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소설가 “안중근 의사 유해 꼭 찾아와야”
안중근 의사 동상 주변 쉼터에 둘러앉자, 김정현 작가는 소탈하게 독자들보다 낮은 맞은편 턱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다양한 나이대의 독자들은 김정현 작가를 빙 둘러싸고 작가가 들려주는 안중근 이야기를 경청했다. 독자는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글ㆍ사진 이수현
20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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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만남-안중근

 

9월 4일 오후 5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김정현 소설가와 독자 만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중근, 아베를 쏘다』 출간을 기념해 열린 자리기도 했다. 김정현 소설가는 1996년 이 시대 가정과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한 『아버지』를 쓰기도 했다.

 

전직 경찰관이라는 특이한 이력답게 그는 투철한 국가관을 고수한다. 『안중근, 아베를 쏘다』는 이런 그의 관심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일본이 일본제국주의 시절 저질렀던 만행을 사과하고 반성할 기미를 안 보이는 게 집필 계기였다. “경고가 아니라 반성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는 김정현 작가는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수년에 걸쳐 치밀하게 취재했다.

 

행사가 열린 9월 4일의 날씨는 쾌청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예스24를 통해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하기를 희망한 독자들이 서울 중구 남산 도서관 옆에 위치한 안중근의사기념관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소설가와 독자는 함께 기념관 전시를 관람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안중근의 일생을 훑어보며 그의 어린 시절부터 의거하는 순간, 그리고 서거의 날까지 짚어보면서 참가자들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가 이어질수록 안중근 의사를 향한 감사함과 『안중근, 아베를 쏘다』가 왜 이 시대에 필요한 책인지가 분명해졌다. 전시실 관람은 대략 1시간 정도 이어졌다. 관람을 마친 독자들은 오후 6시쯤, 기념관 내 세미나실에 모여 김정현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이미 책을 읽고 온 독자와 김정현 소설가를 실제로 보고 싶어 온 독자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정현 작가가 행사 계획에는 없었던 제안을 했다. 그는 답답한 세미나실보다는 기념관 앞의 안중근 동상 옆에 둘러앉아 탁 트인 야외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 독자도 흔쾌히 동의했고 모두들 밖으로 나가서 자리를 잡았다. 바람도 선선하고, 해가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였다. 안중근 의사 동상 주변 쉼터에 둘러앉자, 김정현 작가는 소탈하게 독자들보다 낮은 맞은편 턱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다양한 나이대의 독자들은 김정현 작가를 빙 둘러싸고 작가가 들려주는 안중근 이야기를 경청했다. 독자는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작가만남-안중근

 

김정현 작가는 왜 이런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우리가 안중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안중근에 대한 교육이나 평가가 왜 다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소설에도 나오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이유이자 이토의 죄악인 15개 조항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진지하게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김정현 작가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당부했다.

 

“우리에겐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는 것입니다. 조국 국권이 회복된다면 자신의 유해를 고향에 묻어달라고 했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 여순 감옥 묘지에 묻혀 있는 유해들의 DNA를 검사해서라도, 유해를 반드시 찾아서 조국에서 편히 잠드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려고 했던 안중근 의사에 대한 우리의 책임입니다.”

 

행사가 마무리할 무렵, 이날 작가와 독자 만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분이 다가왔다. 10월 10일 KBS홀에서 열리는 <안중근 의거 105주년 기념 연주회>를 지휘하는 장기웅 교수였다. 장 교수는 그 자리에 참석한 독자들을 연주회에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초대권을 선물하고, 김정현 작가를 만나 영광이라며 함께 서서 안중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미 있는 기념관 관람과 기분 좋은 야외에서의 작가와의 만남, 그리고 깜짝 선물이 된 연주회 초대까지 받게 되어 독자는 물론 김정현 작가까지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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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아베를 쏘다김정현 저 | 열림원
김정현 작가의 신작 『안중근, 아베를 쏘다』가 출간되었다. 아직도 반성은커녕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뻔뻔한 태도를 유지하는 일본에게 “경고가 아니라 반성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한 『안중근, 아베를 쏘다』는, 사실의 정확성을 더하기 위해 작가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수년에 걸쳐 치밀하게 자료를 조사하여 안중근을 선명하게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또한 안중근이 뤼순 감옥에서 쓴 『안중근 자서전(원제: 안응칠 역사)』과 안중근이 재판을 받을 당시의 ‘신문 기록’ 및 ‘공판 기록’을 참고한, 현존하는 가장 생생하고, 가장 파격적인 상상으로 이루어진 ‘김정현식’ 역사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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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안중근 #아베를쏘다 #아버지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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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4.09.18

아베를 쐈다고 믿고 싶어요. 안중근 의사라면 반드시 조준 저격ㅎ했으리라 일본 우파들의 노골적인 모습 역겹기도하고 미국 유럽에 아부하는모습에 가증과비열함이
한국 서점가 베스트 셀러를 일본 작가들의 독차지
기분이 안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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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당

2014.09.17

공감이가네요....안중근 의사 유해는 반드시 모셔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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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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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1957년 경북 영주 출생이며,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 시경 강력계 형사로 13년간 일하다 1991년 『함정』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김정현은 전망의 부재와 과잉 속에서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재생의 코드로서 '가족'이라는 해법을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필치로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아버지』는 1996년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크게 주목 받았다. 이 작품은 경제위기와 가족의 해체 등 당시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국내에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한국문학사에서 최단 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꼼꼼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사실감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그는 소설 『전야』의 구상 과정에서 10여 차례 중국과 시베리아 및 동남아 밀림지역을 직접 취재하는 한편, 경찰관 재직 시부터 수집한 통일 안보 분야의 방대한 자료와 관련기관 인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탁월한 묘사와 현장감을 보였다. 취재차 방문했던 중국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빠져든 그는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들을 섭렵하며 5천년 중국 역사를 다룬 이야기를 구상한 결과 이제 그 1권『중국인 이야기1』을 세상에 내놓았다. 대표 저서로는 『아버지』, 『어머니』, 『길 없는 사람들』(전3권), 『아들아 아들아』, 『여자』, 『함정』, 『고향 사진관』, 『아버지의 눈물』,『황금보검』 등의 소설과, 『아버지의 편지』, 『중국 읽기』 등의 에세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