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vs 마일리 사이러스 - 국민 여동생들의 역습
‘오빠가 좋은걸’의 깜찍함으로 가요계를 휩쓸었던 아이유, 시트콤 <한나 몬타나>로 십대 시장을 점령했던 마일리 사이러스. 한때 한미 양국을 대표했던 국민 여동생들이 삐딱선을 탈 줄 누가 예상했을까. 아찔한 의상과 야릇한 티저 영상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이유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성숙함을 뽐내고, 마일리 사이러스는 한술 더 떠 머리를 밀고 거리낌 없이 나체로 활보하며 새로운 스타의 시대를 예고한다.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시기에 성사된 ‘국민 여동생’들의 컴백은 그 시의성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흥미로운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다. 가요계를 강타한 ‘국민 여동생들의 역습’을 파헤쳐보자.
2013.10.22
작게
크게
공유
▶ 데뷔부터 성공까지
데뷔곡 「미아」 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본래 아이유의 지향점은 깜찍한 아이돌보다는 차세대 디바로서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결국 전자의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나서 「Boo」 나 「마쉬멜로우」 등의 결과물들이 나오고서야 차츰차츰 인지도를 쌓아갈 수 있었다. 2AM의 임슬옹과 함께한 「잔소리」 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 히트의 조짐은 결국 「좋은 날」 을 통해 ‘3단 고음 부스터‘ 가 터지듯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어딜 가나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 울려 퍼졌던 2010년 명실상부 아이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는 모습으로 대표되는 아티스트적 면모가 더해졌다. 아이돌 노선을 택했음에도 인기를 얻은 후 오히려 음악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단순한 삼촌 팬들을 넘어 팬 층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윤상, 정석원, 김광진 등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정규 2집 는 이러한 기반을 더욱 든든히 다지는 과정의 일환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물이었다. 순수한 이미지와 아티스트적 면모를 겸비한 그녀가 ‘국민 여동생’의 칭호를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초반에 고전했던 아이유와는 달리 마일리 사이러스는 태어날 때부터 대스타로서의 길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컨트리 록 스타인 아버지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2003년 10살의 나이로 TV에 데뷔했고, 그 해 영화 <빅 피쉬>에도 단역으로 출연하며 타고난 재능을 뽐냈다.
그녀가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것은 2006년부터 디즈니 채널의 십대 시트콤 <한나 몬타나>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밤에는 세계적인 팝스타로서의 삶을 사는 한나 몬타나 역은 숨겨진 음악적 기를 발산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 OST 앨범 또한 빌보드 차트에서 거대한 성공을 거둠으로서 팝스타로서의 장래 또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08년 으로 정식 아티스트로서의 발걸음을 내딛은 그녀는 이후 「He could be the one」 등의 한나 몬타나 활동과 더불어 「Party in the USA」 와 같은 히트 싱글들을 발매하며 안정적인 팝 음악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거듭났다.
▶ 논란
거침없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들 앞에는 거대한 장벽이 도사리고 있었다. 먼저 넘어진 것은 마일리 사이러스였다. 이미 한나 몬타나의 스타였을 때부터 동양인 비하, 성적 표현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그녀는 2010년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마리화나를 흡연하는 영상이 유출됨으로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때마침 인기의 주요인이었던 한나 몬타나의 종영이 겹치면서 십대 지지층들의 성원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후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매하는 장면이나 누드 사진이 유출되는 등 논란은 더욱 거세져 불길을 잡기조차 힘든 수준이 되었다.
각종 논란이 겹쳤던 마일리 사이러스의 경우에 비하면 아이유는 단 하나의 사진이 문제가 되었지만, 그 여파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 사진 한 장과 소속사의 ‘병문안’ 해명은 분명 아이유에게 있어 위기였지만, 논란이 커져가는 와중에도 아이유와 소속사는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서 이를 극복하려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대중들의 심기를 건드려, 「좋은 날」로 쌓은 귀여운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는 영악하고 ‘독한’ 소녀의 이미지로 격하되고 말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급작스럽고도 거대한 타격이었다.
