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정 “스타 쇼핑호스트가 된 비결? 진심이죠”
지난 3월 7일, ‘30초 만에 고객을 사로잡는 공감 설득법’을 주제로 정윤정 쇼핑 호스트의 북킹 쇼케이스가 열렸다. 최근 책 『나는 30초가 다르다』 를 출간한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이번 강연회에서 그녀만의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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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쇼핑호스트에게는 늘 화려한 수식어들이 따라다닌다. 팔았다 하면 매진이 되는 이른바 ‘완판녀’ 혹은 ‘홈쇼핑계 마이더스의 손’, 실제 2002년 GS홈쇼핑 공채 입사를 시작으로 2011년 1000억 원, 2012년 1600억 원, 그리고 2013년엔 2400억 원의 판매를 올렸으니 ‘1분에 1억 파는 여자’라는 말이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이 처음부터 이렇게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스스로 성공노하우 중 8할이 경험, 그 중에서도 ‘실패의 경험’이라 고백할 정도로, 그녀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최근 출간된 정윤정의 『나는 30초가 다르다』 에는 이러한 우여곡절을 통해 그녀가 직접 몸으로 배운 설득, 소통, 공감의 원칙이 담겨있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 책 『나는 30초가 다르다』 출간을 기념해 정윤정 쇼핑호스트가 북 쇼케이스를 열었다. 그 날은 화장품도, 목걸이도 아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러 나왔다.
미친 존재감 되기 위해선 자신의 부족함에 집요해져야
“딱 무대에 서니, 저기 ‘미친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바로 눈에 들어오네요. 저런 강렬한 단어가 좋아요. 그래서 2002년 처음 쇼핑 호스트로 나왔을 때, ‘이렇게 입으면 간지나요’, ‘이건 가오가 좀 떨어지잖아요’ 이런 표현을 써서 방송심의위원회까지 갔었어요.”
강연의 첫 시작부터 좌충우돌 경험담이 쏟아진다. 종각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의 한 강의실 문 앞에 써있는 ‘미친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벌써부터 강연자와 청중 간의 벽을 허문다.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를 하는 것 같다.
쟁쟁한 홈쇼핑 계에서 강렬한 ‘미친 존재감’이 되기 위해, 그녀는 무슨 일이든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전 ‘일단 해보자’ 주의에요, 낚싯대 10개 던지고 1개만 건지면 되잖아요? 생각이 많은 사람은 포인트 하나를 잡느라 시간을 다 보내요. 저는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모든 걸 다 해봤어요. 신입 때부터 선배들이 힘드니까 안하고, 못한 방송을 제가 다 했어요. 모든 걸 많이, 제일 먼저 한다는 것. 그게 제 노하우였어요. 지금이야 사람들이 쇼핑호스트가 눈에 보인다고 하죠. 예전엔 맨 먼저 한번, 중간에 한번, 클로징 때 한번 이렇게 딱 세 번만 쇼핑호스트가 나왔어요. 그래서 그 짧은 시간에 제가 돋보이도록 노력을 했어요. 나이아가라 머리, 스모키 메이크업, 다 제가 처음 한 거예요.”
직접 부딪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단점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집요해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두상을 연구했다. 얼굴 작은 연예인들에겐 독이 될 수 있는 ‘가운데 가르마’가 자신의 두상에는 딱 맞는 헤어스타일이었다. 한 PD로부터 엉덩이 라인을 지적 받고 나서는 전체를 다 도는 대신 반만 도는 자세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모르는 게 생기면 그 분야의 최고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당시 최고의 모델에게 자세 교정을 받았다. 지금은 많은 쇼핑 호스트들이 따라 하는 동작이 되었지만, 골반을 살짝 틀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자세를 몸으로 배우기 위해 척추가 휘는 것 같은 아픔을 참아야 했다. 부족함을 채우는 집요함, 그것이 정윤정 쇼핑호스트가 말하는 ‘미친 존재감이 되는 방법’이었다.
