튼 틸덤의 헐리우드 진출작 <이미테이션 게임>이다. 주연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크 스트롱과 매튜 구드도 나온다.
소설가 박상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음반
크라잉 넛X노브레인 - 96
노브레인/크라잉 넛 | 미러볼뮤직
펑크롹의 두 전설이 서로의 곡을 부른 합작 앨범이었다. 오래간만에 느껴본 새파란 흥분이었다. 또한 롹정신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복기했다. ‘비둘기야 어디 가니 나랑 같이 술 마시자’, 그리고 ‘다 죽자’고 쓸쓸히 고함치는 아이러니가 그리 달콤할 줄이야.
2015년 들을 음반
Led Zeppelin - Led Zeppelin IV
Led Zeppelin | Warner Music/Atlantic
내년에도 롹정신의 영롱한 포스를 느끼며 시작하고 싶다. 작년에 잘생긴 리마스터링 앨범이 나왔다.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는데 안살 수가 없다. 세뱃돈 받으면 확 질러야지. 아이 벌써 신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책
줄리언 웰즈의 죄
토머스 H. 쿡 저/한정아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를 치명적인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넣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나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만 할까. 토머스 H. 쿡의 소설은 언제나 진중하고 서늘했지만 <줄리언 웰즈의 죄>는 당신의 인생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지난했던 역사까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그의 죄가 아니라, 나와 우리 그리고 인간의 죄에 대해서.
2015년 읽을 책
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저/양억관 역 | 51Books(오일북스)
미친 듯이 질주하는 영화가 너무 좋았다. 사회의 상식과 규범 자체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영화평론가 최재훈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영화
들개
김정훈 감독 | KAFA FILMS
비굴함을 가르치는 사회에 맞선 청춘들의 분노는 짐승의 숨겨진 이빨을 드러냈지만 끝내 터지지도, 세상과 연결고리를 맺지도 못한다. 사제폭탄에 얽힌 두 청년의 이야기를 믿어봄직한 스릴러로 직조해 낸 공은 박정민과 변요한 두 배우에게 있다. 각각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미생>을 통해 코믹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지만, 드라마에 앞서 독립영화의 든든한 얼굴이었던 그들의 등장은 하나의 ‘발견’이었다.
2015년 볼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김성호 감독 | 삼거리픽쳐스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가난한 소녀가 가족을 위해 강아지 유괴사건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할 것 같다. <소원>의 이레를 중심으로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의 조합이라니 기대된다. 단, 영미권 원작소설을 얼마나 한국적으로 각색했는지가 공감의 관건!
칼럼니스트 현정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책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알렉산드로 보파 저/이승수 역 | 민음사
‘그녀는 직관처럼 매력적이고, 반어법처럼 아찔하고, 진실처럼 수줍었다. 시처럼 어리석고’ 한 남자가 이 문장과 절묘하게 떨어지는 여자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며 책을 선물했다. 사랑의 경계선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나의 허영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생물학을 전공한 작가가 다양한 동물의 습성을 인간의 욕망에 빗대어 풍자하고 있는 소설이기에 책 자체가 달콤함으로 채워져 있진 않았다. 그랬기에 더욱 흥미로웠고 그가 읊어준 문장을 책 속에서 빨리 발견하길 바라며 읽어나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누군가 다치게 할 의도는 아니지만 결코 무디지 않는 날을 세운 이야기와 독특한 서술 방식에 매료되게 되었다. 이런 작가를 이용해 여자의 마음을 흔들 줄 아는 그의 능력에도 반할 수밖에 없었다.
2015년 읽을 책
은닉
배명훈 저 | 북하우스
며칠 전 배명훈의 신작 <맛집 폭격>을 읽었다. 한동안 동시대 한국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타워> 이후 그 사이 출간된 작가의 작품은 공백 상태였다. <맛집 폭격>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전작을 챙겨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시작이 <은닉>이다.
<홀로> 편집장 이진송의 선택
2014년 최고의 책
2015년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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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공부법
권용선 저 | 역사비평사
자신이 속한 세계, 세계를 규정하는 테두리로부터 이탈하며 사소한 것들을 낯설게 배치한 발터 벤야민의 ‘공부법’을 분석한 책이다. 평생 ‘직업’도 없이 오로지 “머리에 불 붙은 사람”처럼 공부한 발터 벤야민. 난해하고도 아름다운 발터 벤야민의 사유에 생활의 결을 덧대면, 좀 더 입체적인 독해가 가능해진다.
은수저 12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 학산문화사
책상물림 자의식에 취해서 한없이 빈둥거리고 싶을 때, 내 입에 들어가는 것도 만들기 귀찮아 침대 속에서 있지도 않은 우렁총각을 기다릴 때! 시원하게 내 등짝을 후려치며 정신 차리라고 일갈하는 본격 농촌 청춘물 만화다. 현재 11권까지 나왔는데, 실제로 농고 출신 작가가 그려내는 예측불가 고교 생활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최고. 따뜻하고, 의외로 무게감 있으며, 무엇보다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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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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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낭만푸우
2015.01.22
앙ㅋ
2015.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