▶ 변신
이미지와 인기 모두를 잃어가던 두 ‘국민 여동생’들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상되던 터였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먼저 칼을 뽑아들었다. 그녀는 과거와 100% 다른 획기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올해 6월 발매된 싱글 「We can't stop」 의 마일리 사이러스를 본 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짧게 쳐올린 독특한 헤어스타일부터 충격이었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타락한’ 그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뮤직비디오와 노랫말이었다. 쫙 달라붙은 하얀색 타이즈를 입고 음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장면은 ‘한나 몬타나의 폐기’를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종 마약의 복용을 암시하는 ‘몰리(Molly)와 함께 춤을’ 등의 가사 또한 너무나도 직설적이다. 이러한 비주얼 쇼크는 아예 전신 노출을 감행한 후속 싱글 「Wrecking ball」 을 통해 더욱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8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VMA)에서 로빈 시크와 함께한 무대의 퍼포먼스는 모두의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아이유는 다소 다른 노선을 취했다. 그 역시 성숙함으로의 변신을 키워드로 삼았으나, 논란의 내용이 내용인만큼 마일리 사이러스처럼 금기를 깨는 수준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대신 그녀는 커리어를 통해 쌓아온 아티스트적 내공에 충실하고자 한다. 전작 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도 수많은 스타 작곡가들이 작곡에 참여했고, 최백호와 양희은 등의 전설적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이 더해져 음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음악뿐만 아니라 이미지 변신 또한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충분히 파격적이라 할 만 하다. 「입술 사이 (50cm)」 의 티저 영상에서의 고혹스러운 의상이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함께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의 묘한 분위기는 더 이상 아이유에게 여동생으로서의 이미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렸다.
▶ Bangerz VS Modern Times
이 쯤 되면 운명의 장난일까. 그들의 컴백 작품은 똑같이 정규 3집이며 10월 동시에 발매되었다. 그리고 각종 차트를 휩쓸며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두 앨범 모두 이미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음악적 요소들을 적극 활용했다. 까지 전형적인 디즈니 팝의 문법을 따르던 마일리 사이러스는 새 소속사와 스타 프로듀서 마이크 윌 메이드 잇 (Mike Will Made It)을 통해 R&B와 힙합이 혼재하는 최신유행의 팝 스타로 다시 태어났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최신 유행을 선도한다면 아이유는 복고의 유행을 더욱 강화했다. 의 역량을 더욱 확장해 과거 음악으로의 회기를 추구한 것은 분명 최근 어쿠스틱한 감성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요계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1930~40년대 스윙 재즈부터 현대적 어쿠스틱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는 대중들의 즉각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과도할 정도로 자유로운 「We can't stop」 과 ‘난 새로운 망나니’라 공표하는 「4x4」, 비난 여론에 대해 침을 내뱉는 「Do ma thang」 등 를 통해 마일리 사이러스는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숱한 논란들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에서도 이러한 지점들이 존재하는데, 「누구나 비밀은 있다」 의 항변과 「싫은 날」 의 우울한 감성은 트위터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간 그녀가 겪었을 마음고생을 짐작케 한다.
다만 이러한 음악적 변신이 그 자신의 확고한 의지에서 기인하였는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신을 추구했다는 아이유의 에서 소속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지점이 종종 포착되는 것은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다. 「분홍신」 과 같은 싱글들은 「좋은 날」, 「너랑 나」 의 연장선과 같은, 전형적인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사운드이며 「아이야 나랑 걷자」, 「을의 연애」 등의 협업에서 느낄 수 있는 본연의 정체성 또한 희미한 편이다.
