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통신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 『그것들의 생각』을 편집한 편집자 정지은입니다.
2014년 2월 개설되어 6개월 만에 20만 이상의 좋아요 수를 기록한 화제의 페이스북 연재 ‘그것들의 생각’이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성들을 한 컷의 사물과 짧은 문장 속에 담아낸 그것들의 생각은 가슴을 콕콕 건드리는 허를 찌르는 통찰로 매일매일 수많은 이들의 폭풍공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썸남 생각에 두근거리는 밤, 드디어 찾아온 빛나는 연애의 순간, 그리고 찾아온 권태기, 이별, 바닥을 치고 다시 일어서는 힐링의 시간들까지. 작가는 웃고 울며 복작복작 살아가는, 그래서 더 반짝이는 삶의 순간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우리 주변의 작은 사물들을 통해 담아내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콜라캔이 전하는 썸남 썸녀의 마음, 쿠션이 들려주는 사랑의 메시지, 빨래집게가 위로해주는 그와 그녀의 거리감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들려줍니다.
작가의 투박하지만 그래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한 컷의 그림과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글들은 차마 꺼내지 못했던 당신의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어루만져줍니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아리게 당신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사물들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당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빛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불쑥 찾아온 선선한 날씨에 옆구리가 시리다면 이 책을 펼쳐보세요. 그동안 꾹꾹 눌러온, 차마 못다한 이야기들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올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것들의 생각’ 페이지에서 ‘이건 바로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컷에 상대의 이름을 태그로 걸어 수줍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요. 이제 책으로 재탄생한 <그것들의 생각>으로 당신의 마음을 대신해보세요. 전하고픈 메시지가 담긴 페이지를 살짝 접어 상대에게 선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특히 당신의 소중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책 속에 특별한 페이지를 마련했으니, 애인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페이지에 담아 전해보세요.
전하고 싶지만 차마 말로 다하지 못했던 마음, 궁금하지만 차마 묻지 못했던 상대의 마음.
이제, 200만 명이 열광한 한 컷 사물에 담긴 감동의 메시지 『그것들의 생각』으로 당신의 마음을 전해보세요.
소리 나는 책
▶ 『칼의 노래』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2주간 다뤘던 『칼의 노래』에서 몇 구절을 읽어드리려 합니다. 이 작품은 방송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서문 역시 너무나 훌륭한데요, 서문을 비롯해서 책 속의 인상 깊은 구절들 전해드리겠습니다.
2000년 가을에 나는 다시 초야로 돌아왔다. 나는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과 작별하였다. 나는 내 당대의 어떠한 가치도 긍정 할 수 없었다. 제군은 희망의 힘으로 살아 있는가. 그대들과 나누어 가질 희망이나 믿음이 나에게는 없다. 그러므로 그대들과 나는 영원한 남으로서 서로 복되다. 나는 나 자신의 절박한 오류들과 더불어 혼자서 살 것이다.
초야의 저녁들은 헐거웠다. 내 적막은 아주 못 견딜 만하지는 않았다. 그해 겨울은 추웠고 눈이 많이 내렸다. 마을의 길들은 끊어졌고 인기척이 없었다. 얼어붙은 세상의 빙판 위로 똥차들이 마구 달렸다. 나는 무서워서 겨우내 대문 밖을 나가지 못했다. 나는 인간에 대한 모든 연민을 버리기로 했다. 연민을 버려야만 세상은 보일 듯싶었다. 연민은 쉽게 버려지지 않았다. 그해 겨울에 나는 자주 아팠다.
눈이 녹은 뒤 충남 아산 현충사. 이순신 장군의 사당에 여러 번 갔었다. 거기에. 장군의 큰 칼이 걸려 있었다. 차가운 칼이었다. 혼자서 하루 종일 장군의 칼을 들여다보다가 저물어서 돌아왔다.
사랑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일 뿐이라고. 그 칼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영웅이 아닌 나는 쓸쓸해서 속으로 울었다. 이 가난한 글은 그 칼의 전언에 대한 나의 응답이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으로 적을 맞으리.
다시. 만경강에 바친다.
- 김훈 『칼의 노래』 中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빛나는보석
2014.09.30
감귤
2014.09.30
앙ㅋ
201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