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넉넉하고 깊어진 품으로 돌아와 사랑의 계절을 노래하다
안녕하세요, 니나PD입니다. ‘여행’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휴식이나 충전? 혹시 삶으로부터의 도피처 같은 느낌이 들진 않으시나요? 오늘은 화려하고 이국적인 감성으로 치장된 여행서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인생의 고독과 슬픔을 밀도 있게 포착해내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긴 여행하는 시인, 최갑수 작가님 모시고 삶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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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문학동네>에서 공모한 제1회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하셨는데, 어떻게 시인에서 여행 작가의 길을 택하게 되셨나요?
신문사에서 문학담당 기자로 근무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여행담당 기자로 발령을 받으면서 여행 작가의 길을 걷게 됐는데요. 그때만 해도 카메라도 다룰 줄 몰랐고 운전도 못했어요.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시인보다는 여행 작가의 길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일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아닌가 싶어서 자기만을 위해 인생을 살아보라는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짓게 됐는데요. 이 책을 통해 여행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지, 제가 직접 여행을 다니면서 받았던 위로의 내용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이셔서 그런지 선생님의 글을 보면 다른 여행 작가들의 글과는 다른 면모가 눈에 띄는데요. 언뜻 보면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시적 상상력이나 감수성이 스며있어서 훨씬 풍부하게 가슴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실 때의 주안점이나 나름의 글쓰기 방식이 있으신가요?
누군가 어떤 사진을 찍고 싶냐고 물을 때마다 항상 저는 음악 같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합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최갑수표 여행,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자기 스스로와 만날 수 있는 감성이 풍부한 여행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감성적인 음악이 들리는, 또는 음악을 연주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여행을 업으로 삼고 달려오셨는데, 일탈로서의 여행과 직업으로서의 여행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에 발이 묶인 생활인으로서의 독자들이 어떤 여행을 경험하면 좋을까요?
한번쯤 혼자 여행을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주일 이상 혼자 잠도 자고 바닷가도 거닐어보고 밥도 먹다보면 자기도 몰랐던 또 다른 자신과 만날 수 있거든요. 저는 대부분의 여행을 혼자 다니는 편인데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제 모습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혼자 여행을 하시면 어쩌면 자신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여행가실 때 마다 꼭 갖고 가시는 물건이 있다면?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모카포트를 항상 들고 다닙니다. 그래서 휴대용버너와 커피가루도 챙기고요. 아시아 여행을 다닐 때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난 후 사탕 보다 연필을 주는 것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또 요즘은 휴대용 사진 인화 기계가 있어서 즉석에서 바로 인화해 사진을 전해주면 현지인들과도 빨리 친해지고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여행계획은 보통 어떻게 세우시는지?
여행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계획을 많이 세우는 편입니다. 어떨 때는 시간 단위로도 타임테이블을 만들기도 하고 가지고 가야할 목록을 엑셀파일로 정리하기도 하고요. 물론 수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계획대로 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전부 현지에 대한 공부거든요. 계획은 수정하라고 세우는 것이죠. 인생도 마찬가지고요.
같은 풍경인데도 그것을 찍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잖아요. 선생님 사진은 왠지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느낌이에요. 그동안 다니신 많은 여행지들 가운데, 어떤 곳의 풍경들이 좋으셨는지요?
제주도는 계절마다 방문하는데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만나게 돼서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직 제주도에만 있는 곶자왈이라는 숲이 있는데 양치식물과 활엽수, 이끼식물들이 어우러져 울창한 밀림을 걷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지 중에서는 이집트! 황량한 사막 위에 있는 거대한 피라미드를 직접 대면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의 중심에 서서, 마음 한 켠 쓸쓸해지거나 고독해질 때 이 책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최갑수 작가님과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최갑수 저 | 예담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이 제목은 사실 자기 자신과의 화해와 사랑, 그리고 진정한 나에게로 돌아오는 여정을 뜻한다. 나의 존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상대를 편견 없이 맞이할 수 있으며, 이것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도 연결된다. 상처의 흔적을 담담히 어루만지며 인생을 조금씩 긍정해가는 방법을 깨닫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행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작가는 생활인으로서의 우리 내면을 섬세하게 읽어 내려가며 여행을 통해 사랑과 행복의 감수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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