돋보이는 존재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항상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었을 때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PD들을 찾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직접 물어봤어요. 시끄럽대요. 무슨 소리 하는지를 잘 모르겠대요. 정말 기본적인 건데 그 때는 그걸 몰랐어요. 지금은 제가 ‘솔’음이 아닌 ‘레’정도까지 얘기할 수가 있어요. 이렇게 음을 낮추는데 정말 미치도록 노력해서 최소 4년이 걸렸어요. 사람들은 제가 누군가 뒤에서 저를 쫓아올까봐 두려워하는 줄 알더라구요. 전 안 그래요, 오히려 ‘네가 올 때까지 나는 가만히 있겠니?’ 이렇게 생각해요. 뛰는 애가 저처럼 날아다니려면 3년은 걸려요. 지금 이 보이스를 표현하기 위해 제가 마음과 배꼽을 잡는 데 4년 걸렸어요. 15년 방송경험을 가진 제가 4년이나 걸린다는 건, 남들은 더 걸린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조급해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진심을 담아 쉽게 이야기하는 것, 공감 설득법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친구와 쇼핑을 왔다는 생각으로 방송을 한다. 친구에게 진심으로 권하듯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싫어하는 건 안 팔아요. 그래서 제가 GS홈쇼핑에서 관계자들이랑 가장 많이 싸운 여자인 거예요. 싫은데 팔아야 하면, 정말 팩트만 정해놓고 파니까 잘 안 팔려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상품은 사실 판다기보다는 제가 쓰고 있기 때문에, 이 상품을 알려주고 싶어 미치겠어요. 제가 직접 쓰는 상품이니까 할 얘기가 많아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고객과 똑같은 제품을 사용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고가의 옷으로 바꿔 입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들로만 생활하는 쇼핑호스트로서의 자신감이 고객의 자존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미리 상품을 사용해 본 사람으로서, 그녀는 상품에 대한 기승전결보다 이를 직접 사용하며 느낀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진심으로 그리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요. ‘와, 너무 예뻐요’ ‘맞아요, 이거 완전 갖고싶어요! 언니!’ 이렇게 말하는 게 통한다니까요. 그게 인간 본능이에요. 음식점 추천해줄 때 맛이 어떻고 저렇고 말하나요? 그냥 끝내줘, 완전 죽여. 미쳐. 이렇게 말하지 않나요? 물론 이런 단어를 썼다 많이 걸렸어요. 근데 어쩔 수 없이 이런 단어가 정말 잘 통해요. 왜냐하면 이런 단어는 연기가 안 되는 표현이거든요. 미쳐, 진짜 짱, 이런 말은 절대 연극이 안돼요. 있는 그대로 느낌을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인 거죠. ‘스타일 좋아요’보다 ‘야, 간지난다’가 더 먹힌다는 거죠. 막장 드라마는 중간부터 봐도 다 이해하죠? 그니까 제 방송 역시 처음도 중간도 끝도 다 사요. 그게 제 방송인 거에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우리가 다 얘기만 해요, 서울대 나온 애도 그래서 저랑 얘기하면 ‘맞아요, 언니’ 하게 돼요.”
하고 싶은 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이번 강연회에는 제2의 정윤정을 꿈꾸는 쇼핑호스트 지망생들도 많이 자리했다. 그녀는 쇼핑호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말하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성향’이라 강조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무얼 잘하고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말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하려고 하면요, 힘들대요. 머리가 아프고 말이 안 나온다는 거죠. 평소 말을 안 하는데 쇼핑호스트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잘할 수는 없어요. 이건 완벽한 제 10년간의 데이터에요.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사람을 설득하고 싶잖아요, 물론 잔잔한 보이스나 눈빛만으로도 설득할 순 있어요, 그런데 그 경지에 다다른 사람은 말까지 다 해본 사람이에요. 말하는 게 정말 괴로운 사람한테 말하는 직업을 시키잖아요? 그럼 그건 오래 못 가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말하는 것과 꾸미는 것을 늘 즐긴다. 방송에서 계속 말을 하고도 이어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부모님과 통화하며 끊임없이 말을 한다. 꾸미는 걸 좋아하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예뻐지기 위해 노력했다. 책은 읽지 않지만 잡지는 쌓아놓고 보며, 잡지 속에서 본 스타일은 한번 보면 절대 잊지 않았다. 잡지 속에 나온 예쁜 옷들을 다 잘라 다이어리에 껴놓고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이를 펼쳐보았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 꾸미는 걸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단 한 번도 자신의 직업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
“쇼핑호스트든 무엇이든 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전에 자기 자신을 꼭 알아야 해요. 자기가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이 분명히 있거든요. 저는 제 직업을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너무 좋으니까 피곤하고 힘들어도 일 나갈 때면 다 잊어요. 그게 결국은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거예요. 최근 SBS 스페셜 <작심 1만 시간>에 나온 아이돌만 해도, 3년 반을 그렇게 죽어라 연습하는데 정말 하기 싫은 사람이었다면 거기까지 몸이 못 따라갔을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할 수 있었던 거죠. 저도 20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정말 처음엔 단 세 줄을 말 못해서 리포터 짤리고, 저보다 늦게 들어온 애들이 공중파 나가서 저보다 배로 더 벌고,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니까 집요하게 이겨내고 버틸 수 있었어요. 정말 미치지 않으면 안되더라구요.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건사고가 터져도 20년 동안 한 길을 걸을 수 있었어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가끔 ‘작두 탄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항상 열정으로 방송을 한다. 그리고 그 열정의 원동력은 일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
강연의 마지막,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나온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언급했다. 책 『나는 30초가 다르다』 에서도 그녀는 이를 자신에게 ‘내일은 리스타트가 아닌 그냥 스타트’라고 밝혔다. 오늘 일은 오늘 일로 끝을 맺고,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의 태양을 보며 시작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GS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짤릴 뻔한 여자’라고 말할 정도로 그동안 수많은 사건사고들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그녀가 깨달은 삶의 진리다. 이번 강연에는 이러한 그녀의 삶의 진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화려한 스타 쇼핑호스트의 이면에 숨겨진 ‘미친 존재감이 되기 위한 집요함’과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정’이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진심을 담아 쉽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공감 설득법이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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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되기 위해선 자신의 부족함에 집요해져야
“딱 무대에 서니, 저기 ‘미친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바로 눈에 들어오네요. 저런 강렬한 단어가 좋아요. 그래서 2002년 처음 쇼핑 호스트로 나왔을 때, ‘이렇게 입으면 간지나요’, ‘이건 가오가 좀 떨어지잖아요’ 이런 표현을 써서 방송심의위원회까지 갔었어요.”