이와 비교했을 때 오랜 소속사 디즈니를 버리고 레이블 RCA와 계약한 마일리 사이러스의 태도는 분명 아이유보다는 자율적이다. 하지만 작곡에 참여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곡들이 마이크 윌 메이드 잇의 작품이라는 점, 최신 유행하는 팝 음악과 별 다른 특기할 점이 없다는 점 또한 이미지는 ‘똘끼’ 그 자체지만 음악적으로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무명 시절에서 톱스타로, 최정상의 자리에서 위기의 끝으로, 그리고 컴백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아이유와 마일리 사이러스지만 이들의 나이는 올해로 고작 21살, 22살에 불과하다. 청소년기 성장 과정을 연예계에 종사하며 보낸 이들에게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가혹한 일이었다. 모두가 이 시기의 실수를 통해 인생의 길을 찾아나가듯, 아이유와 마일리 사이러스 또한 아직은 완전하지는 않으나 나름대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닦고 있다. 과거의 사건 사고들에 너무 집착하는 것 보다는 이를 청소년기의 일탈 정도로 받아들여주고, 이제 갓 성인이 된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여자라 해당사항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등병의 편지」 의 후렴구가 자꾸 이들의 상황에 겹쳐진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젊은 날의 꿈이여.’
[관련 기사]
-고전적 감성을 소환하다 - 아이유(IU)
-‘갈 데까지 가보자’ -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아이유 “김광석 선배의 보컬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가수 전성시대 (해외편) - 마일리 사이러스 & 조딘 스팍스 & 이모전 힙
-아이유 “대학은 고생한 사람이 가야죠…”
데뷔곡 「미아」 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본래 아이유의 지향점은 깜찍한 아이돌보다는 차세대 디바로서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결국 전자의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나서 「Boo」 나 「마쉬멜로우」 등의 결과물들이 나오고서야 차츰차츰 인지도를 쌓아갈 수 있었다. 2AM의 임슬옹과 함께한 「잔소리」 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 히트의 조짐은 결국 「좋은 날」 을 통해 ‘3단 고음 부스터‘ 가 터지듯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어딜 가나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 울려 퍼졌던 2010년 명실상부 아이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는 모습으로 대표되는 아티스트적 면모가 더해졌다. 아이돌 노선을 택했음에도 인기를 얻은 후 오히려 음악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단순한 삼촌 팬들을 넘어 팬 층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윤상, 정석원, 김광진 등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정규 2집
초반에 고전했던 아이유와는 달리 마일리 사이러스는 태어날 때부터 대스타로서의 길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컨트리 록 스타인 아버지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2003년 10살의 나이로 TV에 데뷔했고, 그 해 영화 <빅 피쉬>에도 단역으로 출연하며 타고난 재능을 뽐냈다.
그녀가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것은 2006년부터 디즈니 채널의 십대 시트콤 <한나 몬타나>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밤에는 세계적인 팝스타로서의 삶을 사는 한나 몬타나 역은 숨겨진 음악적 기를 발산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 OST 앨범 또한 빌보드 차트에서 거대한 성공을 거둠으로서 팝스타로서의 장래 또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08년
▶ 논란
거침없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이들 앞에는 거대한 장벽이 도사리고 있었다. 먼저 넘어진 것은 마일리 사이러스였다. 이미 한나 몬타나의 스타였을 때부터 동양인 비하, 성적 표현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그녀는 2010년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마리화나를 흡연하는 영상이 유출됨으로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때마침 인기의 주요인이었던 한나 몬타나의 종영이 겹치면서 십대 지지층들의 성원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후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매하는 장면이나 누드 사진이 유출되는 등 논란은 더욱 거세져 불길을 잡기조차 힘든 수준이 되었다.
각종 논란이 겹쳤던 마일리 사이러스의 경우에 비하면 아이유는 단 하나의 사진이 문제가 되었지만, 그 여파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 사진 한 장과 소속사의 ‘병문안’ 해명은 분명 아이유에게 있어 위기였지만, 논란이 커져가는 와중에도 아이유와 소속사는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서 이를 극복하려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대중들의 심기를 건드려, 「좋은 날」로 쌓은 귀여운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는 영악하고 ‘독한’ 소녀의 이미지로 격하되고 말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급작스럽고도 거대한 타격이었다.
