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봄날 “통영에 출판사가 있다는 사실, 아직도 신기하세요?”
<채널예스>가 특집기획으로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출판사들의 페이지를 소개합니다. 일곱 번째 주인공은 경상남도 통영에 위치한 출판계 입문 3년차인 ‘남해의봄날’ 입니다.
글ㆍ사진 엄지혜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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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빛이 가장 먼저 찾아 드는 남쪽 바닷가. 윤이상,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전혁림, 김상옥 등 문화예술인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경남 통영에는 작은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자리해있다. 전혁림미술관과 이웃하고 있는 사무실은 종종 관광객들이 미술관으로 착각하고 불쑥 들어올 만큼, 예쁘게 꾸며져 있다. 남해의봄날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namhaebomnal)을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의 막내 천혜란 씨는 “서울, 수도권에 살고 있는 독자들도 많이 구독하고 있어서, 지역의 삶이 궁금한 팬들을 위해 통영의 생생한 소식들도 곁들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편집자와 통영 토박이가 만들어가고 있는 남해의봄날 페이스북은 어떤 느낌일까. <채널예스>가 슬쩍 들여다보았다.




남해의봄날 페이스북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남해의 봄날을 만끽하는 기분이 들어요. 출판사가 경남통영에 위치하고 있는데, 통영에 출판사가 또 있나요?

통영에 출판 등록이 된 곳은 많지만 실제로 출판을 하고 있는 곳은 남해의봄날뿐인 걸로 알고 있어요. 통영에 출판사를 열게 된 이유는 대표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통영에 오셨다가, 통영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과 풍요로운 자연에 반하면서 정착할 결심을 하셨다고 해요. 이 곳에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오랜 꿈이었던 출판사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출판사가 통영에 있기 때문에 책을 펴내기까지,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유통과 마케팅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인터넷이 발달해서 SNS 마케팅은 어디서든 가능하지만, 현장 마케팅은 직접 서점을 뛰어다녀야 하니까요. 출판 초기에는 대표님께서 서울에 몇 주씩 머무르면서 발로 뛰셨는데, 지금은 소요프로젝트에서 마케팅을 대행하고 있어요. 이 면을 빌어, 서울에서 열심히 뛰어주시는 소요프로젝트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웃음).

출간되는 신간들이 대부분 오랜 기획 기간을 가졌더라고요.

이번에 출간한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_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은 출간까지 2년, 곧 출간할 『가업을 잇는 청년들』도 기획하고 취재하는 데 2년이 걸렸어요. 저자의 힘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기획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획출판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남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자들을 찾아내고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책이 나오는 순간까지, 그리고 나온 후 마케팅까지 회사 안의 사람들은 물론 저자와 디자이너, 사진가 등과 끊임없이 디테일을 다듬는 편이랍니다. 앞으로도 직접 살아봐야만 알 수 있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로컬북스와 대안적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북스로 오래 간직하고 싶은 좋은 책을 만들 계획이에요.

‘기획노트’라는 코너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페이스북에 어떤 콘텐츠를 올릴까 의논하다가 ‘기획노트를 올리면 재미있지 않겠냐’는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주로 기획출판을 하다 보니 기획과정이나 콘셉트, 제작 과정의 숨은 뒷이야기, 책 속 인터뷰이나 저자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과 함께 제목 후보나 표지 B컷 등을 함께 공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각 책의 담당 편집자가 기획노트를 연재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신간이 나와서 신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중이라 기획노트는 잠시 쉬고 있어요.




가장 인기가 좋았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가을이 다가오기 전 늦여름. 어느 순간 사무실이 붉게 물들어 있었어요. 놀라서 밖을 바라보니 하늘이 정말 예쁜 분홍빛으로 붉게 타오르고 있더라고요. 일하다 말고 다들 노을 구경을 하러 나왔는데, 팀장님께서 노을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그때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댓글도 많이 달리고 ‘좋아요’도 많았는데, 통영의 섬이나 예쁜 풍경을 보여드리는 콘텐츠가 항상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웃음).

페이스북 마케팅에 있어서는 이벤트가 필수인데요. 어떤 이벤트를 열고 싶나요?

출판 마케팅 초반에 미션이 많아지면 이벤트 참여가 저조해진다는 사실을 몰라 쓴 맛을 본 적이 있어요. 다소 번거로울 수는 있어도 적극적으로 미션에 참여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다는 꿈은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매력적인 미션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언젠가 서로의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남해의봄날은 홈페이지(http://namhaebomnal.com) 운영에도 남다른 감각을 뽐내고 있잖아요. 홈페이지 자랑을 해주세요.