강연의 첫 시작부터 좌충우돌 경험담이 쏟아진다. 종각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의 한 강의실 문 앞에 써있는 ‘미친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벌써부터 강연자와 청중 간의 벽을 허문다.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를 하는 것 같다.
쟁쟁한 홈쇼핑 계에서 강렬한 ‘미친 존재감’이 되기 위해, 그녀는 무슨 일이든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직접 부딪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단점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집요해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두상을 연구했다. 얼굴 작은 연예인들에겐 독이 될 수 있는 ‘가운데 가르마’가 자신의 두상에는 딱 맞는 헤어스타일이었다. 한 PD로부터 엉덩이 라인을 지적 받고 나서는 전체를 다 도는 대신 반만 도는 자세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모르는 게 생기면 그 분야의 최고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당시 최고의 모델에게 자세 교정을 받았다. 지금은 많은 쇼핑 호스트들이 따라 하는 동작이 되었지만, 골반을 살짝 틀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자세를 몸으로 배우기 위해 척추가 휘는 것 같은 아픔을 참아야 했다. 부족함을 채우는 집요함, 그것이 정윤정 쇼핑호스트가 말하는 ‘미친 존재감이 되는 방법’이었다.
돋보이는 존재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항상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었을 때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PD들을 찾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직접 물어봤어요. 시끄럽대요. 무슨 소리 하는지를 잘 모르겠대요. 정말 기본적인 건데 그 때는 그걸 몰랐어요. 지금은 제가 ‘솔’음이 아닌 ‘레’정도까지 얘기할 수가 있어요. 이렇게 음을 낮추는데 정말 미치도록 노력해서 최소 4년이 걸렸어요. 사람들은 제가 누군가 뒤에서 저를 쫓아올까봐 두려워하는 줄 알더라구요. 전 안 그래요, 오히려 ‘네가 올 때까지 나는 가만히 있겠니?’ 이렇게 생각해요. 뛰는 애가 저처럼 날아다니려면 3년은 걸려요. 지금 이 보이스를 표현하기 위해 제가 마음과 배꼽을 잡는 데 4년 걸렸어요. 15년 방송경험을 가진 제가 4년이나 걸린다는 건, 남들은 더 걸린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조급해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진심을 담아 쉽게 이야기하는 것, 공감 설득법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친구와 쇼핑을 왔다는 생각으로 방송을 한다. 친구에게 진심으로 권하듯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싫어하는 건 안 팔아요. 그래서 제가 GS홈쇼핑에서 관계자들이랑 가장 많이 싸운 여자인 거예요. 싫은데 팔아야 하면, 정말 팩트만 정해놓고 파니까 잘 안 팔려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상품은 사실 판다기보다는 제가 쓰고 있기 때문에, 이 상품을 알려주고 싶어 미치겠어요. 제가 직접 쓰는 상품이니까 할 얘기가 많아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고객과 똑같은 제품을 사용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고가의 옷으로 바꿔 입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들로만 생활하는 쇼핑호스트로서의 자신감이 고객의 자존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미리 상품을 사용해 본 사람으로서, 그녀는 상품에 대한 기승전결보다 이를 직접 사용하며 느낀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진심으로 그리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요. ‘와, 너무 예뻐요’ ‘맞아요, 이거 완전 갖고싶어요! 언니!’ 이렇게 말하는 게 통한다니까요. 그게 인간 본능이에요. 음식점 추천해줄 때 맛이 어떻고 저렇고 말하나요? 그냥 끝내줘, 완전 죽여. 미쳐. 이렇게 말하지 않나요? 물론 이런 단어를 썼다 많이 걸렸어요. 근데 어쩔 수 없이 이런 단어가 정말 잘 통해요. 왜냐하면 이런 단어는 연기가 안 되는 표현이거든요. 미쳐, 진짜 짱, 이런 말은 절대 연극이 안돼요. 있는 그대로 느낌을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인 거죠. ‘스타일 좋아요’보다 ‘야, 간지난다’가 더 먹힌다는 거죠. 막장 드라마는 중간부터 봐도 다 이해하죠? 그니까 제 방송 역시 처음도 중간도 끝도 다 사요. 그게 제 방송인 거에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우리가 다 얘기만 해요, 서울대 나온 애도 그래서 저랑 얘기하면 ‘맞아요, 언니’ 하게 돼요.”