▶ 변신
이미지와 인기 모두를 잃어가던 두 ‘국민 여동생’들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상되던 터였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먼저 칼을 뽑아들었다. 그녀는 과거와 100% 다른 획기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올해 6월 발매된 싱글 「We can't stop」 의 마일리 사이러스를 본 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짧게 쳐올린 독특한 헤어스타일부터 충격이었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타락한’ 그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뮤직비디오와 노랫말이었다. 쫙 달라붙은 하얀색 타이즈를 입고 음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장면은 ‘한나 몬타나의 폐기’를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종 마약의 복용을 암시하는 ‘몰리(Molly)와 함께 춤을’ 등의 가사 또한 너무나도 직설적이다. 이러한 비주얼 쇼크는 아예 전신 노출을 감행한 후속 싱글 「Wrecking ball」 을 통해 더욱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8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VMA)에서 로빈 시크와 함께한 무대의 퍼포먼스는 모두의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아이유는 다소 다른 노선을 취했다. 그 역시 성숙함으로의 변신을 키워드로 삼았으나, 논란의 내용이 내용인만큼 마일리 사이러스처럼 금기를 깨는 수준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대신 그녀는 커리어를 통해 쌓아온 아티스트적 내공에 충실하고자 한다. 전작
▶ Bangerz VS Modern Times
이 쯤 되면 운명의 장난일까. 그들의 컴백 작품은 똑같이 정규 3집이며 10월 동시에 발매되었다. 그리고 각종 차트를 휩쓸며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두 앨범 모두 이미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음악적 요소들을 적극 활용했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최신 유행을 선도한다면 아이유는 복고의 유행을 더욱 강화했다.
과도할 정도로 자유로운 「We can't stop」 과 ‘난 새로운 망나니’라 공표하는 「4x4」, 비난 여론에 대해 침을 내뱉는 「Do ma thang」 등
다만 이러한 음악적 변신이 그 자신의 확고한 의지에서 기인하였는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신을 추구했다는 아이유의
이와 비교했을 때 오랜 소속사 디즈니를 버리고 레이블 RCA와 계약한 마일리 사이러스의 태도는 분명 아이유보다는 자율적이다. 하지만 작곡에 참여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곡들이 마이크 윌 메이드 잇의 작품이라는 점, 최신 유행하는 팝 음악과 별 다른 특기할 점이 없다는 점 또한 이미지는 ‘똘끼’ 그 자체지만 음악적으로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무명 시절에서 톱스타로, 최정상의 자리에서 위기의 끝으로, 그리고 컴백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아이유와 마일리 사이러스지만 이들의 나이는 올해로 고작 21살, 22살에 불과하다. 청소년기 성장 과정을 연예계에 종사하며 보낸 이들에게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가혹한 일이었다. 모두가 이 시기의 실수를 통해 인생의 길을 찾아나가듯, 아이유와 마일리 사이러스 또한 아직은 완전하지는 않으나 나름대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닦고 있다. 과거의 사건 사고들에 너무 집착하는 것 보다는 이를 청소년기의 일탈 정도로 받아들여주고, 이제 갓 성인이 된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여자라 해당사항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등병의 편지」 의 후렴구가 자꾸 이들의 상황에 겹쳐진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젊은 날의 꿈이여.’
글/ 김도헌(zener1218@gmail.com)
[관련 기사]
-고전적 감성을 소환하다 - 아이유(IU)
-‘갈 데까지 가보자’ -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아이유 “김광석 선배의 보컬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가수 전성시대 (해외편) - 마일리 사이러스 & 조딘 스팍스 & 이모전 힙
-아이유 “대학은 고생한 사람이 가야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0개의 댓글
추천 상품
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