계절마다 다른 싱싱한 지역의 맛과 꽁꽁 숨겨두었던 지역만의 명소, 남해의봄날과 함께 일하는 이웃들, 통영에서 하는 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홈페이지와 뉴스레터를 통해 전하고 있어요. 저희 남해의봄날 식구들은 물론 이웃들과 함께 웹진을 꾸려가고 있는데요. 특히 Local Travel은 통영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지역민이 직접 원고를 써주시기 때문에, 저희도 잘 모르는 통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남해의봄날에서 출간한 책들을 모두 읽어보셨을 텐데요.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소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출간한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_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을 소개하고 싶어요. 국제 연대활동가 곽은경 선생님이 25년간 전세계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인데요. 처음 원고를 읽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죠. 주변에 많이 알리고 싶은데 아직 출간 전이라 원고 내용을 다른 사람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서 가슴앓이를 했었어요. 이제는 출간했으니 말해도 되죠? 저자 곽은경 선생님께서 딱 저만한 나이 때 프랑스로 건너가 전세계의 참혹한 현장을 넘나들며 보고 겪은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죠. 곽은경 선생님은 약한 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해오셨다고 합니다. 전 이 책 역시 선생님이 하셨던 연대활동의 일환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10월 23일 수요일에 서울 홍대입구역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저자 강연회가 열리니 감동의 현장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으면 해요.

<채널예스> 페친소의 공식 질문인데요.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엿보게 되는 타 기업, 출판사의 페이지는 어디인가요?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고양고양한 고양시청 페이스북과 동네책방 땡스북스 트위터, 이음책방 카페에 자주 가고 있어요. 고양시청은 처음엔 무리한 설정이 아닐까라는 염려도 있었지만 볼수록 중독이 되는 매력이 있고, 콘셉트만 고양이로 잡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양이를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어요. 땡스북스 트위터는 디자인이 좋은 멋진 책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고, 이음책방은 진정성 있는 이벤트를 열곤 해서 자주 방문하게 돼요. 저희도 곧 이음책방과 이벤트를 해요. 10월 26일 토요일에 혜화아카데미에서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하니 만나러 오세요. (앗, 자꾸 행사를 홍보하고 있나요? ^^)

남해의봄날 페이스북의 팬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나 명사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저희는 유명 작가나 명사보다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웃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저희가 지금껏 내온 책의 주인공들도 그런 분들이고,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분들과 더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페이스북이 그 만남의 계기가 된다면 더 좋을 테죠. 남해의봄날이 출간한 책에는 저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고, 페이스북에서도 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펙 쌓기와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 대도시의 삶이 답답해진 지식노동자, 진정성 있는 삶을 꿈꾸는 분, 아님, 그저 통영이나 남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좋겠네요. 남해의봄날 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일상에 지쳤다면 휴식을, 앞날이 두렵다면 새롭게 시작할 계기와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2013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올해의 목표, 계획이 있나요?

글쎄요. 우선, 페이스북 운영자들은 펜 숫자에 민감하기 마련인데요. 남해의봄날은 저희가 낸 책을 좋아하는 분들만이 아니라 통영과 지역의 삶에 애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방문해 주시는 것에 의의를 두고, 팬 수에는 크게 여의치 않고 있어요. 페이스북에서 제가 남해의봄날에 근무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인이 댓글을 단 것을 발견하면 정말 반가워요. 이렇게 제 친구들, 그리고 제가 모르는 더 많은 이웃에게 남해의봄날의 이야기가 전해지면 좋겠어요(웃음).


‘채널예스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다’는 매주 화요일 독자들을 찾아옵니다.
다음 회는 문학동네 SNS 담당자 김상만 씨를 인터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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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 #통영 #페이스북 #SNS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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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ird22

2013.10.27

페이스북을 이제는 시작을 해야 할까 봅니다. 페친소 유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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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4753

2013.10.22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현 시대의 이상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삶이자 몸 속에서 꿈틀대는 열망이라 할까요. 경상도 통영에 위치한 '남해의 봄날'이 이를 대표하는 주체가 된듯합니다. 출판계의 블루오션을 창조해 낸 '남해의 봄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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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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