하고 싶은 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이번 강연회에는 제2의 정윤정을 꿈꾸는 쇼핑호스트 지망생들도 많이 자리했다. 그녀는 쇼핑호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말하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성향’이라 강조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무얼 잘하고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말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하려고 하면요, 힘들대요. 머리가 아프고 말이 안 나온다는 거죠. 평소 말을 안 하는데 쇼핑호스트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잘할 수는 없어요. 이건 완벽한 제 10년간의 데이터에요.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사람을 설득하고 싶잖아요, 물론 잔잔한 보이스나 눈빛만으로도 설득할 순 있어요, 그런데 그 경지에 다다른 사람은 말까지 다 해본 사람이에요. 말하는 게 정말 괴로운 사람한테 말하는 직업을 시키잖아요? 그럼 그건 오래 못 가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말하는 것과 꾸미는 것을 늘 즐긴다. 방송에서 계속 말을 하고도 이어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부모님과 통화하며 끊임없이 말을 한다. 꾸미는 걸 좋아하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예뻐지기 위해 노력했다. 책은 읽지 않지만 잡지는 쌓아놓고 보며, 잡지 속에서 본 스타일은 한번 보면 절대 잊지 않았다. 잡지 속에 나온 예쁜 옷들을 다 잘라 다이어리에 껴놓고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이를 펼쳐보았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 꾸미는 걸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단 한 번도 자신의 직업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
“쇼핑호스트든 무엇이든 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전에 자기 자신을 꼭 알아야 해요. 자기가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이 분명히 있거든요. 저는 제 직업을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너무 좋으니까 피곤하고 힘들어도 일 나갈 때면 다 잊어요. 그게 결국은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거예요. 최근 SBS 스페셜 <작심 1만 시간>에 나온 아이돌만 해도, 3년 반을 그렇게 죽어라 연습하는데 정말 하기 싫은 사람이었다면 거기까지 몸이 못 따라갔을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할 수 있었던 거죠. 저도 20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정말 처음엔 단 세 줄을 말 못해서 리포터 짤리고, 저보다 늦게 들어온 애들이 공중파 나가서 저보다 배로 더 벌고,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니까 집요하게 이겨내고 버틸 수 있었어요. 정말 미치지 않으면 안되더라구요.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건사고가 터져도 20년 동안 한 길을 걸을 수 있었어요,”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가끔 ‘작두 탄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항상 열정으로 방송을 한다. 그리고 그 열정의 원동력은 일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
강연의 마지막, 정윤정 쇼핑호스트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나온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언급했다. 책 『나는 30초가 다르다』 에서도 그녀는 이를 자신에게 ‘내일은 리스타트가 아닌 그냥 스타트’라고 밝혔다. 오늘 일은 오늘 일로 끝을 맺고,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의 태양을 보며 시작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GS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짤릴 뻔한 여자’라고 말할 정도로 그동안 수많은 사건사고들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그녀가 깨달은 삶의 진리다. 이번 강연에는 이러한 그녀의 삶의 진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화려한 스타 쇼핑호스트의 이면에 숨겨진 ‘미친 존재감이 되기 위한 집요함’과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정’이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진심을 담아 쉽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공감 설득법이 통한 것이다.
- 나는 30초가 다르다 정윤정 저 | 김영사on
GS홈쇼핑의 간판 쇼핑 호스트 정윤정이 2012년 1,600억, 2013년 2,400억 판매라는 최고 기록을 남기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설득의 노하우를 밝힌 책이다. “드라마보다 재밌다” “마법에 홀린 듯 지갑을 열게 되었다” 등 고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30초 만에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핵심기법을 전한다. 그녀만의 노하우는 예비 쇼핑 호스트뿐 아니라 마케팅과 세일즈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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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노지은
사람을 지향하는 사람
서유당
201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